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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히말라야 - 설악아씨의 히말라야 횡단 트레킹
문승영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11월
평점 :
'인간'이지만 결국 '자연' 앞에선 한낱 미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곳, '히말라야'.
결코 그 곳은 '정복'이 아니라 신 앞에, 자연 앞에 '겸손'과 '경이로움'을 일깨주는 곳.
그래서 이곳으로의 여행이 더 의미가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히말라야 횡단 트레킹을 한 그 남자, 그 여자.
산을 좋아하는 여자 '문승영'씨와 산에서 인연을 만난 그 '타오'.
"앞으로 이 세상의 모든 길을 함께 걷자." - page 21
그의 프로포즈가, 그녀의 버킷리스트 '히말라야 횡단 트레일'이 신혼여행지로 선택될 줄이야!
분명 그들은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2014년 3월 16일 그들의 첫 출발에 동행해 봅니다.
『함께, 히말라야』

우선 히말라야 횡단 트레일(Great Himalaya Trail, 이하 GHT)를 보면 다음과 같았습니다.

보통 GHT라고 하면 네팔의 동쪽 국경에 위치한 칸첸중가 북면 베이스 캠프인 팡페마에서 시작하여 해발고도 3,000m~6,000m의 히말라야 산맥을 따라 서쪽 국경인 힐사까지 이어지는 GHT 하이 루트, 일명 '극한의 루트'로도 불리는 그 곳을 한국인 최초 완주자가 된 그들.
완주가 가능할 수 있었던 건 그들에게 인연에 인연이 더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히말라야의 산길을 누비며 믿음의 탑을 쌓아온 인연들이 결국은 '사람'이라는 큰 선물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살을 파고드는 추위.
고지대의 희박한 산소는 사람을 미치게 만듭니다.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위험천만한 길들.
그럼에도 그곳을 가는 이유는 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현지인들이 신성하게 여긴다는 '칸둔추 폭포'의 빙하가 되어 장관을 이룬 모습은 저 역시도 탄성을 자아낼 만큼 멋지고도 위대하였습니다.
20일차 땐 밤새 내린 눈으로 덮여 희미한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바람도 거세 이동하기도 어려운 상황.
삽시간에 모든 것을 삼켜버린 화이트 아웃.
몇 번이고 주저앉고 싶고 혼자였다면 두려움으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공포를 느꼈겠지만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도 무사히 텐트 속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침낭 속에서 잠을 청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깊고 무거운 겨울만이 존재하는 그곳을 빠져나왔다. 히말라야의 대자연 앞에 내가 얼마나 무기력한 존재인지 절절히 느꼈다. 그 무기력함의 끝에 힘들다 못해 고통스러워하던 스태프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러자 내가 대단한 일을 해냈다는 자부심보다는 죄책감에 가슴이 저며 온다. - page 183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그들의 여행도 그 끝을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눈앞에 펼쳐진 설산의 파노라마.
그리고 이어진 그녀의 이야기.
'정말 우리가 저곳을 지나온 것이 맞나?'
보고도 믿기지 않는 풍경에 빠져있던 나는 절절한 눈물을 쏟아냈던 웨스트 콜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가슴 벅찬 후련함에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때 로체 위로 꽃구름 한 송이가 피어올랐다. 여러 가지 빛깔을 띤 꽃구름은 우리와 닮았다. 생김도, 성격도 모두 제각각이었지만, 우리는 하나였다. 쉴 새 없이 몰아치던 눈보라도, 모질었던 추위도, 육신이 사그라질 것같던 고통도 우리를 갈라놓지 못했다. 우리는 절망적인 상황일수록 더욱 똘똘 뭉쳐 아름답게 피어올랐다. 마치 꽃구름 한 송이처럼. - page 317 ~ 319

그렇게 그들은 40일차, 오후 4시.
아찔했던 신혼여행의 종착지 루클라에 도착하게 됩니다.
처음이자 마지막 식사를 하게 된 그들의 메뉴는 포터들이 매일 먹는 '치킨 달밧'으로 그렇게 밥 한 끼로, 그을린 얼굴을 마주보며 서로의 안녕과 행복을 빌어주며 여정의 마무리를 찍었습니다.
역시나 히말라야라고 하면 '설산'이 떠오르곤 하였는데 책 속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히말라야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급격한 기후변화는 고산지대의 만년설을 녹아내리며, 기록적인 폭우와 폭설을 내리기도 한다. 이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어 고산식물과 야생동물이 멸종되고, 히말라야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 page 264
새삼 지구 온난화의 심각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이기로 인해 위대한 자연의 변화가 안타깝고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얀 길 위에 새긴 그들의 발자국이 책장을 덮는 순간 아른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마도 그 발자국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기에 쉽게 덮여지지 않았나봅니다.
나중에라도 그 발자국에 또 다른 이의 발자국이 새겨지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기를 기약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