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미움들 - 김사월 산문집
김사월 지음 / 놀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제목에 끌렸습니다.

『사랑하는 미움들』

 

​

​사실 그녀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이야기를 들을 때 아무런 거리낌없이 귀를 기울일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녀의 이야기에 앞서 조심스런 <접속>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심장 두 개가 가장 가까이 닿게 하고, 당신의 심장박동 신호에 귀를 기울여 나의 것과 속도를 맞춥니다. 그리고 눈을 가만히 감아요. 나는 어쩌면 당신의 꿈속으로 접속할 수도 있겠죠.


이제 내가 당신에게 신호를 보내요.

저의 이야기들을 용서해주시겠어요? - page 5

그렇게 서로의 심장 속도를 맞추고 가만히 눈을 감으며 꿈속에서의 동행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녀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아이'였습니다.

외롭다. 심심하다. 누구라도 내 옆에 있었으면. 사무치는 고독에 푹 잠긴 채 결국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집에서 라면을 먹으며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켜야지, 생각했다. - page 15


​아이였기에 그녀를 둘러싼 세상은 무섭고도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런 감정을 숨기지않고 오히려 드러냄으로써 당당히 자신의 길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에 그만 내 모습을 투영해보기도 합니다.

그러곤 한참을 멍하니 있어봅니다.

​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상처 주는 키를 우리는 모두 가지고 있어>는 '트위터'와 관련된 이야기였습니다.

트위터가 켜진 스마트폰.

리트윗과 하트들 사이.

그녀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죽고 싶었던 적이 있나요?"

하고 물으며 우리는 어색함에 웃었다.

"정말 죽고 싶었던 적은 없어요. 그렇지만 죽고 싶을 정도로, 어쩌면 그 이상으로 괴로웠던 적이 있었어요."

그녀는 대답했다.

"내가 너 때문에 죽는 거야. 나는 너 때문에 죽는 거야. 그렇게 말한 적이 있어요. 어떤 고통을 끝내는 키가 나의 죽음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 page 81 ~82

​

요즘들어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마감한 이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녀의 노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상처 주는 키를 우리는 모두 가지고 있어」가 애잔하게 제 마음을 울리곤 하였습니다.




책 제목처럼 <사랑하는 미움들>에 대해 그녀는 이야기합니다.

​


​

부족함투성이인 자신을 미워하는 마음을 품지 말고 스스로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

참으로 어렵기만 합니다.

나는 아직도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그러나 예전처럼 나를 가치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 page 159 ~160

​


조금씩 그녀는 우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손끝을 따뜻하게 만들고 숨을 천천히 쉬어 심장박동을 진정시킨다. 나만의 시간. 오직 나만 생각해야 하는 시간. 그 시간이 나를 기다린다. - page 202

그리고는 우리에게 전한 이야기.

강하게 쥐면 손에 무엇도 남지 않는 모래를 가지려면 가볍게 손을 오므려 넘치지 않게 찰랑찰랑하게 담기. 나의 몫만큼 가지며 오래될 수 있는 내가 되기를 희망하기로 했다. - page 205


저는 긍정적이지 못하고 소극적인 태도로 세상 속에서 웅크리고만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발짝 떼기가 두려워 자꾸만 주저앉곤 하였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그녀가 손을 내밀며 말해주었습니다.

당신과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이 여기 살아가고 있으니 너무 자책하며 아파하지 말라고.

당신도 충분히 잘 살아갈 수 있다고.

당신이 세상에 있어줘서 오히려 고맙다고.

꾹꾹 눌러 쓴 진심이 그녀의 글에서, 노래에서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그녀 덕분에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에 안도하고 안심하고 고맙고 눈물나는 일이라는 것.

그렇게 또 하루를 보내는 내 자신이 '사랑하는 미움들'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