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 ㅣ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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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요나스 요나손'.

그와의 첫 만남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100세 노인인 '알란 칼손'이 젊은이보다 더 뛰어난 체력(?)과 언변, 대담함은 정말이지 놀랍고도 유쾌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노인과의 만남은 기약은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100세'이기에, 전세계를 돌면서 너무나 큰 활약을 하였기에, 인간인지라 목숨이 하나이기에 또 다시 위험한 일에 뛰어들 수 없기에 그렇게 웃으며 이별을 맞이하였었습니다.


그...런...데?!

어?

눈을 의심하게 되었었습니다.

설마......

내가 알던 그 '알란 칼손'인가요?!


이번엔 더 강렬한 사건에 휘말린 듯 합니다.

어마무시한 무기를 들고 우리 앞에 나타난 것입니다.

반가움도 잠시.

이러다...... 다음엔 진짜 못 보는 거 아냐?!라는 조바심마저 들었습니다.


한 살 더 먹고 돌아온 101세 노인!

반갑습니다!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

 

 

 


책을 읽기도 전에 누굴 만날지 짐작이 갑니다.

핵무기 옆에 포즈를 취한 이 '김정은'과 저 손가락 '트럼프'.

이번에는 어쩌다 그들을 만나게 되었는지 소설 속으로 들어가봅니다.


여느 사람 같았으면 낙원과도 같은 섬에서 귀족같이 화려한 생활을 하는 데에 아주 만족했을 것이다. 하지만 알란 칼손은 <여느 사람>이 아니었고, 101세가 된 지금도 그렇게 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 page 9

유유자적한 삶.

돈다발을 곶감 빼먹듯 꺼내 쓰면서 빈둥거리는 삶.

누구나 동경할 삶이지만 역시 그는 달랐습니다.

너~무 지루했던 것입니다.


세계적 대스타가 발리에 다녀왔지만 그 일 역시도 무미건조한 삶에 약간의 색채를 더한 것일뿐.

그러던 중 알란과 율리우스의 삶에 큰 변화를 일으킬 물건과의 만남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것은 사각형의 검은색 판때기로, 한쪽 면에는 반쯤 베어 먹은 사과가 그려져 있고, 반대쪽 면에는 건드리기만 하면 불이 환히 들어오는 화면이 있었다. 해리는 그것을 한없이 만지작거렸다. 이따금 뭐라고 투덜거리기도 하다가, 풋 하고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다가, 또다시 투덜거려가면서 말이다. -  page 10 ~ 22


'태블릿'.

이 장치는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이미 일어난 일들을 보여 줄 뿐만 아니라, 얼마 후에 일어나게 될 일들도 대략적으로 보여 줄 수 있단다. 어떤 부분을 건드리니까,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이미지와 비디오가 줄줄이 나타났다. 그리고 상상할 수 없는 것들까지 나타났다. 또 어떤 아이콘을 누르니 음악이 흘러나왔다. 또 다른 아이콘을 누르니 시커먼 판때기가 이번에는 말까지 하는 거였다. 목소리로 보아하니 여자인 듯했다. 이름이 <시리>라던가, 뭐라던가...... - page 11


이제 알란에겐 뗄레야 뗄 수 없는 태블릿.

알란은 지난 1백 년을 살아오면서, 세상일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이제 그의 새 장난감은 세상이 얼마나 끔찍한 상태인지 보여 주었다. 그리고 과거에 자신이 세상을 쳐다보지 않고 오직 자신의 일에만 신경 쓴 것이 참으로 옳은 결정이었음을 말해 주고 있었다. - page 15

세상사에 그 누구보다 무관심했던 그가 이제는 그것을 염려하기 시작한 그.


사건은 그의 101번 째 생일 파티에서 일어나게 됩니다.

그것도 몇 초 사이에 세 개의 사건이!

첫째, 아이가 자꾸만 케이크를 흘깃거리는 것을 발견한 알란은 빨리 가서 먹고 오라고 말했다. 접시와 나이프 등은 테이블 위에 있었다. 아이에게는 말을 두 번 할 필요가 없었다. 알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이는 총알같이 바구니에서 뛰어내렸다.

둘째, 율리우스는 레버를 한번 시험해 보려고 오른쪽으로 돌렸는데, 너무나 힘차게 돌린 나머지 그냥 툭 빠져 버렸다.

셋째, 호텔에서 나온 열기구 조종사는 유감스러운 표정으로 머리를 흔들며 열기구 유람은 어렵겠다고 알렸다. 곧 북풍이 부는데, 그리되면 열기구 조종이 어렵다는 거였다. - page 35 ~ 36

이와 동시에 벌어진 일.

율리우스가 망가뜨린 레버로 인해 열기구에 열기가 맹렬히 유입되면서 땅에서 두둥실 떠오르게 됩니다.

지상 3미터.

4미터.

5미터......

「아, 이제 좀 낫군!」 알란이 가슴을 활짝 펴며 외쳤다. 「그래, 이게 진짜 파티지!」 - page 36


결국 열기구의 가스가 바닥이 나고 조난된 그들을 구해준 이, 북한의 벌크 화물선 <명예와 힘>호의 박종운 선장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알란과 율리우스의 기상천외한 여행, 황당한 사건, 정상들과의 만남이 펼쳐지게 됩니다.


이번 소설은 특히나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된 이야기여서 더 몰입을 하면서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이 소설의 배경에 대한 정보와 유머러스하지만 일침을 가하는 필체는 '요나스 요나손' 작가가 아니면 어느 누구도 할 수 없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알란의 매력은 아마 이 점일 것입니다.

101세 노인은 여러 가지 결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었으나, 적어도 한 가지 재능은 특출했으니, 바로 어느 상황에서고 살아남는 것이었다. - page 96

전작에서도 몇 번이고 죽을 고비가 있었지만 꿋꿋이 살아났던 그.

이번에도 위태위태 하지만 결국 연못이 내려다 보이는 테라스에서 빈둥거리며 새로운 취미인 트위터를 하는 그.

그리고 남긴 그의 걱정.

알란은 지성이 약해지면 더불어 진실도 힘을 잃는다는 것을 깨닫고는 걱정에 사로잡혔다. 전에는 참인 것과 참이 아닌 것을 구별하는 것은 아주 쉬웠다. 술은 좋은 거였다. 2 더하기 2는 5가 아니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더 이상 대화하지 않게 되고 나서부터, 같은 것을 여러 번 말하는 사람이 진실인 세상이 되었다. 어떤 이들은 이 기술을 완벽의 경지로 끌어올린 나머지 자기가 한 말을 몇 초 사이에 여러 번 되풀이할 수 있었다. 단 몇 초 사이에 말이다!

하지만 알란을 무엇보다도 걱정하게 만드는 것은 자신이 이 모든 것들을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 모든 골치 아프고 복잡한 얘기들 없이 세상만사가 그냥 그 자체일 수는 없단 말인가?

그 옆을 지나가던 사비네가 노인이 검은색 태블릿을 내려놓은 것을 발견했다. 그는 팔짱을 끼고서 멍한 눈으로 사바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알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요?」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고 있어.」 그가 대답했다. 「너무너무 많은 것을......」 - page 512 ~ 513


책을 읽고나니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인터넷 속의 가짜 뉴스들이 판을 치는 요즘.

'핵'을 가지고 서로 '협박'을 하는 대국들의 모습.

알란처럼 왠지 머리가 복잡해져왔습니다.

하지만 뚜렷한 답이 없기에 더 답답한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1년 뒤에 그를 다시 한 번 더 만날 수 있을지......

그땐 보다 유쾌하게 만났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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