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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험 나만 해봤니?
신은영 지음 / 이노북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저자가 질문을 던집니다.
『이런 경험 나만 해봤니?』

그냥 제목만으로 호기심이 났습니다.
'어떤 경험을 이야기하는거지?'
'책 표지처럼 나도 어멋! 하고 놀랄 일인가?'
펼치기도 전에 혼자서 이 생각 저 생각을 해 봅니다.
<작가의 말>에서 저자가 우선 운을 띄웁니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인생을 참 지루하게 사는구나.'
한때는 호기심 대장처럼 궁금한 게 많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지나치게 평범한 일상 속에 갇혀 살고 있었다. 나는 어떻게든 일상의 무료함을 떨쳐내고 싶었다. 하지만 달리 떠오르는 방법이 없었다. - page 4
아이를 바라보면 저 역시도 이런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참으로 사소한 것에도 저렇게 신나하고 재밌어하는데......
같은 일상인데도 나는 왜이리도 지루하고 평범하게 느끼는 것일까......'
그러다 저자는 끄적끄적 과거의 경험들을 적어보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어느 새 조각 조각이었던 기억들은 저자가 떠올리고 글을 쓰고 사람들과 공감을 하면서 비로소 반짝이는 빛이, 삶이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저자의 조각의 한 켠에 기대어 저도 잠시나마 추억을 길어 올리며 지루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32가지의 경험이 있었습니다.
내가 경험했던 일이, 내 주변 사람이 겪었던 일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어 '맞아! 그랬었지......'라며 아련히 기억 저편에 있던 경험들을 꺼내볼 수 있어서 한편으로 따스하였습니다.
<간식이 더 맛있어지는 소리>.
저에게도 동생이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간식을 사오시면 서로 먹겠다고 쟁탈전이 벌어지고 나눠먹고 숨겨 먹고......
좋아하는 과자 한 봉지를 사수하기 위해 숨겨서 먹을려고만 하면 어느새 옆에 나타난 동생.
참으로 많이 싸웠었습니다.
그런데......
이젠 아이와도 가끔 쟁탈전이 일어나곤 합니다.
저자의 이야기에서 제 모습이 보였었습니다.
"엄마!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잖아. 이러면 내 몫이 줄어든다고."
진지한 얼굴로 아이가 항의했다. 나는 어의가 없었다. 고작 아이스크림 한 통 가지고, 이렇게 쩨쩨하게 굴다니!
"그냥 같이 먹고, 다음에 또 사 먹으면 되지."
내가 인상을 쓰며 말했다.
"안 돼!" - page 58
읽으면서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불러 서로 좋아하는 과자 한 봉지를 뜯었습니다.
그러자 우리 아이.
"엄마! 엄마는 조금만 먹어. 담아줄께."
과자를 담아주고 뿌듯한 얼굴로 빠샥 과자를 먹는 아이.
저의 추억에 또 하나의 추억을 얹어봅니다.
아마 이 책에서 저자가 우리에게, 그리고 제가 에세이를 즐겨 읽는 이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제 인생도 참 굴곡이 많았거든요. 뭐 하나 호락호락한 게 없더라고요. 열심히만 한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열심히 안 할 수도 없는... 한 마디로 참 힘들더라고요. 그렇게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다 해드렸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제가 그랬죠. '어때요? 작가님 인생이 제 인생보다는 훨씬 낫죠?' 그랬더니 작가님 표정이 한결 편안해지더군요. 그리고 큰 위로가 되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우와! 대표님, 대단하세요!"
그의 따뜻함에 감탄해 내가 물개박수를 쳤다.
"대단하긴요. 인생 뭐 있나요? 서로 위로하고, 위로받고 다들 그렇게 사는 거죠. 들여다보면 인생 별거 없어요. 다 거기서 거기잖아요." - page 108
'위로'가 뭘까......
막연하기만 했던 저에게도 진정한 '위로'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있나? 다들 이렇게 위로를 주고받으며 사는 거겠지?'
책을 읽으면서 나의 경험도 비춰보곤 하였습니다.
그땐 평범하다고 여겼었는데 다시금 꺼내어보니 조금씩 저마다 다른 빛을 지니고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들어 더 그 전의 일상들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그때도 마냥 지루하다고, 맨날 똑같다며 투덜거렸었는데......
이제서야 그 소중함을 느끼게 되다니!
이 책을 덮고나서 간직하고 있던 앨범을 펼쳐들었습니다.
사진 속 어린 내 모습을 보며 아이와 함께 내 기억을 공유하며 또다른 추억을 만들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