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의 역사 - 인류 역사의 발자취를 찾다 ㅣ 소소의책 역사교양서
브라이언 페이건 지음, 성춘택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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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합니다.

그저 과거의 흔적을 발견하는 학문이라는 정도.


그래서 더 알고 싶었습니다.

아니, 정확히 '고고학'에 대해 알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책의 뒷 표지에 적힌 이야기가 왜 고고학을 알아야하는지 일러주었기 때문입니다.


고고학은 사람의 이야기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에서 기인하여 현재의 우리가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는지를 알아가는 흥미로운 여정이다. 보물 사냥에서 시작했지만, 고고학의 등장으로 세계 곳곳에 묻혀 있던 문명의 퍼즐 조각들이 맞춰지는 놀라운 발견이 이어졌다. 선사시대와 고대 문명의 유적, 유물을 두고 많은 논란이 벌어졌으며, 새로운 편년 체계와 과학적 방법으로 이제는 인류의 역사를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게 되었다. 세계적인 고고학자 브라이언 페이건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이 책은 인류의 생물학적이고 문화적인 다양성을 이해하는 지적 토대가 되어줄 것이다.


결국 우리의 이야기이기에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연결되어 있기에 이에 대한 이해는 앞으로 살아갈 우리에게 방향을 제시하기에 알아야했습니다.

『고고학의 역사』


이렇게 무대 위에 배우가 올라서 있고, 이제 막이 오르려 한다. 역사의 공연을 시작해보자! - page 22


첫 무대를 장식한 이는 파라오와 고분, 피라미드 였습니다.

그리스나 로마의 신전과는 달랐던, 이국적인 건축물에 일개 병사일지라도 경이로움을 느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 유물, 유적들을......

이런 흥분은 이국적인 것이라면 무엇이든 굶주려 있던 유럽에서 이집트의 고대 유물에 대한 광적인 경쟁으로 이어졌다. 이로써 수집가와 외교관, 수상한 사람들이 귀중한 발견을 찾아 나일 강으로 몰려갔다. 아무도 지식적인 측면에서 접근하지 않았고, 그저 가장 비싼 값으로 팔 수 있는 진귀한 물건만 찾으려 했다. 나폴레옹의 학자들이 수행했던 진지한 조사가 보물 사냥에 밀리고 말았던 것이다. - page 27


그런데 더 황당했던 사실.

지오반니 벨조니는 허풍쟁이였고 결국은 쇼맨이자 고분 도굴꾼이었다. 그를 무자비한 보물 사냥꾼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벨조니는 분명 전리품과 명성, 부를 찾아 떠났다. 그렇다면 벨조니는 고고학자였을까? 본능적으로 발견하는 재능을 가진 것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오늘날이라면 고고학자로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시에는 상형문자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고 어떻게 발굴하는지, 과거를 어떻게 기록하는지 알지 못했다. 당시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벨조니의 성공 여부는 발견물의 가치로 매겨졌다. 그럼에도 이 대담한 이탈리아인이 이집트학의 토대를 놓는 데 거칠지만 어느 정도 일조했다고도 하겠다. - page 31

빛을 볼 수 없었던 유물을, 도굴꾼에 의해 시작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고대 이집트를 읽기 위해, '상형문자' 해석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른 종류의 고고학자를 만나게 됩니다.

벨조니 같은 사람들은 예술품과 유물을 획득하기 위해 고분을 팠다. 윌킨슨은 그보다 훨씬 넓은 이집트학을 개척함으로써 당대의 사람들보다 훌쩍 앞서 있었다. 고대 이집트인과 문명은 고고학 발견물과 명문을 결합해야만 이해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 page 37

윌킨슨으로 인해 이집트인의 삶을 대중적으로 잘 설명함으로써 세계 최초의 문명에 대한 연구를 중심 무대에 올려놓게 됩니다.

그리고 나일 강 유역을 따라 벌어졌던 대규모의 파괴는 점점 사라지고 그 자리를 학술적 연구가 대신함으로 발견이나 발굴에서 문명에 대한 발견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특히나 고고학에 대해 지적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고고학을 단순히 오래전 인간 인간 사회에 대한 연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토록 좁은 시각은 잘못된 것이다. 그저 고고학 발굴과 유물만으로 과거를 복원할 수는 없다. 고고학은 생물학이나 지질학 같은 다른 학문과 함께 발달했다. 인간의 기원 같은 어려운 주제를 마주할 때는 여러 학문의 연구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동물 화석과 지질학을 모른 채 인류의 기원을 이해할 방도는 없었다. - page 72

인류의 역사를 알기 위해선 발굴자와 명문 및 문헌 기록을 연구하는 사람의 협업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발굴을 하다보면 사소한 유물들이 나타납니다.

그런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유물들은 자칫 무시하기 십상인데 플린더스 페트리는 이를 쉽게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페트리는 수많은 토기와 파피루스 바구니도 수습했다. 그리고 그것을 유리 사이에 끼워보기도 하고 번역도 했다. 그러면서 작은 유물이 아주 중요함을 깨달았다. 이전의 발굴자들은 작은 것을 무시하곤 했던 것이다. - page 167


페트리의 가장 중요한 발견 중 하나는 어떤 여성이 설형문자가 새겨진 점토판, 곧 당대의 국제 외교문서를 발견한 지점에서 이루어졌다. 페트리는 그곳에서 방 하나와 수혈(구덩이) 두 개를 발굴했는데, 점토판으로 가득 차 있어 훗날 '파라오의 편지가 보관된 집'이라 불리기도 했다. - page 171


페트리는 나일 강 유역에서 오랫동안 연구하면서 체계적인 발굴을 개척했으며, 이집트의 선사시대와 고대에 대한 확고한 편년을 세웠다. 그리고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유물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 page 174

작은 파편 속 숨겨진 인류의 역사.

이런 세심한 주의가 우리의 역사 한 페이지를 만들어가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고고학의 진귀한 기록관이 우리 눈 앞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세계 도처에서 고고학 유적은 농토 개간이나 산업 발달과 도굴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사실을 의식하지 않고 고고학 유적과 과거 사회의 유산에 매료된 관광객 수천 명의 발길에 피라미드와 고대 앙코르와트 유적의 돌 기단은 손상되고 있다. 그와 동시에 이라크와 시리아의 IS 같은 테러 조직과 범죄 조직이 의도적으로 고대 팔미라와 니네베를 폭약으로 파괴하고, 파괴된 박물관에서 훔친 유물을 내다팔기도 한다. - page 385

참으로 안타까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간의 무지와 욕심으로 인해 사라지는 우리의 이야기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앞으로도 이어진다는 사실을 일러주었습니다.

고고학은 오늘날 국제적인 연구 조사의 성격이 강해져 단순히 유적을 찾고 연대를 아는 것을 넘어 장기간의 느리면서도 꾸준한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지속가능성과 같은 이슈를 다루고 있다.

...

고고학은 과거를 거슬러 올라감으로써 미래를 내다보는 데 도움을 준다. 해마다 새로운 발견이 이루어지고 기술적으로 진전하여 더 쉽게 과거의 사람들을 어깨너머로 볼 수 있게 - 그리고 때론 과거의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게 - 되었다. - page 390


결국 고고학은 우리 '인간'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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