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자매
카렌 디온느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더없이 가까울 수밖에 없는 '자매'.

그런 자매의 관계에 이 소설은 뭔가 특별함이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기억났다.

나와 언니 둘 중 하나는 악마다."


과연 이 자매에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그리고 악마는 누구일지 낱낱이 파헤쳐보겠습니다.


『사악한 자매』

 


가끔 눈을 감으면 손에 든 라이플이 보인다. 작은 손과 통통한 손가락. 열한 살의 나. 이 라이플은 특별할 게 없다. 다른 레밍턴 총과 똑같아 보일 뿐이다. 하지만 이 라이플로 나는 어머니를 죽였다. - page 9


장장 15년이었습니다.

내가 저지른 범죄.

라이플로 어머니 가슴을 겨눈 채로.

입은 벌린 채, 눈을 감고 있는, 가슴이 빨갛게 물든 어머니.

그리고 그런 어머니를 보고 털썩 무릎을 꿇고선 아기라도 되는 것처럼 어머니를 안으시던 아버지.

부들부들 떠는 내 손에서 라이플을 받아든 아버지의 자살.


하지만 경찰은 부모님의 죽음을 아버지가 어머니를 쏜 후 자살로 마무리를 짓고 있었습니다.

나는 당시 3주 동안 긴장증에 걸려 있었고, 회복되었을 즈음에는 만나는 사람마다 그건 내가 저지른 짓이라고 일렀지만 그 누구도 나를 믿지 않았습니다.

방구석 거미조차도......


'레이첼 커닝햄'.


"어-사!: - page 15


방 저쪽에서 나를 본 스코티가 외칩니다.

오늘 아침 스코티가 좋아하는 영화 채널을 맞춘 다음 그의 동생 트레버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트레버'.

그는 전도유망한 기자 지망생으로 '그 때 그 사람은 어떻게 살고 있나'라는 식의 근황 기사를 작성하고 싶은, 그래서 그녀 레이첼을 인터뷰하고 싶어했습니다.

나는 15년 동안 아버지가 그러지 않았다는 기정사실 하에 자신이 어머니를 죽였다는 사실을 밝히고자 그의 인터뷰를 응하게 되는데 예상치 못했던 사실.

그 사건에 대한 경찰의 보고서 내용은 그녀의 지난 15년을 송두리째 바꿔버리게 하는데......

​

 


수사 보고서에 나타나지 않았던 그 진실.

내 기억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나는 살인자인가, 아닌가. 알아낼 방법은 하나뿐이다. 내가 알고 있는 그곳으로, 가장 행복하고도 가장 끔찍한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

집으로. - page 42


저지르지 않았다는 게 확실해진 지금.

레이첼은 어마어마한 사기와 배신을 당한 기분을 감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이제껏 부당하게 갇혀 살았던 책임은 결국 누구에게 있을까. 어쩌면 둘 다 똑같이 비난받아 마땅할까? 어쨌든 집에 가는대로 나를 사랑한다는 그들과 나름 험한 토론을 해야겠다는 마음은 분명히 들었다. - page 69


그렇게 레이첼은 자신이 좋아하는 곰 인형과 베런스테인 베어스 시리즈가 50권도 넘게 가방에 넣고 퇴원 서류에 서명을 한 뒤 퇴원수속을 밟게 됩니다.

그리고 그 날의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해 자신의 집으로 향해 가는데......


잃어버렸던 기억이 조금씩 되살아나면서 레이첼은 조금씩 혼란을 느끼고 있습니다.

자신이 믿었던 기억이 진실이 아님에 분노감이 차오르던 그 때.

조금씩 떠오르는 기억에 그만 레이첼은 혼란과 두려움을 겪게 되는데......

과연 그 날의 진실은 무엇인지 그날의 레이첼의 엄마 '제니'와 현재의 '레이첼'의 교차 방식으로 진실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나 역시도 '엄마'이기 때문일까......

그녀 제니의 입장이 가슴으론 이해가 되었습니다.


남편이 정말로 하고픈 말은 물론 다른 것이었다. 왜 나를 믿지 않았어?라고 말하고 싶겠지.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겟다. 왜, 정말 왜 그랬을까? 내가 남편보다 더 잘 안다고 생각해서? 나는 엄마니까 모성애 때문에 딸아이와 더 강한 유대감을 느껴서? 나만 딸을 이해하고 남편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내가 제시할 만한 그 어떤 이유도 정당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다이애나가 저질러 왔던 이루 말할 수 없는 일들을 나열하다 보니 그제야 깨닫게 되었다. 그 아이를 보호함으로써 내가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 page 309


역시나 사건의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


다이애나가 내 배에 새긴 말이 떠올랐다. 나는 살아야 한다. 저들에게 정의의 심판을 내리는 건 내게 달렸다.

심판이야말로 이야기의 진짜 결말이니까. - page 363


나 역시도 아이엄마라서일까.

이성으론 안되는 것을 알지만 차마 감성으론 묻어둘 수밖에 없었던 제니를, 그리고 그녀의 남편 피터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왜!

제니의 동생 '샬롯'의 입장은 잘 이해되지 않은 게 사실이었습니다.

도대체 왜!

라는 의문과 함께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샬롯......


너무나도 가까운 사이이기에 더없이 의존하게 되고 왜곡된 기억을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이렇게도 씁쓸하게 남는 것인지 이 소설을 통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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