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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무 생각 없이 페달을 밟습니다 - 58일간의 좌충우돌 자전거 미국 횡단기
엘리너 데이비스 지음, 임슬애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오늘도 특별히 별일은 없는데 머릿 속은 복잡하기만 합니다.
'무엇 때문일까......?'
라고 생각하면 또 생각에 꼬리를 물고 물고......
결국은 잡다한 생각으로 지끈거리기 일쑤.
가끔은 누군가 내 머릿 속에 들어와 깔끔히 정리를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 그냥 비워주는 것도 좋은 생각인듯......
(또 생각이 끼어들었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이 말 한 마디가 답답했던 제 일상에서 조금은 숨통을 내어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무작정 달렸다. 2736km를.
온몸은 죽을 듯이 아팠지만
더는 내일이 두렵지 않았다.
『오늘도 아무 생각 없이 페달을 밟습니다』

그녀의 자전거로 미국 횡단기.
그 길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부모님 집을 떠나 내 집을 향한 여정.
그 여정을 함께한 건 그녀와 자전거, 그리고 그 여정을 기록해줄 펜과 종이.
그렇게 3월 16일 수요일 8시에 부모님께 작별인사를 하며 길을 나서게 됩니다.
아마 저라도 이런 질문을 던질 것 같습니다.
"왜 자전거 여행을 떠나나요? (편리한 교통 수단도 많은데 말이죠......)"
그런 질문을 그녀는 재치있게 답하게 됩니다.

이런 답은 하지 않는다고 하였지만 역시나 이 이유때문은 아니었을까?!
힘들었거든요,
살기 싫어서.
근데 자전거를 타면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오롯이 내가 힘을 줘야 움직이는 자전거를 타고 불어오는 바람을 온몸으로 맞이할 수 있기에, 그리고 자전거를 타는 동안엔 '아무 생각'을 할 수 없기에, 지친 나에게 잠시나마의 '쉼'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자전거 여행'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자전거 여행'만의 묘미를 그녀를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동차로 갔다면 빠르게 지나쳤을 풍경이, 오고 가는 사람들을 놓칠 수 있는데 페달을 밟으며 때론 바람의 도움을 받아 쉬이 가기도 하고 사람들을 만나 잠시 수다도 떨어보는 이런 소소한 재미들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와 함께 동행하면서 저 역시도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일기도 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복병이 등장하게 됩니다.
'무릎 통증'
그래서 중간에 포기도 할뻔 했습니다.
난 어째 하는 것마다
전부 포기하는 것 같아
여행하는 내내
정말 행복했는데
집에 갔다가
다시 우울해지면 어쩌지?
그때만큼
슬퍼질까봐 무서워
그런 그녀에게 스포츠 닥터인 트루먼 스푼 '닥'의 한 마디가 저에게도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래도 좋아하는 일이잖아요.
계속해야죠.
다시 그녀는 페달을 밟기 시작합니다.
예전보다는 훨씬 가벼워진 마음으로.
그리고 좋아하는 일이기에.
그녀를 보고나니 우리는 그동안 너무 복잡하게, 다른 이의 틀에 맞추어 힘겹게 살아온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페달을 밟으면서 마주하는 하루하루도 결국 되돌아보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그땐 미쳐 모르기에 매 순간 주저하고 망설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역시나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해야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도 하였습니다.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 지코가 나와서 <아무노래>를 만든 계기를 이야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스트레스도 많고 노래에 생각을 많이 투영하다 보니까 피로감이 쌓여있었다. 그때 아무 생각 없이 만든 노래다. 한 번의 수정 없이 만들었는데 의도치않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가끔은 '아무 생각없이' 무언가를 할 때 오히려 자신의 진가가 발휘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