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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밤에 읽는 만화 그리스 로마 신화
김원경 지음 / 씨네21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관심이 많았지만 막상 읽어보지는 못하였습니다.
수많은 신들을 기억하기란......
그리고 그 방대한 양을 마주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이 책은 무조건 읽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어느새 읽고 있었습니다.
이 책의 매력은 이것이었습니다.
지금껏 이렇게 확 깨는 그리스로마 신화는 없었다!
충만한 B급 감성, 고급진 19금 유머, 허를 찌르는 패러디...
나와 코드가 맞았습니다.
그래서 이번만은 '그리스 로마 신화'로 첫 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야밤에 읽어야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 책.
『야밤에 읽는 만화 그리스 로마 신화』

우선 두께감에 놀라웠습니다.
그런 저에게 저자가 말하길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에 대한 이야기는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모시던 신들의 이야기에 로마의 부흥이 점점 화려한 이야깃거리들을 더하게 하였고 그것들이 당대 또는 후대의 여러 입담꾼과 시인들의 힘을 빌려 전승되면서 오랜 세월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는 정도가 다일 것이다. - page 4
그러니 겁먹을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저자의 이 말이 흥미로웠습니다.
문득 신화가 자리를 잘못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성인의 것이다. 이 신화에는 탐욕과 전쟁과 무분별한 살인이 즐비하다. 신들의 근친상간과, 인간과 동물 간의 이종교배로 인한 혼란, 무자비한 응징, 숨 쉴 틈 없는 집착과 배신이 흔하디 흔하다. 자식들을 잡아먹는 티탄, 통제되지 않는 난봉꾼 제우스, 신탁이라는 이름으로 살인을 밥 먹듯이 이어가는 페르세우스와 헤라클레스로부터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배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성인들이 읽어야 할 시어이며 문화의 초석이다. - page 4
조금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성인의 것인데 아이들에게도 자연스레 읽혔던 점이......
마치 '그림동화'처럼 원작은 잔인하고 끔찍하지만 아이들에게는 한없이 행복한 결말이......
아이러니함 속에서 그리스로마 신화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우스'의 신이 등장하기 전까지.
아버지는 자식들을 죽이려하고 그런 자식 역시도 아버지를 죽이려하는......
이 역시도 가문의 저주처럼 아비인 우라노스는 막내 크로노스로부터, 아비 크로노스는 막내 제우스로부터 쓰러지게 됩니다.

무엇보다 우리 인간에게 불을 선사해준, 신들에겐 뼈다귀를 인간에게는 고기를 선사한 이 '프로메테우스;.
그는 왜 제우스의 금기를 깼을까......

저에게 인상적이었던 농경과 수확,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
그녀의 딸 '페르세포네'에 눈독을 들이던 '하데스'.
결국 하데스는 페르세포네를 납치해버리고 딸을 잃은 어미 데메테르.

신들에게도 보인 '모성'.
그런 데메테르의 심정이 지하세계까지 전해져 하데스는 페르세포네를 다시 어미의 품으로 돌려보내주지만 그녀는 1년의 4분의 1을 지하세계에서 보내야만 했고 그 기간 동안은 마음 아파 우는 데메테르 때문에 모든 대지가 죽어가는 겨울이 온다고 하니 요즘의 날씨로 보면 페르세포네가 다시 지하세계로 갔나 봅니다.
신들 사이에서도 끊이지않게 전쟁이 있었고 갈등이 있었습니다.
또한 '신'들도 '인간'과도 같아서 어쩔 때는 동정이, 어쩔 때는 질투가 드러나 더 친근하게 그들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만화였기에 '키득'거리며 웃으며 읽다보니 어느새 <에필로그>가 나타났습니다.
'어? 벌써?'
책의 두께가 무색할만큼 말처럼 단숨에 읽어버린 그리스로마 신화.
하지만 신화는 계속되었습니다.


사실 신화를 읽다보면 '왜?'라는 의문을 종종 가지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야기합니다.
신화에 이유 따위는 없다.
그냥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리스로마 신화 초보자에게 이 책은 첫 발을 내딛을 수 있게 용기와 희망을 선사해주었습니다.
왜 사람들이 그토록 신화를 읽는지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야밤에 읽게 된 B급 감성의 19금 그리스로마 신화.
읽고 나서 맥주 한 캔과 함께 방탄소년단의 <Dionysus>를 들었습니다.
이제는 이 신을 알기에 이 노래가 귀에 더 잘 들렸습니다.
그냥 취해 마치 디오니소스
한 손에 술잔, 다른 손에 든 티르소스
투명한 크리스탈 잔 속 찰랑이는 예술
예술도 술이지 뭐, 마시면 취해 fool
You dunno you dunno you dunno what to do with
내가 보여줄게 난 전혀 다른 걸 추진
아이비와 거친 나무로 된 mic
절대 단 한 숨에 나오는 소리 따윈 없다 - 방탄소년단의 <Dionysus>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