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칭 포 허니맨 - 양봉남을 찾아서
박현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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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추천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로맨스라 이름 붙여진 사건들의 뒷면에 대체 얼마나 많은 미스터리가 숨어 있을까.

- 박현진(「좋아해줘」「6년째 연애중」영화감독)


'로맨스'라 쓰고 '미스터리'라 읽을 수 있었던 소설.

그래서 더 몰입하면서 읽었던 소설.

끝난 듯 끝나지 않았던, 현재에도 진행중인 이 소설.

『서칭 포 허니맨 : 양봉남을 찾아서』

 


「서칭 포 허니맨」프로젝트는 도로미의 한마디로 시작되었다. - page 12


대기줄이 골목까지 늘어선 인기 레스토랑에 마주하게된 이들.

도로미, 박하담, 윤차경.

서로 안부 인사를 나누며 수다를 떨다가 맥락과 아무 상관없어 보이는 뜬금없이 내뱉는 로미.

"그래서 제가 제주도에 가서 양봉을 하면서 살 뻔했어요."

오히려 예상치 못한 말이 나오게 됩니다.

"거기 왜 '그래서'가 들어가요?"

하담이 물었다. 반면 차경은 놀라지도 않았다.

"친절과 관심을 구분하지 못해서 제주도에서 양봉하면서 살 뻔했다는 거예요?"

"네, 바로 그거예요."

도로미는 명랑하게 말했다.

"3년 전의 일이었어요." - page 20

그렇게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3년 전 제주.

도로미는 당시 합동 상품 전시회에 초대를 받게 됩니다.

2박 3일 일정에 제주에 간다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남긴 그녀.

그런 그녀에게 다가온 이가 있었습니다.

나이는 30대 초중반?

로미의 일러스트 팬이라며 제주 온다는 글을 보고 만나보고 싶어서 왔다는 그는 양봉을 한다며 다가옵니다.

그런 그와 다음 날에도 만나면서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저는 그 사람 얘기를 들으면서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이마에 열이 오르는 기분을 느꼈어요. 미남이었냐고요? 그런가, 첫날보다는 확실히 더 좋은 인상이었지만...... 키는 중간 정도고, 얼굴은 검은 편이었나, 아니었나.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인상이었어요! 저는 왠지 그날 그런 예감을 느꼈어요. 아, 나는 이 사람과 결혼해서 제주도에서 양봉을 하며 살게 되는 건가. 이렇게 난 자아거리 연애를 하다가 결혼하는 건가. 왜 다들 그러잖아요. 결혼할 사람은 처음 본 순간부터 안다고. 제게 바로 그런 느낌이 찾아온 거예요. - page 22 ~ 23


누가 봐도 착각이라 여길만 하지만 너무나도 진지한 얼굴을 한 로미.

"제주로 직접 가서요. 양봉한다는 그 사람, 양봉남을 찾아서요."

하담은 분명 식사 때 와인을 한 잔밖에 하지 않았다. 물론 그 전에 회사를 나온 후 다른 프리랜서 친구들을 만나 낮술을 좀 했다는 건 이미 잊어버렸다. 지금 하는 말은 술 취한 소리라는 것을 자기도 미처 깨닫지 못했다. 하지만 가끔 술은 우리에게 예쌍치 않은 선물을 준다. 하담의 마음속은 그 순간만은 진정한 열의와 순수한 호기심, 예술적 영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담은 엄숙하게 선언했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서칭 포 허니맨」이에요." - page 30 ~ 31


그때 그 말이 그들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어놓을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제주도를 향해 날아간 3명의 여인들.

그들은 저마다 목적을 가지고, 마치 벌처럼.

​

 


「서칭 포 허니맨」프로젝트는 세 명의 후보자가 있었고 그 중 두 명을 찾았지만 아니었습니다.

이제 남은 한 사람.

차경과 하담은 이 프로젝트가 애초부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로미는 달랐습니다.

"그건 일단 가봐야 아는 거고요. 저는 뭐 다시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찾겠다고 한 건 아니에요."

"그럼요?" 차경이 물었다.

"그냥 알고 싶었어요." 로미는 과자를 입에 넣으며 아작아작 깨물었다. "그 몇 년 전에 유행했던 유명한 말 있잖아요. '그는 당신에게 그렇게 반하지 않았다'인가. 히스 낫 댓 인투 유He’s Not That into You, 라고."

"거기서 남자가 연락하지 않은 이유는 '그렇게' 반하지 않아서라고 했는데, '그렇게'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었어요. 어느 정도가 되어야 'that'이 되는 건지. 그걸 물어보고 싶었어요."
모두 마음에 둔 이유였다. 누구도 답을 쉽게 알 수 없는 질문이었다. 다시 연락을 하려면 정말 얼마나 호감이 있어야 하는 걸까? 아니면, 반하지 않은 것 이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그를 만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답이었다.

"그리고 뭐 이유가 하나 더 있다면......"

로미는 과자를 다 삼킨 후 바닥에 떨어진 과자 부스러기를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주웠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요." - page 147 ~ 148


양봉남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뜻하지않게 알게되는 진실들.

진실들을 마주한 순간 또다시 좌절을 하겠지만 그래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을 선사하기에 그녀들을 저마다 열심히 날갯깃을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서칭 포 허니맨」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아직은. 많은 일들이 있었던 만큼 할 얘기도 많아. 다큐멘터리「서칭 포 허니맨」은 허니맨을 찾았는가 아닌가에서 끝나는 이야기로 기획하지 않았다. 여전히 진행형으로 자신만의 허니맨을 찾는 사람들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아직 찾고 있다. 아직 만들고 있다. - page 492 

​

 


이 소설이 '로맨스 미스터리'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로맨스가 우리에게 거짓말을 한다. 우리 시대의 수많은 로맨스 스토리가 우리를 속인다. 눈을 가려 뻔한 사실을 외면하게 하고, 현실에서는 수많은 타협을 거쳐야 유지되는 관계를 사랑으로 치자아한다. 로맨스는 배신의 쓰라림을 안기지만, 애초에 거짓된 믿음이었다. - page 371


문득 이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김광석의 <사랑이라는 이유로>.

사랑이라는 이유로 하얗게 새운 많은 밤들
이젠 멀어져 기억 속으로 묻혀
함께 나누던 우리의 많은 얘기 가슴에 남아
이젠 다시 추억의 미소만 내게 남겨 주네  - 김광석의 <사랑이라는 이유로> 중에서

우리 모두가 하는 '사랑'이 각자에겐 어떤 의미인지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곤 하였습니다.


이 소설이 재미있었던 것은 '벌'들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과도 닮아있다는 점에서 새롭게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밖이 아무리 추워도 오늘 하루 열심히 날갯짓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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