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
로지 월쉬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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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껏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 같았는데 어느덧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다가왔습니다.

그 바람에 아니나 다를까......

가슴 한 켠이 시려오는 것이 달달한 로맨스가 고프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떤 소설을 읽어볼까?

고민하던 차에 이 책의 소개글을 보자마자 덥썩 잡았습니다.

《미 비포 유》에디터가 뽑은 '최고의 데뷔 소설'

소설 『미 비포 유』를 너무나도 감명깊게 읽었기에, 영화로 개봉했을 때도 빠짐없이 보았기에 이 소설책은 그냥 믿고 읽게 되었습니다.

『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


어릴 적 사라의 아빠는 사람들에 대해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합니다.

"두고 보면 언제나 더 많은 면이 드러난단다." - page 16


하지만 일주일째 지켜보고 있는데 그 어떤 동요나 불안한 기색도 감지되지 않은 그, '에디'.

그에게선 17년 동안 한 남자의 아내로 살아왔지만 단 한 번도 느낄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된 '사라'는 그만 사랑에 빠져버리고 맙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 그들.

그때 에디가 다시 키스를 하자 그 모든 불안이 단숨에 녹아버리는게 느껴졌다. 과거의 슬픔, 미래의 불확실함 모두. 이 일이 일어난 건 우리의 운명이었다. 우리의 운명. - page 23


그에게선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습니다.

어른이 되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다 해도 그건 오늘 나를 피해 사라져 버렸다. 누군들 어른으로 살아가느니 차라리 양배추들을 죽이고 러시아 억양으로 말하는 편을 선호하지 않겠는가? 누군들 다른 사람이 아침을 차려주고 옷을 골라주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 어른인 나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내 인생의 전부처럼 느꼈던 남자가 어찌 된 일인지 갑자기 아무것도 아니게 돼버린 사태가 일어나 끔찍한 젊아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그것도 17년 동안 결혼해서 같이 살아온 남자가 아니라 정확히 7일 동안 알고 지낸 남자 하나 때문에. - page 26 ~ 27

모두들 그녀의 이런 모습에 십 대의 한심한 풋사랑처럼 보이지만 그녀만은 꿋꿋이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게 분명하다고, 연락할 수 없는 상황이 생겼다고 다짐에 또 다짐을 하곤 합니다.


"그 남자가 너에게 연락할 시간이 15일이나 있었어, 사라. 넌 그 남자에게 전화하고, 메시지 보내고, 정말 너 같은 사람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별의별 짓을 다 했어. 그런데도 아무 반응이 없잖아. 나도 사랑 그거 해봤는데 엄청 아파. 하지만 네가 진실을 받아들이고 새 출발 하기 전까지는 그 고통이 멈추질 않는다고." - page 34


소설은 다시 그녀와 그의 첫만남부터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느끼고, 무슨 말을 하는지는 선택할 수 있어요. 그냥 어쩌다 보니 다들 우리에게 선택권이 없다는 사횢거 통념을 믿게 된 것뿐이죠. 사람들은 뭐든 다 자기가 선택할 수 없다고 믿고 있어요. 직업, 인간관계, 행복 모두 다 자기가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하죠." 그는 손을 훠이훠이 저어서 그 작은 거미가 다시 잔디 위로 올라가게 했다.

"모두 다 자기 문제에 대해 불평만 늘어놓으면서 해결책은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좌절하게 돼요. 다들 자기가 세상의 희생자라고 믿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하죠." - page 79

그는 지난 며칠 동안 이야기한 사람 중에 처음으로 신세 한탄을 하지 않은, 그래서 더 고맙고 미안하다며 그녀에게 다가왔었습니다.

우리 둘 다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서로를 바라봤다. 나는 너무나 행복해서 막 웃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말해. 말하라고, 미친 짓이긴 하지만, 우리가 안 지 한 주밖에 안 됐지만 말해! 그때 그가 말했다. 그는 기둥에 기대서, 팔짱을 끼며 말했다. "사라, 난 당신과 사랑에 빠진 것 같아요. 내가 너무 앞서갔나요?"

나는 참고 있던 숨을 내쉬었다. "아뇨. 완벽해요."

우리 둘 다 생긋 웃었다. 우리는 방금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어갔다. - page 107


그랬던 그가......

왜 연락을 안 하는 것인지 기다리다 지친 그녀는 그를 찾으러 영국으로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그의 친구를 만나게 됩니다.

"있죠, 이건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그는 천천히 말하면서 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에디는 오랫동안 내 친구였어요, 그는...... 아무튼 이제 에디는 그만 찾아다녀요, 알았죠? 당신이 아주 좋은 사람이라는 건 알겠고, 이 말이 위로가 된다면 당신이 미쳤다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에디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이제 그만 해요." - page 230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에디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려달라고 애걸하고 있지만 그만 돌아가라는 그의 충고에 그녀는 그만 목적지를 잃고 맙니다.

문제는 더 이상 어디가 집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에디 데이비드를 찾아야 한다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저 남자가 뭐라고 했건 간에. - page 231


마침내 만나게 된 이들.

이들의 속사정을 알게 되면서는 읽는내내 저 역시도 가슴이 묵직했습니다.

"왜 당신의 과거에 대해 말하지 않았어요?" 내가 계산서를 달라고 손짓하자 에디가 물었다. "당신은 내게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많이 해줬잖아요. 왜 그때 일어난 일은 언급하지 않았어요?"

나는 지갑에서 현금을 몇 장 꺼냈다. "난 사람들에게 그 이야긴 하지 않아요. 그게 다예요. 내가 마지막으로 그 이야기를 했던 사람은 내 친구인 제니인데 그게 벌써 17년 전 일이에요. 만약 우리가...... 만약 우리가." 나는 헛기침을 했다. "만약 우리 관계가 더 발전했다면 당신에게 말했을 거예요. 사실 마지막 날 밤에 말할 뻔 했어요. 그러다 다른 이야기들이 나와 버렸죠."

에디는 생각에 잠긴 것처럼 보였다. "당신과 반대로 나는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하는 데 익숙해져 있었어요. 자주 해야 했죠. 어머니 상태가 워낙 기복이 심하니까. 하지만 당신과 보낸 한 주는 정말 다르게 느껴졌어요." - page 339


그 남자와 그 여자.

서로의 상처를 간직한 채 살아왔던 과거를 용서하기란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결국 그 상처를 들어내면서 서로 보듬을 수 있었기에 상처 위에 새살이 돋아날 수 있었습니다.


인연이라는 것......

이 소설을 통해서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

잔잔하면서도 깊게 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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