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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버 보이 - 당신의 혀를 매혹시키는 바람난 맛[風味]에 관하여
장준우 지음 / 어바웃어북 / 2019년 9월
평점 :
제목이 독특했습니다.
FLAVOR BOY
FLAVOR는 풍미, 향미, 맛을 의미하는 영어 명사임을 알고 있기에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추측으로 책을 받아보았습니다.
역시나 책 제목에서 느꼈습니다.
당신의 혀를 매혹시키는
바람난 맛에 관하여
『플레이버 보이』

알고보니 저자 '장준우'씨는 이미 요리를 하고 여행을 하는 틈틈이 신문이나 잡지에 음식문화 관련 글을 쓰고, <수요미식회> 등의 TV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한 유명인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그의 이야기가 더 궁금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FLAVER BOY
'플레이버 보이' 혹은 '미각소년'이란 별칭을 갖게 된 이유.
음식과 요리를 둘러싼 역사와 인문학적 맥락을 찾아 여행하고 공부할 때 가장 열정적이며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이 천진난만한 소년이다.
그래서 붙여진 그의 별칭답게 세상에서 가장 지적인 맛을 찾아 떠난 '방랑객'과도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목차>를 보여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치 예술작품을 마주하는 느낌이랄까!


책 속엔 음식의 재료의 일부부터 시작하여 완성된 요리의 모습으로 각각이 의미하는 바를 짧지만 강하게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요리의 맛을 결정하는 것.
요리라는 행위는 날것의 식재료를 먹을 만한 것으로 바꾸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음식에 어떤 요소를 넣어 줘야한다. 바로 '짠맛'과 '감칠맛'이다. 음식을 잘 만든다는 말의 이면에는 짠맛과 감칠맛을 적절히 잘 쓴다는 뜻이 담겨 있다. 대체로 음식이 맛없다고 느끼는 건 이 두 가지 중 하나 혹은 모두가 부족해서 생기는 비극이다. 그러니까 요리하는 사람에게 있어 짠맛과 감칠맛을 적절히 불어넣어 주는 것이 하나의 숙제인 셈이다. - page 34
특히나 '소금'에 관한 이야기.
사실 요즘은 소금을 과잉 섭취한다는 이유로 미움을 받고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요소는 다름아닌 '소금'이라는 것.
소금은 단지 음식에 짠맛만 불어넣는 것이 아니다. 조리 과정에서 재료와 상호작용을 하며 쓴맛과 같은 불쾌한 맛을 가려 주고 맛과 향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도 한다. 이 때문에 '분자요리의 아버지'라 불리는 페란 아드리아 셰프는 소금을 가르켜, "요리를 변화시키는 단 하나의 물질"이라고 했다. - page 70
조금 놀라웠던 사실은 대부분의 요리사들에게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소금이라든지 친환경 소금, 두 번 구운 소금 같은 건 중요하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오히려 국적 불문하고 염도 맞추기 편하고 저렴한 정제염을 선호한다는 사실.
그래도 요리사들이 탐내는 건 요리의 마무리에 쓰는 특별한 소금- 박편형 소금, 트러플이나 셀러리, 발사믹 식초 등 향을 첨가한 소금 등- 으로 마지막 포인트를 주고 싶어한다니 조금은 아이러니하였습니다.
그리고 좋은 요리가 나오기 위해서 숨은 공로자들에 대한 이야기 역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우고와 이브 마리의 행보를 가만히 살펴보면 정육업자의 역할이란 단순히 받아 온 고기를 잘라서 파는 게 전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요리사가 좋은 요리를 만들려면 좋은 재료가 필요한 것처럼 좋은 고기를 팔기 위해서는 건강하고 잘 키운 동물이 필요하다. 이들이 스타 정육업자, 아티장으로 불릴 수 있었던 건 사육부터 도축까지의 과정을 철저히 살핀 후 고기를 선택하는 고집스러운 철학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들은 자연 방목을 통한 동물복지를 추구함은 물론 사료와 먹는 물까지 꼼꼼히 신경을 써야만 좋은 품질의 고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 page 130
하나의 음식이 우리에게 오기까지의 과정 속엔 수많은 이들의 피, 땀, 눈물이 담겨 있었음에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음식을 대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장인'이라 불리는 이의 이야기.
제아무리 '무적의 공식'이라고 해도 야키토리를 굽는 기술과 정성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육즙을 많이 증발시키지 ㅇ낳으면서 동시에 타지 않고 속이 고루 익게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뜨거운 열원 앞에서 무서울 정도로 높은 집중력을 보이며 완벽한 야키토리를 굽기 위해 노력을 다하는 이들의 모습을 눈앞에서 보면 '장인'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 page 169
맛에 대한 자부심.
끊임없는 노력으로 이루어짐을 그들이 '장인' 아니 '명인'이란 칭호가 절로 나올 수 밖에 없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식사의 목적'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식구'의 의미도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식사의 목적은 무엇일까? 먹기란 기본적으로 배를 채우고 살아갈 힘을 얻는 행위다. 이것은 먹는다는 행위가 갖고 있는 여러 의미 중 하나일 뿐이다. 배를 채우는 일은 전적으로 개인 차원의 일이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를 한다는 건 사회적인 의미를 갖는다.
함께 먹는다는 행위를 통해 개인과 개인 간의 유대감을 높일 수도, 심리적인 안정감을 누릴 수도 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밥 한번 먹자'는 말은 단순히 혼자 먹기 싫으니 같이 먹자는 것보다는 관계를 지속하자는 의미를 더 담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 포함된다. - page 197 ~ 198
식구(食口)
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
-표준국어대사전
'함께' '밥'을 먹는 사람.
왠지 식사시간만이라도 모두가 둘러앉아서 먹어야할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그를 따라 떠난 인문학적 '맛'의, '음식' 여행.
한 권의 책으로 떠나기엔 왠지 아쉬움이 더 남았습니다.
좀더 알고 싶어졌고 듣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전할 그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짧지만 '음식'에 대해 여러 각도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그 속엔 재료가, 맛이, 장인들이,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이 모두가 어울러져야 진정한 '맛'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