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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 사고의 첨단을 찾아 떠나는 여행
짐 홀트 지음, 노태복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5월
평점 :
너무나도 유명한, '상대성 이론'이라하면 딱 떠오르는 그 분.
아인슈타인
그 어떤 과학자보다 '괴짜'로 보이는 그는 세상을 놀랄만한 많은 이론을 선보였기에 더 인상적이고 친숙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실 이 분에 대해선 알지 못했습니다.
괴델
그래서 이 책이 궁금하였습니다.
아인슈타인과 괴델이 함께 걸을 땐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을지......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우선 저자는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이 책에서 우리에게 전하고자한 바를 밝혔습니다.
아인슈타인의 (특수 및 일반)상대성이론, 양자역학, 군이론, 무한대와 무한소, 튜링의 계산 가능성과 '결정 문제',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 소수와 리만 제타 추측, 범주론, 위상수학, 고차원, 프랙털, 통계 회귀분석 및 '종형곡선', 진리 이론 등은 내가 살면서 접한 가장 흥미로운 지적 성취이다. 이 모든 주제를 이 책에서 다루고 있다. - page 7
와~
벌써부터 '어렵다'라는 탄식이 나왔습니다.
들어는 봤는데......
과연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저자는 제 마음을 읽었나 봅니다.
그래서 덧붙인 말.
나의 이상은 칵테일파티용 잡담이다. 즉 심오한 개념을 핵심만 들추어내어 (어쩌면 냅킨에 연필로 몇 번 휘갈겨) 관심 있는 친구에게 상쾌하고 즐겁게 전달하자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나는 이 책을 통해 문외한에게는 빛나는 통찰을, 전문가에게는 뜻밖의 참신한 반전을 선사하고 싶다. 전혀 지루하지 않게 말이다. - page 7
이 책에는 스물네 편의 글과 열다섯 편의 '짧지만 의미 있는 생각'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과학과 수학, 그리고 철학의 최근 쟁점과 주제를 위대한 사상가들의 인간적인 면모와 더불어 이야기하고 있기에 사실 일반적인 개념을 잘 모르더라도 그 흐름만은 이해할 수 있어 조금은 부담스럽게, 하지만 만족스럽게 읽어갈 수 있었습니다.
책을 펼치면 처음에 만나게 되는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기서 책 표지에 보인 사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됩니다.
프린스턴에 온 지 10년이 지나자 아인슈타인은 함께 걷는 일행이 생겼다. 훨씬 젊은 그 사람은 후줄근한 아인슈타인과 달리 흰색 린넨 정장과 그에 잘 어울리는 중절모를 쓴 말쑥한 차림이었다. 둘은 연구소로 가는 아침 출근길에서, 그리고 낮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독일어로 활기찬 대화를 하곤 했다. 정장 차림의 남자는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는 인물은 아닐지 모르지만, 아인슈타인은 그를 자신과 마찬가지로 혁명적 사상을 독자적으로 내놓은 동무라고 여겼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으로 물질세계에 관한 우리의 일상적 개념을 뒤집은 사람이라면, 마찬가지로 그 젊은 사람인 쿠르트 괴델은 수학이라는 추상적 세계에 혁명을 일으킨 사람이었다. - page 17 ~ 18
붙임성 좋고 웃기 좋아하는 '아인슈타인'과는 달리 침울하고 고독하고 비관적인 그, '괴델'.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둘은 그래서 더 서로에게 의존하며 대화를 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들의 이론들을 이해하고 토론하고 확립하기에 말입니다.
그래서 이 둘의 마지막 모습은 씁쓸하였습니다.
괴델과 아인슈타인 둘 다 어떤 공허함이 말년을 장식했다. 하지만 아마도 가장 공허했던 것은 시간의 비실재성에 관한 둘의 굳은 믿음이었다. - page 32

그리고 수학자 에미 뇌터부터 컴퓨터의 선구자 앨런 튜링, 그리고 프랙털의 발견자 브누아 망델브로에 이르기까지.
저에게는 생소한, 하지만 그들의 업적만큼은 위대한 이들의 이론이 어떻게 심화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저에겐 '앨런 튜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의 에니그마 암호 해독 임무의 책임자였던, 국가의 영웅으로 칭송받았을 그.
그리고 현대 컴퓨터의 청사진을 제작한 그.
인류에 위대한 공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비밀리에 붙여지고 41세의 나이로 자살로 생을 마무리한 그, 앨렌 튜링.
그 뒷배경엔 그의 '섹슈얼리티'였습니다.
이 '동성애'가 그의 위대한 업적을 덮을만한 것이었을까......
그리고 그의 죽음에 대한 의문.
튜링은 약간 부주의한 성격이었고,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사과를 먹는 습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한편 그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사과와 전기 배선이 포함된' 자살 방법을 언급하기도 했다.
튜링의 죽음이 일종의 순교였을까? 완벽한 자살 - 그가 가장 염려했던 어머니를 감쪽같이 속인 - 이었을까, 아니면 (이게 더 개연성이 높을 듯한데) 완벽한 타살이었을까? 리비트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이런 질문을 거듭 제기했지만, 여전히 답이 나오지 않았다. 아마도 리비트는 튜링이 전하려 했던 메시지가 지금까지 외면 받아왔음을 우리더러 생각해보라는 듯하다. "동화 속에서 백설공주가 먹은 사과가 그녀를 죽인 게 아니다. 왕자가 와서 입맞춤으로 깨우기 전까지 그녀를 잠재울 뿐이다." - page 265
책을 읽고나니 이런 질문 하나가 저에게 주어졌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갈것인지.
결국 저자도 앞서 이야기했던 '윤리'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도록 이 책은 이끌고 있었습니다.
또다시 읽게 된다면 그에 대한 방향을 잡을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