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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가 뭐라고 - 여러분, 떡볶이는 사랑이고 평화이고 행복입니다
김민정 지음 / 뜻밖 / 2019년 11월
평점 :
저의 최애 음식들.
치킨 & 맥주
삼겹살 &소주
빵 & 커피
등등.
때론 허기진 내 배를 채워주기도 하고 마음이 허전할 때 달래주기도 하는 음식들.
그중에도 최애 음식을 넘어선 소울 푸드가 있습니다.
떡 볶 이
어릴 적엔 엄마가 만들어 주었었고
학생 땐 하교길 친구들과 길거리나 분식집에서 수다를 떨며 먹었었고
지금은 생각날 때 직접 만들어 먹는
간편하지만 내 영혼마저 든든히 채워주는 음식인 떡볶이.
한 달에 떡볶이 안 먹은 날을 세는 것이 오히려 더 빠를 정도로 나에게 '사랑'이자 '행복', '나'라고 자부하는데 그런 저를 보는 주변 이들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또 떡볶이야!"
"떡볶이가 뭐라고 매번 떡볶이야!"
그들은 제 심정을 모르는 소리로 하는 이야기.
하지만 은근히 상처를 받게 하는 소리.
그런데 그런 저와 비슷한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책 제목도 너무나 친숙하게 다가오는 건 낯설지않게 많이 들어봤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냉큼 읽어보았습니다.
『떡볶이가 뭐라고』

책장을 펼치면 어디서 많이 보던 문구가 떠~억하니 나타납니다.
<봄날의 떡볶이를 좋아하시나요?>
그리곤 봄날의 떡볶이를, 여름날의 떡볶이를, 가을날의 떡볶이를, 마지막 겨울날의 떡볶이를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러면 깨닫게 되는 사실이 있습니다.
떡볶이의 계절이란 것이 있을까? 봄 여름 가을 겨울, 떡볶이는 언제 먹어도 좋다. - page 18
언제 먹어도 좋은 이 떡볶이!
저자에게는 '떡볶이'가 이런 의미라고 하였습니다.
떡볶이를 먹고 또 하루를 버틸 용기를, 힘을 얻을 수 있다면 다행이다 싶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늘도 살아야겠다는 동기 부여이고, 떡볶이는 어느 계절에든 동기 부여에 가장 적절한 음식이다. - page 19
그렇기에 감히 '소울 푸드'라 불러도 될 것 같습니다.
'떡볶이'가 우리의 인생과도 닮아있었습니다.
인생도 가끔 그렇다. '뭔가'가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그 뭔가가 무언지 잘 모르겠다 싶은 순간이 있고, 사실은 다시다처럼 강력한 인공적인 힘, 이를테면 타인의 도움 같은 실질적인 힘이 필요한데도 자존심 때문에 부탁하지 못하는 상황은 셀 수 없이 많다. 돌아서 가더라도 내 길을 가겠다고 생각한 순간, 간장을 부었다가 소금을 넣었다가 고추장을 추가해 짜디짠 인간이 되는 순간도 있고, 뭘 넣어도 안 되겠다 싶어서 심심한 인간이 되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그 어떤 부족함을 찾아내어 제 갈 길을 갈 게 분명하다는 근거 없는 배짱이 생기기도 한다. 마치 언젠간 떡볶이 간을 맞출 날이 있다고 믿는 것처럼. (간 맞추기가 얼마나 어려우면 이런 개똥철학에까지 도달하는 걸까.) - page 26
누구나 간편한 재로로 쉽게 도전할 수 있는 떡볶이.
그 맛의 비법을 온전히 터득할 수 없는 떡볶이의 존재 그 자체에 또다시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에 공감하곤 하였습니다.
<군침의 달인>
저자 역시도 이십대 시절엔 음식이 인생의 중심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덜 먹어서 체중이 덜 나가는 것이 맛있는 음식을 먹는 삶보다 우위에 있다고 여기는, 의식주 중 '의'의 세계에 살았었습니다.
하지만 마흔이 되면서 '식'의 삶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음식이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준다는 말을 믿는 시기다.
...
그 '풍요로움'이란 식탁 위를 가득 채운 반찬이 아니라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는 개인적으로 소소한 풍요로움이다. - page 98

시뻘건 떡볶이가 전하는 위로.
왠지 오늘 하루를 떡볶이에 맡겨보는 건 어떨지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한 번쯤 의문을 가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떡볶이란 대체 무엇일까?
이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책 속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음식이 영혼을 위로한다고 케이가 그랬어."
"뭘 위로해?"
"영혼."
"뭐라고?"
"영혼......" - page 154
저에게 '떡볶이'가 그랬습니다.
입과 내 위를 위로하기도 하지만 내 영혼도 위로해 주었습니다.
가끔은 엄마의 냄새가 나는 것도 같았고 때론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곱씹어주기도 해 주었고 울적해 내 마음을 대변해 매운 맛으로 그 슬픔을 가려주기도 하였습니다.
아마 책에선 이 말을 전하고자 하는 것 같았습니다.
'떡볶이'라고 쓰여 있었지만 독자에게 던진 질문.
당신에게 영혼의 음식은 무엇인가요?
잠시 당신의 음식을 떠올리며 행복을 느끼기를 바란다는......
책을 덮고나니 더없이 '떡볶이'가 먹고싶어졌습니다.
왠지 지금 먹을 떡볶이의 맛은 어떨지......
고인 침을 삼키며 떡볶이를 먹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