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사이시 조의 음악일기
히사이시 조 지음, 박제이 옮김, 손열음 감수 / 책세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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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들었을 때 솔직히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들의 이름을 듣자마자 무심코 탄식이 나왔습니다.

<이웃집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특히나 개인적으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OST인 '인생의 회전목마'는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마음의 울림이 있어 괜스레 센치해질 때면 찾아 듣곤 합니다.


이처럼 마음을 울리는 음악을 들려주는 이, 히사이시 조.

그가 자신의 철학과 사색이 담긴 한 권의 음악을 들고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마음의 선율을 작곡하고 지휘하는 그의 이야기.


『히사이시 조의 음악일기』

 


그가 클래식 음악을 지휘하게 된 계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클래식 음악은 낡은 것이란 생각에 낡은 것을 부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현대음악에만 빠져 있었던 그.

미니멀 음악을 하는 그는 전위음악의 작곡가, 즉 '예술가' 였습니다.

그랬던 그가 클래식 음악을 지휘하게 된 이유.


왜냐하면 현대음악은 시종일관 어떻게 사고했느냐 하는 문제만 다루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논리적인 허점을 날카롭게 파헤치고 논파함으로써 자신의 음악 개념을 세우려 한다. 거기에는 음악이 아니라 공허한 논리만 있을 뿐이다. 소리가 '음악이란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어떻게 사고했느냐 하는 증거로만 존재한다. 아무도 그 음악을 듣고 즐거워할 사람 따위는 생각하지 않았다. 어느새 마음이 떠났다. 서른 전후의 일이다. - page 21


그렇게 그는 과거에서 현대로 이어져내려와 미래로도 계속이어지는, 오케스트라를 비롯한 연주가가 '현대의 음악'을 더욱 적극적으로 다루기 위해 작곡가 겸 지휘자로써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었습니다.

'현대의 음악'을......

​

 


작곡가는 머릿속에 생각한 곡을 어떤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전달해야할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단순히 바라보면 '악보'를 통해서 음악을 전달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외에도 전달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었습니다.

카세트테이프라든가 디지털 녹음기기 등.

하지만 이 마저도 위태로워져 콘서트만이 간간히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음악을 전한다'

이 '전한다'의 본연의 의미에 대한 그의 이야기가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

 


그래서 작곡과 연주, 지휘, 관객 모두가 하나의 큰 상상의 세계 속에서 조화를 이루어야 비로소 노래가 전하고자한 바를 조금이나마 다가설 수 있다는 점에서 경이로움마저 느끼곤 하였습니다.


'예술'이란 분야가 이토록 멋진 분야라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기도 하였습니다.


물리적인 의미에서 시각에는 시간이 없고 청각에는 공간이 없는데, 예술 세계에서는 그것이 오히려 표현의 중요한 요소가 될 때도 있다. - page 149


화가는 자신의 캔버스에 원래 없는 시간의 흐름을 그려고 하고, 작곡가는 오케스트라 등을 통해 공간적 확장을 표현하려고 한다는 점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그들이 존경스러웠습니다.


책 속에 그는 지휘자 겸 작곡가로써의 본질적 의미를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내딛는 발자국의 마지막엔 '음악'이라 쓰여 있었지만 결국 '자신'이 존재함을 의미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하였습니다.

청중이 부재하는 음악이...

청중이 부재하는 장소가...

음악이 끊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현대의 음악을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그의 바램이 지금의 나에게도 간절히 들려왔습니다.

​

 


그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왜 클래식 음악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해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시켜주는 하나의 공감대라는 줄기를 형성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음악과 그 음악의 가치.

그동안은 귀를 닫고 있었기에 몰랐던 그 의미를 이제는 알게 되었습니다.


책을 덮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OST인 '인생의 회전목마'를 들어보았습니다.

마음의 빈 한 구석이 조금씩 채워지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잔잔히 흐르는 선율에 몸과 마음을 맡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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