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 대신 말을 쓴다
원진주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19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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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이라 하면 로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쉽게 만날 수 없는 '연예인'들이 있는 곳.

그 곳엔 왠지 신비와 환상이 가득한 곳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방송 작가' 역시도 멋진 직업이라 동경하곤 하였습니다.

방송국에서!

연예인들과 함께!

자신이 쓴 글이 전파를 통해 나아가는 것!

그 영향력은 어마어마하기에 그들 역시도 범접할 수 없는 세계 속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더 재미있게 읽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이의 피, 땀, 눈물임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방송 세계에서 살아가는

 11년 차 방송 작가의 피땀, 눈물 체험담!

나는 글 대신 말을 쓴다

 


정말 글, 아니 말 그대로였습니다.

판타지 No!

리얼 100%

방송 작가의 세계

어느 밀림도 이보다 더 치열한 경쟁이 있진 않을 것 같았습니다.

단순히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펼치고 글을 쓰는 모습만 상상했던 저에게 그들은 프로그램 기획 초기부터 방송이 전파를 타기까지.

그 모든 부분에 그들의 손길이 다았습니다.

김밥 주문하기, 출연진 기상 및 동선 체크, 날씨 체크, 소품 구매하기, 다과 준비하기, 심지어 촬영할 개집 치우기까지. 아! 가장 중요한 모두의 비위 맞추기도 있다. - page 11

그들의 이름은 '작가'라고 쓰로 '잡가'라 불리기에 충분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을 함으로써 비로소 '작가'가 된다는 점에서 그들이 존경스러웠습니다.

고로 신입 작가들이 지금하는 업무는 '대단한 잡무'라는 것이다. 이런 잡무가 기반이 되어야만 작가로서 한 발 내디딜 수 있다. 비록 당시에 느끼는 감정은 '내가 이러려고 작가가 됐나?', '이런 게 작가였다면 안 했을 것을...'이라는 생각일지라도 말이다. 나 역시도 그랬다. 하지만 이런 잡무가 수반이 되어야만 다음 과정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리고 그 잡무가 뒷받침됐기에 선배들이 그걸 토대로 글을 쓰고 구성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내 손을 거치는 일들이 결코 의미 없는 일들이 아님을, 누군가는 잡무라고 생각하는 일들이 방송에선 꼭 필요한 중요한 항목이라는 것 잊지 말자. - page 15


방송 작가들은 '팔방미인'이 될 수 밖에 없음을 또다시 느끼게도 해 주었습니다.

방송 작가들은 세상의 모든 일을 다룬다. 벌어지는 것들 모두가 방송 아이템이 되기에 충분하기 떄문이다. 방송 작가로 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팔방미인이 된다. - page 51

그래서 그들이 쓴 글로 인해, 대본으로 누군가의 마음을 대변해 주고, 또 우리의 마음을 달래주기에 그들의 노고를 잊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각 프로그램마다 작가의 특징은 달랐습니다.

웃음은 물론 감동까지 담아야하는 예능 작가는 현장에 강해야 했고 시사와 다큐멘터리 등을 포함하는 교양 프로그램 작가는 '기획 단계부터 실제 방송이 전파를 탈 때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해야 했습니다.

또한 쇼와 교양을 혼합한 쇼양프로그램 작가는 예능감과 교양감을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하고 뉴스 작가는 정확한 사실에 기반해야 하기에 방송이 나가기 직전까지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사실 확인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마지막 라디오 작가의 경우는 TV 구성작가와 하는 일이 다르지 않았고 무엇보다 성실함과 순발력이 요구되었습니다.


그리고 책 속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방송 작가의 핵심 노하우가 담겨 있었고 베테랑 작가가 되는 생활 습관 등이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특히나 우리에게 너무 친숙한 프로그램과 그와 관련되었던 사건들도 이야기하고 있었기에 읽으면서 저처럼 평범한 독자도 공감을 하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베테랑 작가가 되기 위한 습관들은 딱히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더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평소에 메모하는 습관 갖기, 신문과 잡지 읽기, 책을 읽고 난 뒤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정리하기, 많은 경험하기.

이런 습관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습관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방송 작가는 '쉽지' 않은 직업임은 틀림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이런 노고가 있기에 우리가 방 안에서 세상의 이야기를, 잠시 휴식을 가지며 재충전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가끔 프로그램에 대해 안 좋은 댓글을 퍼붓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하곤 합니다.

안 좋은 의견도 좋지만 독한 말보다는 제안을, 그리고 좋았던 점엔 감사함을 전하는 것.

그것이 우리 시청자, 청취자들의 몫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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