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건디 여행 사전 - 여행의 기억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들
임요희 지음 / 파람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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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흥미로웠습니다.

말 그대로 '색(色)다른 여행'이었기에 궁금하였습니다.

깊고 신비로우며 사랑스러운 빛깔,

버건디의 매혹 속으로 떠나는 색다른 여행

『버건디 여행 사전』

 


여행이라하면 '낯선 곳'으로의 '떠남'만을 생각하였습니다.

남들이 가는 곳에서, 남들이 본 것만 보고, 남들이 먹는 것을 먹으며 남들이 찍는 사진을 찍으면서 마치 나만의 '여행'이라는 '착각'에 빠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는 이런 판에 박힌 여행은 내키지 않았다고 합니다.

발상의 전환.

"특별한 곳으로 가는 게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는 특별함을 찾아보면 어떨까." - page 6

그때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이 '버건디'였다고 합니다.

보남파초노주빨, 일곱 빛깔 무지개 가운데 버건디 자리만 없는 이유가 뭘까. 굳이 자리를 찾자면 빨강과 보라 사이가 가장 적합할 것이다. 버건디는 무지개 뒤편,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실체를 알 수 없는 색, 신만이 볼 수 있는 색, 희망 그 이상을 상상하게 하는 색이 버건디다. 누구에게도 닿지 않았으므로 버건디는 미지의 색이다. - page 7 ~ 8

이 매혹적인 색 '버건디'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우선 먼저 만나게 된 <버건디 고무 대야 : 세상 뜨거운 여행>.

​


나의 어린 시절 물놀이의 장소였고 우리 아이도 물놀이의 장소인 '고무 대야'.

보자마자 너무나 정겹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에만 느낄 수 있는 고무 대야.

점점 자랄수록 대야가 아닌 마주하게 되는 현실의 물줄기는 너무나도 거칠고 차갑기만 하였습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도 만나게 될 고무 대야 밖의 삶이 너무나 뜨겁거나 차갑지만은 않길 바래봅니다.


그리고 가슴 아팠던 <버건디 룸 : 남영동 대공분실과 다크투어>.

영화 <1987>을 보았기에 더 공감하면서 읽게 되었습니다.

정처 없이 끌려와 물고문에 전기고문을 당하지만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구조의 대공분실 건물.

그곳에서 울려퍼지는 비명과 그들의 흐르는 피가 제 귓가에, 제 눈 앞에 아른거리는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이 건물을 설계한 우리나라 건축계의 거장 김수근과의 가상 인터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왜 선생님은 이런 무시무시한 건물을 지었습니까? 무고한 생명을 죽이고 인권을 유린하는 피의 현장을 목도하는 기분이 어떻습니까?"

"제가 인권을 유린해요?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저는 인권유린을 자행하는 공산 세력을 징벌하고 제거하는 데 약간의 힘을 보탰을 뿐입니다. 이 건물은 처음부터 인권 옹호를 목적으로 건설된 인권센터입니다."


그가 이렇게 나온다면? 전술한 바와 같이 세계 이성의 충직한 하인으로서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나갈 뿐, 사견은 없다는 식의 논리는 정치 세력이 정적을 살상할 때 합당한 구실이 되어주었다. 생명존중을 넘어서는 가치는 없다. 제아무리 위대한 대의라해도 구체적 인간에 대한 배려 없이는 보편의 동의를 얻을 수 없다. - page 67

 


우리가 사는 세상에 '버건디'란 색이 곳곳에 묻어있었습니다.

우리나라 궁궐 기둥이, 편지를 배달해주는 버건디 우체통이, 그리고 하루해가 기울고 도로를 가득 채우는 차량의 버건디 빛이 있었습니다.

특히나 <버건디 퇴근길 :삶에 필요한 것은 시간과 돈 그리고>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

 


지친 발걸음으로 행복을 찾는 것.

그 행복을 향해 오늘도 버건디 빛을 밝히는 그들의 불빛이 조금은 옅어지길 바래봅니다.


한 가지 색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마치고나니 스스로에게도 묻게 됩니다.

'나는 무슨 색을 찾아 여행을 떠나야할까?'

나를 성장시키는, 나의 삶의 틈엔 어떤 색으로 메워야할지 잠시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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