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킹 오레오 새소설 7
김홍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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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다행히 개인 총기소유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다른 이들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가까운 동남아시아나 미국을 보면 뉴스에서 종종 등장하는 총기 사건은, 특히나 최근 미국에서의 백인 소년 '흑인 피격' 시위대에 총기 난사 사건은 안타까웠습니다.

막을 수 있었던, 아니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던 사건이기에...


그런데 여기 이 소설.


대한민국 서울에서 총기 사건이 일어난다면?


소설의 발단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스모킹 오레오』 

 


게임으로의 초대장이 도착합니다.


미군의 완벽한 제식 소총 M4A1을 당신의 손으로.

우리는 상세한 도면, 함께 충분한 자금, 적절한 자원을 제공하겠다.

이것은 게임이다.

당신은 게임에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 page 8


reply와 함께 시작되는 게임.

시작된 게임은 중단할 수 없고 총을 만들어 쏘면 엄청난 보너스를 제공하는 이 게임으로의 초대가 시작되었습니다.


[1보] 서울 시내 총기 난사

[2보] 경찰청 대테러 본부, "서울시 강남구 총기 난사"

[3보] 경찰청 대테러 본부, "서울시 강남구 총기 난사... 범인 사망, 2명 중태" - page 42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왜 여기에 누워 있는 건지... 하얀 천장... 밝은 빛...

머리에 총알이 박혔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난 '오수안'.

사고의 후유증으로 미각을 잃었지만 '오레오'만 먹으면 어금니 근처의 신경에서 엄청난 양의 도파민이 뇌를 향해 돌진하는 게 느껴집니다.

검정 초콜릿 쿠키 두 장이 하얀색 바닐라 크림을 덮고 있는 그 과자.


또 한명의 여자 '윤정아'.

불안과 우울에 시달리며 걱정을 만들며 살아가는 그녀에겐 자랑스러운 아들 '아주'가 있었습니다.

명문중학교 입학 여부가 추첨이었던 그 때.

아주는 인간이란 존재가 경멸스럽다고 하며 마음의 상처를 안은 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낯설만큼 강남 한복판에서 총기 사건이 일어나고 그녀는 총을 맞고 자신의 몸에서 정신이 점점 멀어져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의' 영혼이 정아 쪽을 쳐다보는 것이 느껴집니다.


"너...... 총이지!" - page 163


대한민국 국정원에 올라온 'M4A1 MANIFESTO'.

이 특이한 선언문의 화자가 '총'이었습니다.

총의 입장에서 쓰여진 글.


"일단 이건...... 문학이야. 존나 슬퍼. 내가 책이라면 질색하는 거 알지? 『앵무새 죽이기』이후로 읽은 책 한 권도 없다. 문화부 할 때도 보도자료 받은 거 우라까이만 했지. 근데 이건 진짜...... 손에서 놓을 수가 없어. 주인공이 총이야. 민지야 딱 생각해봐. 자. 니가 딱, 총이야. 딱총이라는 게 아니고, 딱, 가정을 해보라고. 자 이제, 생각해봐. 내가 총인데 입에서 파바밧 총알이 나가. 나 땜에 다 죽어. 근데 총은 그러기 싫은 거야. 그럼 막, 기분이 얼마나, 기분이 안 좋겠어. 속상하잖아. 그래서 얘는 이걸 쓴 거야. 자기는 총인데 이제 총이 되기 싫대."

"총이 그렇게 싫으면 뭐 하러 총 만들기 대회를 열어."

"그건 또 다른 문제지. 거기에 대해서도 나와. 존재하는 것은 무한히 증식하려 한다. 그걸 거스를 수는 없는 거라고. 자신은 총이지만 완전하고 유일한 총일 수는 없대. 그래서 그런 게임 같은 거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인거야." - page 129 ~ 130


그렇게 총과, 총기 사건 속 인물들, 총기 사건을 쫓는 인물들간의 실제와 허구 사이의 묘한 긴장감이 소설을 이끌어가고 있었습니다.


총이 되고 싶지 않은 총이라......

사실 소설을 읽으면서 처음엔 의아했습니다.

그것도 잠시.

점점 몰입하게 되면서 총-오수안이 했던 말이 씁쓸히 입가에 남곤 하였습니다.


"그래서 어디에나 있는 겁니다. 더 이상 총에게 산업은 무의미해요. 총은 스스로 생각하고 확산합니다. 복제하며 자가증식하고 네트워크를 설득해 깊숙한 곳에 숨었다가 나타날 줄도 알아요. 그래서 총을 위한 게임에 미군의 공격용 드론이 등장할 수 있는거죠. 미군은 미국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후략)" - page 199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총을 지배할 것인가? 총에게 지배를 받을 것인가?

고도로 발달한 기계문명 앞에 우리의 현명한 자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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