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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오페라
캐서린 M. 발렌티 지음, 이정아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은하계에서 펼쳐지는 서바이벌 음악 경연!
무수히 많은 음악 경연대회들을 보았지만......
이건 너무 신선하잖아!
하면서 이 소설이 궁금하였습니다.
그런데 읽기도 전에 현재 유니버설 픽처스에서 영화화를 준비 중이며, 「라라랜드」제작진이 영화화한다니 무조건 읽어야했습니다.
나중에 어떤 영상으로, 어떤 음악으로 만날지 기대가 되기에!
『스페이스 오페라』

옛날 옛적, 작지만 물이 많으며 쉽게 흥분하는 '지구'라는 이름의 행성에, '이탈리아'라고 불리는 조그마하고 물에 둘러싸여 있으며 쉽게 흥분하는 나라가 있었다. - page 11
뭔가 심상치않은 설정.
솔직히 SF 장르에 관심이 없기에 이런 설정이 낯설기만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어져 나오는 이야기에 '인간'이 요즘말로 하면 '쓰레기'처럼 비춰졌습니다.
인간들이란 보존하는 게 귀찮아서 자신들의 행성을 서서히 망쳐 놓고 재미와 이득을 위해 서로를 학살하는 존재들이야. 또한 공들여 만들어 낸 이야기라는 게 시작할 때는 잔잔하게 흘러가며 모두를 친절하고 평등하게 대우하다가 끝날 때는 왠지 항상 누군가를 노예로 삼고, 사체와 사진을 찍거나 정력이 세지기를 바라며 중요 부위를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기 위해 지구에서 같이 살아가는 다른 종을 완전히 없애버리는 데다, 남들보다 자원을 조금 더 소비할 수 있는 길이라면 여태 알고 지낸 모든 이들의 고유하고 섬세한 찰나의 삶도 기꺼이 팔아 치우는 내용의 이야기들을 공들여 만들어 내는 게 인간들이더군. - page 67 ~ 68
하지만......
왜 부정할 수 없는지......
소설의 시작은 이러했습니다.
4월 말 어느 목요일 오후 2시.
이런 걸 착륙이라 부를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보다 「루니툰」쪽에 훨씬 가까운 양상을 한 외계인들이 침공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이 소설을 이끌어갈 '우주 그랑프리 가요제'가 등장하게 됩니다.
알루니자르 표준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이 대회.
이 대회엔 엄청난 규정이 있었습니다.
12. 대회에 지원해 꼴찌를 하면 해당 종족의 태양계는 최소 5만 년 동안 은밀히 격리당하고 그들의 문화는 즉결로 전부 쓰레기통에 버려지며 이들의 고향 행성은 책임지고 자원을 캐내야 한다. 또한 생물권에 신중하게 유전자를 다시 심은 후에 이들의 문명은 우리가 밤에 푹 잘 수 있도록 궤도에서 정확히 떨어져 나와서 불타 없어지게 된다. 아무 죄 없는 동식물이 목숨을 잃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해당 행성은 더 오래되고 현명하고 경험이 많은 종족의 간섭을 받지 않는 상태에서 처음부터 다시 생물학적 과정을 밟으며 지난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앞에 말한 생태 모체에서 생겨난 그 어떤 새로운 종족도 편견 없이 미래에 다시 지원할 수 있다.
우토라크의 고향 행성 오토즈에서 열린 제30회 우주 그랑프리 가요제 때의 사건 이후로 20번 규정이 추가되면서 이 대회를 시청하는 일이 우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악한 쾌락이 되면서 그랑프리 가요제의 진행과 관전은 물론 우승 방식까지 뿌리째 바뀌게 됩니다.
20. 참가 선수가 경연 시간에 나타나지 않으면 해당 종족은 자동으로 참가 자격이 박탈되고 꼴찌가 되어 해당 행성에 분배한 공동 은하 자원의 지분을 1년 동안 몰수한다. 누구든 실제로 죽이지 않도록 하라. 시체를 치우는 일은 정말 성가시다.
그럼 이 대회에 볼품없는 지성체가 살아가는 '지구'에는 누가 참가하게 되는가?
반짝이펑크족 글램록 메시아인 데시벨 존스과 외계인들이 추린 후보 중 한 명인 앱솔루트 제로스가 지구를 구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게 됩니다.
오르트가 전주곡을 시작했다. 밟기판으로 드럼을 쿵쿵딱딱 치면서 몸을 구부려 오르토폰 속으로 들어갔다. 음악이 스피커를 타고 그들이 신경 써야 할 수많은 이들의 귀로 흘러들어 갔다. 완벽한 음악이었다. 모든 음이 수정 같았다. 데시벨 존스는 숨을 내쉬었다. 산호초 우주선에서 오르트와 함께 인간의 천재성이 압축된 인류의 온갖 시를 짜집기해서 만들어 낸 노래를 부르기 위해 심호흡을 했다. 사실 그 곡은 자신들의 목소리 때문에 지구가 멸망해서는 결코 안 되기에 생각해 낸 기발하고 신박한 계획의 결과물이었다. 데시벨은 더없이 중요하고 순수한 생존 욕구에 따라 그 멍텅구리 무음 버튼을 꺼야만 했다. 다 잘 될 것이라고 믿는 수밖에. 데스는 마이크 앞으로 걸어갔다. - page 398
과연 그들은, 지구는 살아남았을까......?
읽으면서 이 이야기에 잠시 멈추곤 하였습니다.
정의는 너무 오래 걸려서 이루었을 때쯤에는 변질돼서 오래된 시체 같은 냄새가 난다. 정의는 잊어버려라. 그냥 독한 술 한 사발 쭉 들이켜고 멍청이들이 좀 적은 마음로 이사 가라. - page 259 ~ 260
지금의 사회 이슈에서 만났었던, 정의를 위한다고 시작했던 일이 그 실체는 더럽고도 추잡하였기에 과연 진심으로 정의를 위했었는지.....
말을 하면서도 안타까움에 깊은 한숨이 나와 잠시 읽다가 멈추곤 하였습니다.
설정과 상황은 엉뚱하면서도 코믹스러웠지만 그 내면엔 '인간'의 이기적이고도 잔혹한 면모를 알게 되어 부끄럽고도 반성해야했습니다.
소설에서 종종 마주할 수 있는 문장이 있습니다.
삶은 아름다우면서도 또한 어리석다.
이 문장은 소설의 마지막에 우리에게 다시금 되새겨주었습니다.
아마도 지각 있는 인간이 되라는 의미여서일까......
삶은 아름다우면서도 또한 어리석다. 이 말을 늘 마음에 새기고 절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한, 우주의 역사와 한 행성의 역사와 한 생물체의 역사는 화면에 가사가 나오는 간단한 노래이자 따라가기 쉽게 반짝거리면서도 간간이 평화로운 빛이 감도는 유익하고 친절한 거대 디스코 볼이 된다.
음악 큐, 무용수들 등장.
내일이여, 입장. - page 418 ~ 419
과연 영화 속에서는 어떤 노래가 흘러나올지 무대를 소설에서 영화로 옮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