어느 중년의 일상 탈출 고백서 - 어느 날 도망치듯 떠난 여행이 내 인생을 구했다
하이디 엘리어슨 지음, 이길태 옮김 / 탐나는책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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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덧 나 역시도 '중년 여성'에 다가가고 있기에 마음이 싱숭생숭 합니다.

남들에 비해 초라한 내 자신.

남들이 아니더라도 내 스스로에게도 초라함을 느끼는 요즘.

그 공허함을 달래기위해 책을 읽고 있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삶을 살고,

누군가는 삶을 살아낸다.


이 문구가 왜그리 가슴에 와 닿았는지......

홀로 딸을 키우던 중년 여성의 일상 탈출 고백서!


어느 중년의 일상 탈출 고백서

 


그녀의 이름은 '하이디'.

그녀는 스물한 살 때 스티브와 쫓기듯 잠깐 연애를 한 뒤 결혼을 하게 됩니다.

어리고 순진했던 그녀.

모든 것이 낭만적이고 짜릿한 일로 여겼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사소한 일도 뜻대로 안 되면 벌컥 화를 내기 시작한 스티브는 그녀에게도 성질을 내고 심지어는 물건을 던지기까지 하였습니다.

이런 결혼 생활을 지속하고 싶지 않았던 하이디.


이런 남자와 평생을 살아야 할까?

걸핏하면 화를 내는 이런 남자.

그런데......

그 무렵 몇 달 동안 아이를 가지려고 노력해도 잘 되지 않았던 임신이 이제 와서 갑자기 임신이 되어버렸습니다.

아기를 낳는다고 스티브와의 상황은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기에 고심 끝에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고 스티브와 헤어지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게 딸 캐미가 태어난 순간부터 언제나 자신의 삶 나침반은 캐미를 향해 있었습니다.

좋은 가정과 경험을 선사해 캐미의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고 또 일했습니다.


캐미가 대학에 간 지 6개월 정도 되었을 때.

자신의 삶의 나침반인 캐미는 이제 성인이었고, 캐미는 자신 없이 온전히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남겨진 그녀.



고독과 우울.

그 희뿌연 안개 속에 갇힌 채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그녀.

이 실의에서 나신을 일으켜 줄 긍정적인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했습니다.


집을 팔고 직장을 그만둔 뒤 캠핑카를 구입해 떠나기로 합니다.


여행을 준비하는 1년동안은 부푼 희망과 설레임이 가득하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떠나게 되니 하나부터 열까지 다 신경이 쓰이고 여행은 뜻대로 되지 않게 흘러가곤 합니다.

그래도 낯선 사람들을 만나며 잠시 잊었던 옛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이젠 없을 줄 알았던 연애세포도 조금씩 깨어나면서 설렘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여행의 묘미이긴 하지만......


그 무엇보다 여행을 통해 독립심과 자유로움을 깨닫게 되면서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운 그녀.


빚도 없고 직장에 매여 있지도 않아서 선택의 폭이 아주 넓어졌고, 선택이라는 꽃다발을 한 아름 안고 있으니 정말 자유로운 기분이었다. 게다가 바퀴가 달린 작은 집까지 있으니 언제 어디든 원하는 대로 여행할 수 있고, 마음이 내키면 차를 멈추고 머물 수도 있었다. 이것은 완전한 자유였고 정말 축하할 일이었다.

미국 문화는 가장 좋은 집, 자동차, 기계제품, 온갖 장신구를 소유해야 한다고 유혹하며 우리에게 소비를 부추긴다. 하지만 우리는 최우수 신제품에 대한 이런 채울 수 없는 갈증이 우리를 노예로 만들고 결국 어떤 선택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나는 내 집과 대부분의 소유물을 포기하면 얼마나 자유로워지는지, 그것이 없으면 얼마나 홀가분해지는지 알게 되었다. 여행을 하면서 살아가는 내 방식이 모든 사람에게 맞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 생활 방식은 분명 내 인생의 이 특별한 시기에 내게 딱 맞아싿. 언젠가는 그런 생각이 바뀔 수도 있고, 결국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나는 정말 내 삶을 사랑하고 매일 이런 모험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내 인생을 통틀어 이때만큼 독립심과 자유로움을 느낀 적이 없었고, 그 기분은 정말 짜릿했다. - page 242 ~ 243


캠핑카를 끌고 여행하는 나날도 끝이 다가왔습니다.

잠시 캠핑카 키를 걸어 두고,다시 관례적인 생활로 돌아가게 된 하이디.

하지만 예전과는 달라졌습니다.

여행, 모험, 자유를 통해 자신의 인생 다음 단계를 시작할 준비가 된 그녀.


나는 가족의 어려움을 알 만한 나이가 되기 전, 천진난만했던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렸다. 어찌된 일인지 그 아이는 그 이후로 켜켜이 쌓인 삶의 고난과 실망에 짓눌려 있었다. 이 중년의 여정을 통해 엉겨 붙은 층이 서서히 벗겨지자 나는 진정한 모습을 되찾았다. 반딧불이들을 보고 감탄하고 그것이 발산하는 빛과 고래 떼를 바라보며 기뻐할 수 있는 사람으로 돌아왔다. 놀다가 넘어져도 몸을 일으켜 다시 인생의 길을 굴러갈 수 있는 행복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다시 우울해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경험을 통해 나 자신의 새로운 면모를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나는 더 강하고 오뚝이 근성이 있으며 지혜로웠다. 만일 폭풍이 다시 몰아친다고 해도 다음번에는 더 잘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또한 자연, 동물, 그리고 이 세상이 선사하는 온갖 멋진 장소를 전과는 다른 눈으로 보게 되었다. 그리고 한동안 잃었던 희망, 낙천적 성격, 삶에 대한 열정을 되찾았다. 삶이 어둡고 우울할 때에도 바로 코앞에서 좋은 일들이 기다리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내게 무엇이 중요하고 앞으로 살면서 무엇을 원하는지 뚜렷이 알게 되었다. - page 407 ~ 408


먼 훗날 행복할 내 모습을 위해 현재의 아둥바둥거리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내 집, 내 자동차, 좋은 대학에 자식을 보내는 일......

어쩌면 덧없는 행복을 쫓고만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한다는 것.

되돌아보니 어리석은 행동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행복에 충실한 삶이 진정한 삶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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