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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살아볼 용기 - 당연한 것들과의 결별
이종미 지음 / 들메나무 / 2019년 10월
평점 :
책 제목에 마음이 이끌려서 읽게 된 이 책.
하지만 읽고 난 뒤엔 왠지모를 묵직함이 남는 건 아직도 우리 사회에 '비혼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의 무게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 맘대로 살아볼 용기』

"제발 내 인생에 관심 좀 꺼주시죠!"
세상을 향한 비혼 여성들의 소리없는 외침.
하지만 그녀들의 선택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책장을 펼쳐들었습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였습니다.
남들 기준에 아득바득 나를 맞추는 대신 진정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 온전히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에만 집중할 뿐, 오히려 모두가 바라는 것에 용기를내지 않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용기 있는 삶이라니, 참 아이러니하다. - page 7
저 역시도 그녀에게 박수를 보냈으니......
책 속엔 비혼의 중년 여성으로 살아가는, 세상의 시선과 그 속의 상처, 자족 등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쉽게 읽혀지지만 쉽게 잊혀지지 않는, 그 무언가가 가슴 속에 남아 맴돌곤 하였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결혼 안 하고 살 용기.
이에 대해 그녀는 이야기합니다.
'결혼해라', '애를 낳아라'하고 정부가 개인의 사생활을 간섭하고 제도로 차별, 강제하는 것보다는 각 개인이 행복할 수 있는 제도, 사회를 만들면 자연스럽게 가족이나 공동체에 대한 관심도 늘어날 것이다. 저출산으로 인해 젊은 노동력과 그들이 내야 할 각종 세금이 줄어들어 걱정이라면 출산을 꼭 '법적 혼인' 관계로만 한정하지 않으면 된다. 경제적 이유, 신념에 따라 동거 중 출산한 부부, 법적 혼인 전 이별한 미혼모(부) 등의 '한부모 가정' 자녀도 박탈감 없이 살 수 있는 제도를 만들면 된다. 이민자 가족도 많지 않은가.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생명을 만들 일은 아니다. 자기 철학이나 경제적 이유로 비혼을 선택한 사람을 '결혼을 하지 않은 혼잣몸'이라는 이유로 정책에서 소외시키고 차별해서는 안 된다. - page 26
앞으로 1인 가구가, 싱글족이 늘어나는 시점에서 우선적으로 사회보장제도가 '가구, 가족 중심'에서 '개인'으로 바뀌어야함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 속엔 유독 걷기나 등산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걸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특히나 그들의 뒷모습이 아련히 남았습니다.

아마도 걷기와 우리의 '인생'이 닮았기에 그랬나봅니다.
영화 「걷기왕」에서도
걷는 건 누구나 하지만 경보는 아무나 안 한다. 경보는 특별한 날 특별한 목표가 있지만 걷기는 별 목표가 없는 일상의 평범한 해우이다. 이 영화는 남보다 조금 늦게 걸어도 자기만의 속도로 느끼는 행복이 최고라고 말한다. 미리 정해놓은 꿈이 없어도 잘 살 수 있다는 것, 느리지만 내가 나로 살고 자신한테 편할 때 꿈이나 열정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 설혹 꿈이 없어도 다 저 나름의 삶을 꾸릴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 page 120
이 영화는 꿈의 유무, 타인의 평가와 시선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각자 '자기만의 길과 속도를 찾자'라고 말한다.
"인생은 육상이 아니다. 육상은 정해진 길을 찾아가는 거지만 인생은 자기만의 길을 찾아 헤매는 과정이다." - page 123
책 속엔 다양한 '용기'들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남들 다 가진 것'을 안 가질 용기
내 속도대로 걸을 용기
세상의 차별에 당당히 맞설 용기
등 그 용기들 속에 그 무엇보다 '내'가 당당히 서 있어야함을 일깨워주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모습.
그 뒷모습이 이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상처는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발뒤꿈치 같은 곳... - page 254
그래서 더 묘하고도 진한 연민이 남는가봅니다.
책을 읽고나니 또다시 이 책을 펼쳐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땐 그녀가 추천했던 책들과 함께, 영화와 함께 세상 앞에 당당히 살아갈 용기를 내 보며 그녀의 이야기를 곱씹으며 그렇게 읽어내려가야겠습니다.
이 책이 '비혼 여성'들만의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지쳐 쓰러지지 말고 자신만의 속도로 세상 앞에 당당히 나아가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이번에 개봉한 〈82년생 김지영〉이 떠올랐습니다.
그녀에게도 부디 세상을 맞설 용기를 내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