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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가 된 의사 이야기 - 정신과 의사 이시형의 마음을 씻는 치유의 글과 그림!
이시형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10월
평점 :
정신과 의사 '이시형' 박사.
그는 ‘화병(HWA-BYUNG)’을 세계 최초로 정신의학 용어로 만든 정신의학계의 권위자이자 '국민 의사'로 불리며 우리 사회에 건강한 정신과 자연체로 살아가는 법에 대한 화두를 던져왔다고 하였습니다.
그런 그가 이번에 삶에 대해, 젊음과 나이듦, 희망에 대해 지친 이들을 위해 치유의 글과 그림을 가지고 다가왔습니다.
『농부가 된 의사 이야기』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그는 이야기합니다.
지금까지 그림의 주제가 산이었다면 이번엔 흙입니다. 흙먼지 덮어쓴 농부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편할 수가 없습니다. 엄마 품에 안기듯 푸근합니다. 이게 흙이 주는 축복이요 매력인가 봅니다. 낙엽귀근, 잎이 지면 뿌리로 돌아가는 대우주의 순환 원리에 따라 조용히 돌아가렵니다. - page 9
그렇게 흙먼지를 덮어썼지만 마음만은 편안 농부 이야기.
그가 전하는 자연의 목소리, 인생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봅니다.
인간의 숙명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선방 뒤뜰에 지기 시작한 낙엽.
그 낙엽을 한가로이 쓸기 시작하는 노승의 쓸기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야기합니다.
산다는 것도 그런 게 아닐까요. 도를 향한 선승의 수행도 이와 다르지 않을 터입니다. 아무리 마음을 정갈히 다듬는다 해도 인간에겐 끝없는 욕심이 숙명처럼 따라다닙니다. 그렇다고 정진을 멈출 수 없는 게 수행의 길입니다. 노승의 비질은 엄숙한 인간의 숙명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 page 26 ~ 27
요즘처럼 떨어지는 낙엽에 그가 전한 이 이야기를 곱씹어 봅니다.
최근에 방황 아닌 방황을 하였었습니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그저 약해진 마음 앞에 무너진 제 모습에 우울하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가 일러주었습니다.
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흉보지 마세요, 그게 인간의 속성입니다. 약한 구석이 있는 것도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지나친 자학도 자책도 하지 마세요. 그럴 땐 숲을 찾아가세요. 바람에 흔들리는 가냘픈 억새를 보세요. 곧 부서질 듯 흔들리다가도 짓궂은 바람이 자면 꼿꼿이 머리를 듭니다. 선비의 붓끝처럼 굽힘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너머 솔의 기개를 보세요. 눈보라 한파에도 솔은 변함이 없습니다. 몇 천 년이 흘러도 푸르창창합니다. 옆에 다른 나무들이 화려한 꽃을 피우고 다 떨치고 녹음, 단풍, 그리고 나목으로 되어도 솔은 그런 변화를 짐짓 외면한 채 언제나 푸릅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위대한 스승입니다. - page 88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냥 자책했던 나에게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왠지 가냘프지만 꼿꼿한 억새가 되어보고 싶었습니다.
4계절 -봄, 여름, 가을, 겨울- 속 자연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 중에 가을과 겨울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을이란 계절......

겨울 이야기 중 앞서 그가 말했던 '낙엽귀근'.

묵묵히 그의 그림을 따라, 글을 따라가다보니 계절이 지나고 다시 또 찾아올 계절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아둥바둥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연은 묵묵히 바라보며 때론 시련을, 때론 위로를 건네주었습니다.
왠지 흙먼지를 뒤덮으며 살아간다는 그가 진정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책을 읽고나서 문득 창 밖을 바라보았습니다.
가을 바람에 낙엽이 떨어지고 그 떨어진 낙엽을 쓰는 아저씨.
형형색색의 옷으로 갈아입은 나무들.
그래도 푸르름을 간직한 나무.
나는 무엇을 향해 살아갔는지 잠시 묵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