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 읽는다는 것 - 각자의 시선으로 같은 책을 읽습니다
안수현 외 지음 / SISO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10대의 저는 책 읽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 필독서로 읽어야 하는 책들은 관심이 가서 읽은 책들이 아니었기에, 독후감 숙제를 위해, 나중에 수능을 대비해서 읽었기에 그때 책에 대해 살짝은 거부감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20대가 되니 세상엔 책보다도 더 흥미로운 것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것들만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였기에 '책'은 점점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30대.

다시 책을 만나게 된 건 '육아'를 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원하든 원치 않았든 사회에서 저는 '경단녀'가 되어갔고, 저에게도 '엄마'라는 역할은 처음이었기에 터무니없이 부족하기만 했습니다.

그런 저를 위로해주는 이는...... 없었습니다.

다들 '너만 그런거 아니야!' '그러게 엄마 되는게 쉬운 줄 알았어?!' 등 주어진 상황이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은 오롯이 '나만의 시간' 이었고 잠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출구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책은 저를 따스히 감싸주었습니다.

'괜찮다' '수고했다' 고 말입니다.


혼자 책을 읽다보면 가끔은 '이 책이 이런 얘기를 하는게 맞는걸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내가 방향을 잘못 잡고 읽는 것은 아닌지.

이해하기 어려운 책들은 도무지 진도도 안 나가고......

다른 이들의 생각이 궁금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온라인 '독서카페'에 가입을 하였습니다.

그곳에서 한 달에 한 권 정해진 책을 읽고 각자의 서평을 공유하며 생각을 나누어 가졌습니다.

내 미흡한 서평을 읽어주는 이들에게 감사하였고 다른 이의 서평을 읽으면서 생각의 폭을 넓히는 등 한층 독서의 폭이 넓어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조금씩 온라인 모임에서 오프라인 독서모임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부족한 독서력과 남들 앞에 내 이야기를 하는 것에 용기보단 두려움이 더 크기에 눈팅만 하고 있는데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읽는다. 고로 존재한다."

함께 읽고, 나누며 성장한 사람들의 이야기


『모여 읽는다는 것』

 


이 책의 저자들은 '나를 깨우는 독서모임'의 리더와 회원들이었습니다.

그들이 함께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말 그대로 자신을 깨워 성장하는 과정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첫 이야기는 모임의 '리더'였습니다.

그녀도 잃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되찾고 싶어 책을 읽기 시작하였고 혼자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허전한 부분을 채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독서모임에 참여를 하게 되고 나중엔 자신이 독서모임의 주체가 되었고 독서에서 글쓰기로 한단계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독서모임'의 '리더'란 사람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 말을 인용하면서 이야기하였습니다.


이빨은 앞니만 있고 어린아이 같은 미소를 지닌 인상적인 노인 케투는 리즈에게 이렇게 말한다. "때로는 균형이 깨져야 삶의 더 큰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안간힘을 쓰고 지리멸렬한 일상을 반복하며 유지하고 있다면 차라리 언제 깨질지 모르는 불안한 균형을 무너뜨리고 다시 새로운 균형을 잡으라고 말한다. - page 55 ~ 56


균형을 깨뜨려 기존의 관념에 새로운 관념으로의 균형을 잡아주는 사람이 '리더'라는 것.

그래서 사람들이 독서모임을 하고나면 성장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선영'씨의 이야기에 공감하곤 하였습니다.

'초보 엄마'에 '독박육아' 중인 저와 비슷한 처지였기 때문일까......

정말 이 이야기를 여러번 읊조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

그리고 지금의 이 순간에 감사함을 느끼는 것.

머리로는 알지만 참...... 가슴으로 이해하기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들 독서모임을 통해 자신을 깨부스는 '용기'를 얻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

 


『데미안』의 명대사처럼 말입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


역시 '독서모임'을 하는 이유를 이제는 알 수 있었습니다.

나의 삶과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묵묵히, 하지만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봐주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용기보단 두려움이 앞서지만......

그래도 조금씩 제 껍찔에 금을 내고 몸을 부딪치며 깨뜨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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