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짤리면 지구가 멸망할 줄 알았는데 - 회사에서 뒤통수 맞고 쓰러진 회사인간의 쉽지도 가볍지도 않았던 퇴사 적응기
민경주 지음 / 홍익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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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덧 저에게는 5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5년 전 봄바람이 불던 어느 날.

저는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큰 결심으로 한 것이 아닌 이러저러한 이유 아닌 이유로 퇴사가 결정되었을 때 솔직히 시원섭섭하였습니다.


그리고 퇴사 후 첫 날.

조금은 방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매일처럼 이른 시간에 눈이 떠지는 것은 물론이고 그 시간이 되면 왠지 모를 불안감......


차츰 주위 사람들의 시선도 느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재취업 해야지?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동안 하고 싶었던 거 해 봐!

음......

또다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어영부영 시간만 흘러보냈습니다.


지금은 개인사정으로 '직장'보단 '가정'에 있지만 이 책을 만나자마자 그때 그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나만 그렇게 방황했을까?

왠지 다른 이의 이야기도 궁금하였습니다.

『회사에서 짤리면 지구가 멸망할 줄 알았는데』 


서른 살 겨울.

연봉 협상 기간에 그에게 전해진 것은 다름아닌 '퇴사 통보'.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돈과 시스템을 쥐고 움직이는 사람은 그들이었다. 직원이 아무리 강력하게 주장해도, 설사 그 말이 맞는 말일지라도 등기이사를 이길 수는 없다. 회사란 그렇다. 아니, 세상이 그렇다. 그렇게 공정하게 굴러가지 않는다. 서른 살쯤 먹었다면 당연하게 타협해야 하는 사실이다.

결국, 지금까지 하고 있던 일의 주인이 내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깨달았다. - page 18


입사를 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막상 퇴사를 하게 될 땐 그 순간에 이루어진다는 것.

오랫동안 회사에 헌신하며 다녔지만 왜 그 시간만은 그토록 짧게, 단칼에 해결되는 것인지 지금도 의문스럽기만 합니다.


역시나 퇴사 후 1일은 누구나 그런가 봅니다.

멍한 상태로 텔레비전을 봤다. 꽤 오랫동안 오전의 텔레비전을 보지 않았음에도 아침마당도,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도, 심지어 드라마에서 시어머니가 심술을 부리는 모습마저도 내가 기억하고 있는 아침 방송의 풍경과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달라진 것은 딱 하나. 내가 회사를 가지 않고 아침 방송을 보고 있다는 사실 뿐이었다. - page 27

쿨하게 회사를 떠나왔다고 생각되지만 막상 미련은 남겨두었나봅니다.

아니.

회사 생활에 익숙한 나머지 잠시 잊고 있었던 사실이 있었습니다.

내가 회사를 아무리 사랑해도,

회사가 나의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너무 익숙해져서 잊어버리고 기대하고 마는 것이었다.

다음 회사를 빨리 알아보기보다 나라는 사람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스스로를 만족시킬 수 있는지를 먼저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 속하는가 보다 '무슨 일을 할 것인지'를 우선 결정해야 했다. - page 32


그렇게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던 그.

자연스럽게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지금은 방황이 아니라 움직임 자체가 없어서 슬픈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백수의 삶은 행복 그 자체지만, 돈은 점점 떨어지고 그로 인해 삶의 질도 자꾸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목적 없이 움직이는 것은 에너지 낭비다 일단은 움직일 방향부터 최대한 빨리 결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컴퓨터에 있는 사진첩을 뒤적거렸다. 물론 그날 하루를 또 그렇게 탕진해버리고 말았지만. - page 55 ~ 56


그렇게 우선은 '퇴사여행'을 하게 됩니다.

비록 여행을 통해 인생에 기적같은 변화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결국 이번 여행은 영화처럼 드라마틱한 일들은 생기지 않았지만,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어야겟다는 결심 같은 것을 하게 되는 여행이었다. - page 76


그리고 자신의 적성을 찾아 떠나는 진로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카페 창업

적성을 살린 그림 그리기

하지만 결과는 우울했습니다.

한참 달리다가 갑자기 멈추게 될 때 받는 충격만큼, 다시 움직이기 위해서는 상당한 동력을 필요로 한다. 오랫동안 방황하고 나서 움직여야 한다고 결심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의욕을 잃어버린 나는 좀처럼 빠르게 움직일 수 없었다. 그저 주저앉아 있었다.

그런데 소속도, 져야 할 책임도 없으니 아무도 나를 일으켜 세우지 않았다. 끝도 없이 자기 비하만 계쏙하고 있는 상황. 우울감도 관성의 법칙을 따르는지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었다. 혼자 있으면 감정을 숨기거나 제어할 필요가 없어지기에 더 크게 휩쓸리고 있었다. - page 191


그런 그에게도 뜻밖의 일이 생기게 됩니다.

자신의 퇴사 후의 이야기를 써서 하루에 하나씩 연재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하나 둘씩 반응하게 됩니다.

이 글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지금까지 쓰여지고 있다.


앞으로 내 삶은, 내 글은 어떻게 될까. 이전처럼 별 반응없는 삶이 오래도록 지속되겠지만 조금씩 할 수 있는 일로 가득 찬 저금통 배를 갈라 보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 page 195


퇴사 후에 극적인 인생의 변화가 일어날 거라는 착각을 하곤 합니다.

결국 변한 거라고 소속감이 사라진 내 모습밖에 없는데도 말입니다.

퇴사 후 또 다른 길을 찾아가기엔 상당한 동력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조급해할 필요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저 그 흐름에 맞추어 흘러가다보면 주저 앉을 수도 있지만 뜻밖의 재능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할 것.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진다는 사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기에 두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그 앞을 향해 달려가는 '내'가 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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