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피고있는 꽃처럼 있을 테니
오연희 외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깊어만 가는 가을 바람에 제 마음이 싱숭생숭 해 집니다.

간만에 '시집' 한 권 읽어볼까 하면서 기웃거리다 발견하게 된 이 책.

제목이 너무 예뻤습니다.

『난 피고있는 꽃처럼 있을 테니』

 


이 시집엔 6명의 시인이 저마다의 '꽃'으로 피어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한 명의 시인을 만나면서 그가 전하는 위로를 마치 '해'를 기다리는 '해바라기'마냥 그렇게 하염없이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습니다.


책을 펼치니 <시인의 말>이 있었습니다.

​

 

​

​그곳의 햇빛이

그렇게 당신에게

더 많은 하루의 색으로 피어나길

이 문장이 이 책을 덮는 순간 지는 해의 노을처럼 그렇게 물들어졌었습니다.


우선 첫 문을 연 시인은 '오연희' 씨였습니다.

<당신의 오늘>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전한 이야기는 때론 평범하게, 때론 가슴 찡한 눈물로 다가왔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부모님의 편지>와 <딸의 답신>.

​

 


이 글을 읽으면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제가 결혼할 때 신혼여행 가방에 몰래 넣으신 '엄마의 편지'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 편지에서도 마냥 어린 아이로 자신의 곁에 있을 것 같은 딸이 어느 새 '가정'을 꾸리게 되었다면서 장하다고, 그리고 힘들면 언제든 엄마에게 기대도 된다는 장문의 편지......

신혼여행 첫날 밤 남편 몰래 그렇게 울었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보니 다시금 떠올라 어느새 눈물이 차 올랐습니다.


두 번째는 '이은미'씨의 <나를 지켜줄 자연스러운 삶으로>라는 주제에 담긴 시들이 있었습니다.

각박한 세상 속에 당당하게 두 발을 내딛으며 살아가고 싶다는 이야기.

그래도 지칠 땐 잠시 쉬어가길, 그리고 그 하루를 견딘 자신에게 건네는 메시지는 저에게도 큰 위로를 선사하곤 하였습니다.

<하루품>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땀은 뻘뻘 흘렸는데

일기자아에는 적을 말이 하나도 없는


그런 하루이지만


나는 그래도

오늘의 하루품에 폭하고 안기고 싶다


고생했다. - page 55

​

 


세 번째 시인 '백은선'씨의 이야기는 저에게 '과거에 대한 회상'처럼 다가왔습니다.

특히나 <한>은 왠지모르게 곱씹으면서 읽게 되었습니다.

아마 이 문장 때문은 아닐까......

이 평생을 살아도 단 한 번도

사랑한단 말 못 한 게

가슴 한편에 돌부리가 쿵 내려앉아

응어리가 지네요


노상

소리만 지를 줄 알았지 - page 86

​

 


네 번째 만난 시인 '이미란'씨는 '사랑 그 씁쓸함에 대해', '이별'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이야기보다 더 공감하며 읽어내려갔었습니다.

내 사랑도 그랬기에, 나의 이별도 그랬기에......

​

 


다섯번 째 만난 시인 '윤미예'씨는 <봄날의 설렘으로 다가와 줄래요?>처럼 살랑거리는 봄바람과 함께 코끝을 간지럽히며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앞서 만난 이야기들보다 조금은 설렘이, 따사로운 햇살이 시린 제 마음을 달래주곤 하였습니다.

​

 


마지막으로 만난 시인 '이다빈'씨.

앞서 만난 시들이 일상에서 과거로의 회상, 사랑과 이별, 설렘에서 다시금 <소소한 일상>으로의 귀환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마치 '한여름밤의 꿈'처럼 돌아온 일상은 앞서 만났던 일상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일주일>은 공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여섯 시인들이 펼치는 여섯 가지 색들은 마지막은 독자에게 하나의 색을 채워 일곱 빛깔의 무지개를 만들어 가게끔 만들어준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읽고난 뒤 제 마음이 화사해지는, 풍성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시'가 가지는 힘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책 앞 표지엔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오늘, 나에게 시 한 편

하루의 마지막에 이 시집에서 자신의 마음을 달래줄 시 한 편을 찾아 읽어내려간다면 그보다 더한 '위로'는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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