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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연한 고양이
최은영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10월
평점 :
개인적으로 '고양이'를 좋아하기에 무심코 집어들어 읽게 된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
고양이 특유의 무심히 다가와서는 나중에 제 마음을 휘젓고는 홀연히 떠나버렸습니다.
그래서 더 아련히 남았던 소설.
『공공연한 고양이』

짧지만 긴 여운의 소설이었습니다.
특히나 이 소설의 작가들은 저마다 고양이와의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 감정이 고스란히 소설 속에 묻어나 있었습니다.
때론 다정하게.
때론 아련하게.
책장을 펼치면 우선 만나게 되는 작가 '최은영'씨의 <임보 일기>.
금요일 저녁.
그녀는 지하주차장 구석 바닥에 배를 바짝 깔고 귀를 뒤로 젖혀있는 고양이를 마주하게 됩니다.
고양아. 괜찮아.- page 9
우선 고양이의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예전에 다니던 병원에서 검진을 하고 주인을 찾아주고자 고양이의 사진을 찍어서 전단을 아파트 단지와 담벼락, 전봇대에, 동네의 크고 작은 동물병원에 붙이고 네이버 고양이 카페와 지역 주민 커뮤니티 가페에도 글을 올립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도 고양이를 찾는다는 연락은 없습니다.
동물병원 원장은 아마도 유기일 것이라고 윤주 씨가 키우는 것을 제안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다시 고양이를 사랑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팥빵이를 키울 때, 윤주가 가자아 두려워 했던 건 팥빵이를 잃어버리는 일이었다. 죽음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실종은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키우던 동물을 잠깐의 실수로 잃어버린 사람들의 사연을 읽으며 윤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미 팥빵이는 세상에 없는데도, 마치 여전히, 자신이 팥빵이를 잃어버릴 수 있는 사람인 것처럼. - page 14
두 달이 지나고 윤주는 좋은 사람에게 입양을 보내기로 결심합니다.
이미 아픈 일을 겪은 아이여서 두 번째 가족은 아이를 무지개다리 건널 때까지 맡아줄 수 있는 분들이었으면 좋겠어요. - page 18
그리고 만나게 될 고양이의 새 가족.
고양이는 윤주의 발등에 얼굴을 베고서 작은 혀를 조금 내밀고 그녀를 바라봤다. 더 정을 주지 않으려고 이름조차 짓지 않았는데도, 피부를 맞대고 맥박을 느낀 다정한 존재의 무게가 가벼울 수는 없었다. 윤주는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양이와 함께할 시간이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은 아프지만, 행복한 헤어짐도 가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조금은 예감하면서. - page 21
이를 시작으로 작가의 소설 속 고양이와의 만남, 동거, 헤어짐 등이 그려져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이나경'의 <너를 부른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첫 문장.
나는 심유선이라고 해. 여기 3층 살던 심유진이라는 사람의 동생인데, 언니랑은 얼굴도 몸도 딴판이지? 그나마 닮은 건 이름 정도랄까.
그리고 너는...... 네 진짜 이름이 무엇이건 언니는 너를 그림자라고 불렀어. 처음 들었을 때는 그 이름을 한참 비웃었고 지금도 여전히 마뜩잖게 생각하지만 너를 달리 뭐라고 부를까. 먼발치 그늘에 까만 몸을 옹그리고 있는 너를. - page 61
한번은 길고양이 연쇄 살해범에 대해 이야기하는 언니.
다들 범인이 고양이로는 만족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어. 자고로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되는 법이거든. 그럼 고양이 다음은 뭘까? 모르긴 몰라도 그 끝은 인간이겠지. - page 68
그런데 우려하던 일이 일어나게 됩니다.
언니네 빌라에서 가까운 곳의 옥탑방에 혼자 살던 이십대 취준생 피살 사건.
언니는 아마 그 사람이 고양이 살해범인 것 같다고 하고 그림자가 그 사람을 죽였다는,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다......
언니가 칼에 찔려 숨을 거두게 됩니다.
그것도 하필 그 순간 지나가는 사람이 여자였기에, 무슨 원한 없이 죽였다는 범인.
그 무엇도 믿기지 않는 유선이는 이렇게 외칩니다.

그러니까 이제 그만 나와. - page 76
이 외침이 공허한 메아리로 울리곤 하였습니다.
이제는 반려묘로 우리와 살아가는 고양이.
단순한 동물이 아닌 우리와 피부를 맞대고 교감을 하면서 그렇게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기에 보다 그들을 대하는 태도에 신중을 기해야함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경의선 숲길에서 고양이를 끔찍하게 살해한 사건이 있었는데 더 이상은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동물보호법에 대해 보다 강력한 처벌이 생기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