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고 싶은 ㅣ 한국추리문학선 7
한수옥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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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간절함이 느껴졌습니다.

얼마나 억울한 사연이 있기에......

『죽이고 싶은』 


이 소설은 이미 《박쥐》로 네이버 웹소설 미스터리 부문 베스트 리그 작품이라고 하였습니다.

전자책《박쥐》를 종이책에선《죽이고 싶은》으로 출간되면서 전자책을 읽어보지 않은 저에겐 강렬한 인상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소설의 첫 시작은 이러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가슴속에 짐승을 한 마리씩 가두고 산다. 포악하고 잔인하고 무서울 것 또한 없는 그 짐승은 이성과 도덕심과 타인의 시선이란 우리에 갇혀 무기력하게 숨어 있다가 어떤 계기로 봉인이 풀려 버리기도 한다. - page 8


휘휘휘휘 휘휘휘휘.

어디선가 낮은, 하지만 슬픈 음조의 구슬픈 가락의 휘파람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리고 가슴이 도려진 시체.

그 위에 올려진 '박쥐'모양의 목각 인형.


엽기적인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사건을 맡게 된 강력2팀 팀장 형사 '재용'은 왠지 낯설지 않은 물건에 신경이 쓰입니다.

박쥐모양의 목각 인형.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그녀의 아내 '은옥'.

남편이 집에 들어오는 날이면 몸이 바짝 긴장을 하게 됩니다.

자신이 가장 끔찍하게 생각하는 그 일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참아야 하는데...... 견뎌야 하는데...... 은옥은 눈을 질끈 감는다. - page 42


재용은 결국 그 목각 인형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자신의 부인 보석함에 있던 그 목각 인형.

아내가 범행을 저지른다는 생각에 그만 그는 아내와 함께 도주를 하게 됩니다.


재용은 고개를 등 뒤로 젖히고 팔을 올려 이마에 대었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은옥에게 경고했다.

"당신 도망 못 가. 포기해."

촉촉이 젖은 눈으로 재용을 보며 은옥이 애원했다.

"......나를 버려요, 여보. 그래야 당신이 살아요."

은옥의 말에 재용은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자신의 죄를 다 인정한다는 말투였다. 자신은 죄인이니 자기를 포기하라는 뜻이었다. 버릴 수 있었으면 벌써 버렸을 것이다. 포기할 수 있었으면 벌써 포기했을 것이다.

"아니, 나 당신 못 버려. 설사 당신이 내가 쫓는 살인범이라도 난 당신 못 버려. 당신 손에 내가 죽더라도 당신 못 버려. 그러니 더 이상 죄짓지 마. 더 이상 죄짓지 않으면 돼. 그러면 돼." - page 172


희망 보육원이 있습니다.

《평생을 고아들을 위해 헌신한 최철민, 드디어 국회에 입성하다》

이젠 늙어서 두꺼비 같은 얼굴로 오른손으로는 지팡이를 짚고 왼팔로는 아이를 안은 채 웃고 있는 그, 최철민.

하지만 그의 또다른 역겨운 면모는 아내 은옥과도 연관이 있었고 이야기는 은옥의 어린 시절과 현재 보육원의 '수민'과 '경철'까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이 여자는 죽을죄를 지었어. 어떻게 자기 자식을 버리고도 찾지를 않아? 자식 한 번 만나러 와 달라는데 싫다고 거부해? 자기의 행복을 위해 자식을 희생시키는 엄마는 살아 있을 가치가 없다.

그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거사를 앞둔 그의 몸에는 엔도르핀이 마구 솟는다. 사명감을 느낀다. 나는 죄를 짓는 게 아니다. 나는 단죄할 뿐이다. 엄마에게 버림받아 상처받은 자식들을 대신해 행동해 줄 뿐이다. 죄의식 같은건 느낄 필요가 없다. - page 218 ~ 219


사건의 진실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조금은 가슴 아팠습니다.

부모로부터의 버림받은 아이, 성폭행, 남겨진 상처......

"상처는 숨기고만 있으면 절대로 치유가 불가능해. 치료도 받고 상담도 받으며 그것을 극복해야만 비로소 나을 수 있는 거야. 부끄럽다고, 창피하다고 숨기고 있으면 결국은 곪아 터져. 아줌마는 그 시기를 놓쳐서 지금 어둠 속에 살고 있지만 넌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 - page 368


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더 많은 상처와 고통을 받아야하는 것인지......

그들의 고통에 비해 왜 가해자들의 처벌은 그토록 낮은지......

우리가 분노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피해자의 눈물을, 그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는 사회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현실이었습니다.

언제쯤 우리 사회는 그들의 상처에 새 살이 돋도록 해 줄 수 있을지.

그 사회가 하루빨리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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