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다른 나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9
임현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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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시리즈>

꾸준히 찾아 읽어보진 못하였습니다.


그러다 이번엔 그냥 '이끌림'이 있었습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모호함 때문이었을까......

읽고나서도 끝나지 않았던 소설.

그래서 더 인상깊이 남은 소설.

『당신과 다른 나』

 


첫 문장부터 의미심장하였습니다.

단순한 건망증이라고 생각했어요. 업무적인 특성상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탓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이가 다루는 성분들의 종류를 듣는 것만으로도 나는 벌써 기겁할 정도였으니까요. - page 9


무언가 자주 잊어버리는 그이에 대한 푸념이 이어진 아내.

한번은 그이가 전화로 무언가를 찾는 중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그래서 지금 뭘 찾는 거라고?" - page 12


"모르겠어."

그러나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불안하고 실망한 목소리가 돌아왔습니다.

"미안해. 어디에 있는 건지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

"아니야. 괜찮아. 나는 괜찮으니까 다시 한 번만 말해줄래? 그래서 욕실에서 지금 뭘 찾고 있었다는 거야?" - page 13


이젠 있지도 않았던 강아지를 찾아야한다는 그이.

무엇보다 그런 그이를 보고만 있는 일은 나를 미치게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들키지 않게 심호흡을 하며, 나는 오래전 그이가 보았다던 그 고래에 대해서만 생각하려 했습니다. 그게 어쩐지 나를 조금은 견딜 수 있게 만들어주었거든요. 그러니까 그날 내가 본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실제로 거기에 무엇이 있었든 하나도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다만, 당시에는 우리가 그렇게 믿기로 했다는 거예요. 그럼에도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되었던 것만은 틀림이 없었습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도 그런 게 아닐까. 내 남편을 믿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고요. 그게 오직 나 한 사람뿐이라는 것도 의심할 수 없을 만큼 분명했습니다. - page 69 ~ 70

그래서 아내는 그를 위해 강아지를 데려오게 됩니다.


그런데......

그이의 태도가 이상합니다.

그 개와 아내를 아주 낯설게 바라보는 그이.

그래서 아내는 그이가 무얼 숨기는지에 대해, 자신에게 해명하길 바라며 낮에 연구실로 전화했다고 말문을 열게 됩니다.

"그런데 왜 거기 사람들은 아무도 당신을 모르지?" - page 107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가 전개되었습니다.

미양이 휴대폰으로 무언가를 검색하다가 흥미로운 걸 발견하게 됩니다.

"이것 좀 봐. 누가 당신을 찾고 있는데?" - page 51

'내 남편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글 하나.

스크롤을 조금 내리자 자신을 닮은 남자의 사진이 나타납니다.


소설을 쓰는 그.

몇 달 전, 서점에서 무더위를 피하고 있던 그를 웬 낯선 여자가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곤 그를 바라보며 우는 그 여자.

화들짝 놀란 그는 도망쳐 나가는데 그의 등 뒤에서 부르는 친근하고 다정한 목소리.

"여보......"- page 97


결국 그 여자와 맞닥뜨린 그에게 그녀는 이야기합니다.

"실은 얼마 전에 그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거든요." - page 98

죽은 남편과 닮은 그에게 자신의 속사정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그렇게 그는 오랜 시간 그 여자의 말을 들어주게 됩니다.


그 여자의 말이 좀처럼 잊혀지지 않은 그는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소설을 출간하게 됩니다.

출간 몇 달 뒤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내 남편을 찾습니다'는 자신의 소설과 너무나 닮아 있었고 연이은 제보 글에 그는 여자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약속을 합니다.

그렇게 만나게 된 그녀의 태도는 오히려 그를 자신의 남편으로 대하는데...... 


"실은, 당신이 모르는 비밀이 있어."

등 뒤에 무얼 숨기고 있는지 미양은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 나를 마주 보고 서 있을 그 사람이 진짜 내 아내가 맞다면, 내가 무엇을 말하든 믿어 주지 않을 것이다. 누구보다 미양은 나를 잘 아는 사람이었으니까. 내가 그런 일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는 걸 가장 잘 알고 있을 테니까. - page 132 ~ 133


읽고나서도 조금은 충격에 헤어나오질 못하였습니다.

그럼 '나'는 누구지?

라는 의문을 남긴 이 소설.


이 이야기가 이 소설의 의미를 뜻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나와 어딘가 닮았지만 그럼에도 결국 나와는 다른 타인.

스스로에게도 의심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나는 나를 믿어도 되는 것일까......


소설과 현실의 경계.

그 경계 속에서 살아가는 나와 또 다른 나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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