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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것들의 과학 - 물질에 집착하는 한 남자의 일상 여행
마크 미오도닉 지음, 변정현 옮김 / Mid(엠아이디) / 2020년 4월
평점 :
이 남자!
예전에 한 번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사소한 것들의 과학』
우리 주변에서 그냥 지나칠 뻔한 평범한 재료들 - 종이, 초콜릿, 플라스틱 등-을 과학자의 시선으로 통찰력있게 분석하고 그로인해 사소하고도 평범한 것들이 더 이상은 평범하지 않게 사소하지 않게 만드는 매직을 선사한 적이 있었습니다.
매~직!!
그의 매직이 풀릴 때가 다가왔나봅니다.
또다시 스쳐지나치게 되는 일상 속 사소한 것들.
그래서 다시 짜~잔! 하고 그가 등장하였습니다.
이번엔 사물 중에서도 움직이고 스며들고 흐르는 '액체'들에 대한 과학 탐험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물질에 집착하는 한 남자, 마크 미오도닉.
그와 함께 떠나게 되는 일상 속 과학 여행.
출발합니다.
『흐르는 것들의 과학』

그의 이야기를 읽기 전과 후의 세상은 확연히 차이가 있었습니다.
읽기 전엔 '그런가보다'로 넘기거나 아예 관심조차 없었다면 읽고 난 후엔 '아! 이것에 대해 그가 이렇게 이야기하던데!' 하며 한 번 더 바라보게 되고 어느새 나도모르게 '과학'의 '과'를 생각하고 있으면서 마치 아이들이 장난감을 보면 흥미로워 하는 것처럼 저도 사소한 것들에 흥미와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게 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우리 일상 속 '액체'가 이렇게나 많았었나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눈을 뜨면서 마시게 되는 한 잔의 커피.
샤워를 하면서 사용하게 되는 바디워시.
우리 집 거실에 자리잡고 있는 티비와 나의 분신과도 같은 휴대폰 액정.
음식을 보기만해도, 아니 상상만으로도 분비되는 침.
정말 일상 여기저기에 스며들어 있는 '액체'들에 이토록 무관심했던 내 자신이 너무나도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담겨있는 '과학'적 특징은 우리에게 '득'이면서도 동시에 '독'이 된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라웠습니다.
우선 '액체'의 의미부터 이해하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우선이라 생각됩니다.
액체는 혼돈 상태의 기체와 정적인 상태의 고체 사이의(분자의 경우) 중간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체는 분자들이 충분한 열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서로 떨어진 채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상태다. 그리고 이 에너지는 기체를 역동적으로 만든다. 기체는 스스로 팽창해 주어진 공간을 가득 채우지만 구조가 없다. 고체의 경우 원자와 원자, 분자와 분자 사이의 인력이 원자, 분자들 각각이 가지고 있는 열에너지보다 훨씬 더 크다. 그래서 그들끼리 서로 결합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고체는 다양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자율성은 거의 없다. 어떤 그릇을 하나 집어 들면 그릇의 모든 원자는 이미 뭉쳐서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 있다. 액체는 이러한 기체와 고체의 중간 상태다. 액체의 원자들은 이웃과의 결합을 어느 정도 끊어낼 수 있는 열에너지를 가지고 있지만, 모든 것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기체처럼 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이들은 액체 속에 갇혀 있지만 그 안에서 움직일 수는 있다. 분자들이 이리저리 헤엄쳐서 서로 연결을 만들고 또 깨뜨리는 물질, 이것이 바로 액체다. - page 29
분자들 서로 연결을 만들고 깨뜨리고 그렇게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지니고 있기에 액체를 이용해 고체로 응고시킨다든지 기체로 기화시키며 또다른 특징을 뽑아내며 이를 활용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 속에 존재하는 사소한(?) 것들이었습니다.
특히나 '액체'라하면 이 특징, 바로 '표면장력'.
액체 표면의 분자와 내부의 분자는 다른 환경에 놓여있다. 표면의 분자는 다른 분자에 완전히 둘러싸여 있지 않기 때문에 액체 속에 있는 분자보다 평균적으로 분자 간 결합이 적다. 액체 표면과 내부의 힘의 불균형은 표면장력이라고 하는 힘을 만들어 낸다. - page 29
이 표면장력을 활용한 우리 일상 속 사소한 것들도 많다는 사실!
그 중에서도 '세정제'와 관련된 이야기가 아무래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서 손 세정제는 물론이고 아이들은 핸드워시를, 헤어 앤 바디워시를 사용하기에 다른 이야기들보다 더 열심히 읽었습니다.
솔직히 고체 비누보다 병 안에 담긴 워시 용품에 더 호감이 가는 건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액체비누의 인기로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물의 서식지 파괴, 그리고 수 세기 동안 소외된 토착민 공동체의 이동까지 야기했다고 하니 만감이 교차하곤 하였습니다.
흥미진진하고 강력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무법자이고 무서웠던 액체의 이중성.
그들의 본성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위험하고도 즐거운 액체의 힘으로 우리의 삶이 더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음에 관심과 이해가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