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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휴직 - 당연한 인생에서 한 번쯤 다르게 살아보기
이지영 지음 / 서사원 / 2019년 8월
평점 :
누구나 나이의 앞자리가 변하게 될 시기엔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살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과 갈등을 할 것입니다.
특히나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그 순간.
그때 저는 수많은 갈등과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부모님'의 조언으로 '학교'라는 울타리가 있었기에 몇 갈래 없는 길을 향해 갔다면 이제는 수많은 갈림길 앞에서 내가 정해야 하기에 그 무거운 책임감과 두려움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저마다 가슴속에 후회 하나씩은 품고 살기 마련이죠.
그래도 더 후회하기 전에, 더 늦기 전에, 꿈을 이워보고 싶었어요.
당연한 인생에서 한 번쯤 다르게 살아보기 위해 선택한 '휴직'.
과연 휴직을 통해 그녀는 무엇과 마주하게 되었을까......
『서른의 휴직』

그녀는 쉼없이 그저 주어진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그저 막연하게 어릴 때부터 들어오던 공무원이 되겠다는 생각에 공시생으로 스물한 살의 일 년이 지나가게 됩니다.
언젠가는... 언젠가는... 정말 언젠가는 우리도 합격의 기쁨을 누리는 날이 있을 거라고. 그날을 위해 포기해야 할 우리의 청춘이, 설레는 미래를 꿈꾸고, 여기저기 이것저것 도전해보면서 실패의 쓴맛도 보고, 성공의 성취감도 맛보고, 앞으로 인생을 위한 경험을 만들어야 할 빛나는 우리들의 이십 대가 안타깝고 서글펐지만 말이다. - page 19
그리고 스물세 살, 대학교 4학년 1학기를 마친 어느 여름 날.
공무원 시험 최종 합격 축하 문자와 함께 공무원이 되었지만 실상 그녀는 가장으로서의 짐도 짊어지고 있었습니다.
집안 가장으로서의 책임감도 쉬운 것은 아니었고,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직장도 그리 자랑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공무원이라는 직장은 엄마에게나 자랑스러운 직업이었고, 소개팅에서나 대접 받는 것이었다. - page 25
쉽지 않은 사회생활.
그래서일까? 사회생활을 하면 할수록 그 모든 역경을 딛고 오랜 수험 기간을 지나 어린 나이에 당당히 공무원에 합격을 이뤄낸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자랑스러웠지만, 부모의 이혼은 늘 약점으로 자리 잡았다. 친구, 동기는 물론 동료, 그 누구에게도 절대 말해서는 안 될 그런 비밀 같은 것이었다. - page 27
너무나 일찍 알아버린 사회생활......
그랬다. 내 주변 동료가 다 내 마음 같을 줄 알았는데, 그것은 큰 착각이었고 바로 옆의 동료가 나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문을 퍼트리고 다니는 것을 선배라서 지켜만 봐야 했고, 실시간 메신저로 전파되는 누군가의 소문들을 보면서 아무도 믿을 사람 없는 것이 사회생활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곤 했다. 나 스스로가 독한 사람이 되지 않으면, 나쁜 사람이 되지 않으면, 나를 만만하게 보고 이용하는 것이 사회생활이라는 걸 너무 일찍 깨달아버렸다. - page 29 ~ 30
쉴 틈 없이 반복된 일상에 찾아온 슬럼프.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여행'을 떠나게 되었고 이십 대에 포기해야 했던 것들이 새로운 꿈으로 적히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스물아홉에서 서른이 넘어가는 그 때.
그녀는 사춘기 때 마냥 자신의 꿈을 위해 나아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자꾸만 주저하는 그녀에게 3년차의 슬럼프를 겪던 그때 자신을 이끌어준 상사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가. 안 늦었어. 나도 가려고 생각 중인데? 작년에 딸들 따라 필리핀에서 한 달 영어 공부했는데 너무 좋더라. 그냥 뭔가 새로운 걸 배운다는 게, 도전하는 그 자체가 재미있더라. 물론 지금 배워서 어디 써먹겠나 생각도 드는데 배운다는 건 좋은 거 아니니? 나이 든 나도 지금 설레는데 너는 오죽하겠니.
...
그런데 성공할 거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사니까 진짜 성공하는 날이 오더라. 지금 이사 온 집도 사연이 있는 집이야. 우리 신랑이 항상 트럭을 몰고 이 동네 지나다니면서 다짐을 했대. 성공하면 꼭 이 아파트 사서 이사 올 거라고. 근데 진짜 그렇게 됐어. 목표가 있고 긍정적인 생각만 있으면 돼. 나는 항상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을 믿어.
내가 그걸 직접 경험해봤으니까. 직접 경험해본 사람들은 그걸 알기 때문에 절대로 안 멈춰. 무슨 말인지 너도 경험해봐서 알잖아?
그리고 너는 아직 젊어.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데 뭐가 걱정이야. 공부하러 다녀온다고 네가 당장 굶어 죽는 것도 아니고, 공부하러 안 간다고 해서 부자 되는 것도 아니야. 오히려 공부하러 가서 다른 길로 성공할지 누가 아니?" - page 50 ~ 51
그리하여 그녀는 이루지 못했던 지난날의 꿈이었던 학생으로서의 삶을 살기 위해, 더 이상 인생에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휴직을 한 뒤 런던으로 떠나게 됩니다.
"그러니까 지영. 런던에 있는 동안 후회 없이 다 즐기고 가. 그리고 한국에 돌아가서도 너를 위해 즐기면서 살아. 너의 삶이야.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 너의 삶을 사는 거야. 절대 잊지 마! 여기는 런던이야!" - page 70
온전하게 나로서 살아볼 자유가 허락된 곳, 런던에서의 생활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런던에서의 생활은 그녀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나다운' 삶의 모습이 엿보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모녀의 어머니 이야기는 인상적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게 인생의 옳은 방향이 맞긴 해. 하지만 요즘처럼 치열한 현실에서 자신의 꿈과 이상에 부합하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니? 다 먹고살려고 하는 일인데 힘들지 않은 게 어디 있고, 지겹지 않은 게 어디 있겠니?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꿈을 좇으면서 살기엔 세상살이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고, 책임져야 할 것도 많지. 그러니까 사소한 것에 감사하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하고 사는 거야. 아줌마는 그래. 나이가 들수록 좋은 건, 작은 것에도 만족하고 살 수 있어서야." - page 162 ~ 164
작은 것에 만족하는 삶.
이것이야말로 인생의 연륜에서 배울 수 있는 삶의 방식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다시 일상으로의 복귀를 앞둔 그녀.
떠나기 전보다 훨씬 당당해진 모습이 보였습니다.
내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가 이제 더 이상 승진이라든지 사회생활에서의 승승장구라든지 그런 것이 아니었기에, 평생직자아이라는 건 사회가 정한 분류이지 나에게는 평생직장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에, 나는 더 이상 예전처럼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표현하고,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사실대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부터 색안경을 끼고 나를 판단하거나, 나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굳이 나를 입증해보이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들에게 노력을 쏟을 시간에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들에게 온전히 정성을 들이는 게 나았기에. 그렇게 가치관을 확고하게 적립하고 나니, 사무실 생활이 한결 편해졌고, 상처받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줄어들었다. - page 227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진정한 '휴직'을 보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로서' 살아가는 법을 배운 그녀의 당당함이 부럽기도 하였습니다.
누구나 가슴 속 저마다 품고 있는 꿈.
그녀를 통해 그 꿈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 늦기 전에, 더 후회하기 전에, 꿈을 이뤄보고자 용기를 내 보는 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