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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클럽
레오 담로슈 지음, 장진영 옮김 / 아이템하우스 / 2020년 8월
평점 :
간만에 잡아본 벽돌책.
흥미로운 주제였습니다.
당대 영국의 지성인과 문화인들이 한데 모여
그들이 살던 시대를 생생하게 되살린다.
이름만 들어도 '우와~!'란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경제학을 확립한 《국부론》의 '애덤 스미스'
영국 시인 겸 평론가로 '존슨 박사'라 불린 '새뮤얼 존슨'
《로마제국쇠망사》를 저술한 역사가 '에드워드 기번'
등등 18세기, 해가 지지 않는 근대 영국의 기초를 완성한 인물들의 모임, '더 클럽'.
각 분야의 엘리트들의 모임이 궁금하였습니다.
『더 클럽』

'더 클럽'의 탄생은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인 필요에 의해 탄생하였지만 빠르게 유명해지고 주고받으면서 성립된 사상이 그들이 살던 시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더 클럽'.
1763년 겨울 내내.
당대 최고의 화가였던 레이놀즈는 친구인 존슨을 걱정하게 됩니다.
우울증이 있는 존슨은 그해 겨울엔 더 심한 우울감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존슨도 유일하게 좋아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선술집에서의 대화를 할 때면 선술집의 의자를 보고 '인간에게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주는 왕좌'라까지 부르던 존슨.
그래서 레이놀즈는 한 가지 제안을 하게 됩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제라드 스트리트에 있는 터크즈 헤드 태번에 몇몇 친구들을 불러서 작은 모임을 갖는 것.
그렇게 매주 금요일 저녁.
존슨, 레이놀즈 그리고 그들의 친구들은 선술집에 모여 밤늦도록 먹고 마시며 이야기하는 '더 클럽'이 탄생하게 됩니다.
클럽의 탄생 전.
새뮤얼 존슨은 제임스 보즈웨과 만나자마자 거로 가장 믿고 의지하는 친구가 됩니다.
하지만 여행을 떠나게 된 보즈웰.
여행에서 돌아온 보즈웰은 더 클럽에 들어가길 원하지만 회원들은 그를 달가워하지 않게 됩니다.
끈질긴 설득.
결국 1773년 보즈웰은 더 클럽의 회원이 되고 더 클럽에서 존슨과 그의 친구들이 나눴던 대화가 이 책 『더 클럽』에 담겨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기록의 주인공이 보즈웰이기에 그의 입장에서 클럽 인물들을 그려나가는 과정에서 조금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음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존슨에 관한 이야기가, 이 클럽의 탄생 역시도 존슨이 한 몫을 하였기에 큰 비중으로 담겨 있었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방대한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마도 글의 사이사이에 삽화가 등장하면서 글이 어렵거나 그 상황에 대한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할때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기에 깊이 파고들면 어려운 이야기를 소설을 읽는 것 마냥 읽어내려가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었기에 두께감에 비해 가독성이 좋았습니다.
더 클럽의 회원들을 보게 되면 문득 상류층들이라고 여기게 됩니다.
이름만 들어도 모두가 알고 있기에.
하지만 이들은 1777년 오서리 경이 더 클럽에 들어가기 전까지, 더 클럽의 회원들 중에는 귀족이 단 한명도 없었다고 합니다.
중산층이란 용어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대부분은 중산층에 속하였고 굳이 계급으로 분류하자면 '중간 부류'에 속했습니다.
C.S. 루이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소년이었을 때, 부르주아 소년이었을 때, 상위계급이 나의 사회적 계급을 부르주아라고 불렀다. 부르주아는 '귀족적이지 않아 천박한 계급'을 의미했다. 하지만 내가 20대가 되었을 때 부르주아의 의미가 변했다. 하위계급이 나의 사회계급을 비난했다. 부르주아는 '노동자계급이 아닌 기생충 같고 반동적인 계급'을 의미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계급에 속하는 것은 언제나 치욕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이 세상의 거의 모든 성직자, 시인, 철학자, 과학자, 음악가, 화가, 의사, 건축가 그리고 행정가가 부르주아다." - page 230 ~ 231
그랬기에 이 클럽이 발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결국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가져봅니다.
존슨의 이야기 중에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든 인간은 자신은 스스로 다짐한 일을 지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 오랜 세월을 통한 잦은 실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지 못한다. 자신만은 다짐한 일을 끝까지 지킬 수 있다는 굳은 믿음 때문에, 인간은 가끔 욕구에 굴복해 다짐을 지켜내지 못한 자를 항상 경멸한다. 그래서 다짐한 일을 매번 어겨 절망에 빠진 자들은 더 이상 다짐하지 않고, 교활해진 자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다짐했는지 말하지 않는다. - page 372
'인간의 어리석음'은 시대가 흘러도 아직도 여전함에 참으로 씁쓸하였습니다.
그렇게 존슨에 의해 탄생되고 발전하던 클럽도 점점 친구들의 죽음과 존슨의 쇠약해진 건강으로 내리막길을 향해 가게 됩니다.
가장 훌륭한 벗이었던,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었던 새뮤얼 존슨.

그리고 이 글을 쓴 주인공인 보즈웰도 끝내 죽음을 맞이하면서 이 기록도 끝이 납니다.

책장을 덮는 순간 또다시 제 눈 앞엔 그들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선술집에 모인 그들.
존슨을 중심으로 마시며 이야기를 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끊임없이 고뇌하고 갈등하였던 이들.
이들의 모습에서 우리의 광복을 위해 힘썼던 이들이 떠올랐습니다.
광복의 의미를, 주권의 의미를, 그리고 국민의 의미를 되새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