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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배심원
윤홍기 지음 / 연담L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배심원
법률 전문가가 아닌 일반 국민 가운데 선출되어 심리나 재판에 참여하고 사실 인정에 대하여 판단을 내리는 사람
- 출처 : 비상학습백과 용어해설 중학교 사회
'국민참여재판'에서 국민이 재판에 배심원 또는 예배배심원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최근에 개봉했던 영화 <배심원들>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소설에서의 배심원.
뭔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저는 변호사가 아닌 배심원입니다.
제가 무슨 수로 재판에 관여할 수 있겠습니까?"
과연 이 배심원은 누구일까?
그리고 이 사건과는 무슨 연관성을 가지게 될 것인가?
『일곱번째 배심원』

화산역 대합실.
지적장애가 있어 노숙자들 사이에서 '멍구'라 불리는 정명구와 그를 지켜주는, 노숙자들 사이에서 '깡패'라 불리는 강윤호.
언제나 그랬듯 그들은 역 대합실 자신들의 지정석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런데 자신들의 자리에 웬 낯선 노숙자가 잠들어 있습니다.
"이 씨발놈이. 일어나라고!"
누워 있던 노숙자가 부스스 몸을 일으켰다.
"뭐야. 여자애잖아." - page 11
그로부터 일주일 후인 12월 4일 목요일 아침 7시 30분.
화산역에서 약 3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인공저수지에서 수면 위 흐물거리는 시커먼 무언가가 발견됩니다.
'나태해져선 안 돼. 박수천이 주목하고 있다고. 중수부 검사가 되려면 이 끈을 절대 놓칠 수 없지, 정신 차리자!' - page 25
변변한 학연도 지연도 없는 말단 검사 '윤진하'는 오늘도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 눕고 싶은 욕망을 간신히 억누르며 엄지손가락에 사무용 고무골무를 끼고는 공소장을 읽어내려갑니다.
사건번호 : 20XX년 형제3729호
수신자 : 화산지방법원
아래와 같이 공소를 제기합니다.
피고인 : 강윤호(남, 만 25세)
직업 : 무직 (노숙인)
주거 : 불명(현재 화산구치소 미결수용 중, 번호 : 733호)
죄명 : 상해치사죄
적용법조 : 형법 제 259조 1항
'피고인은 20XX년 11월 27일 새벽 1시경, 피해자 김꽃님을 화양도 화산시 만호동에 위치한 ○○농업대학교 캠퍼스로 끌고 가 폭행해 숨지게 한 후 그 시신을 인근의 만호 저수지에 유기했다' - page 27
노숙자에 상해치사 사건.
국선변호사 '김수민'과 국민참여재판하는 과정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우선 배심원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인물이 등장하게 됩니다.
일곱번째 배심원은 다름아닌 '장석주'.
전 국민이 다 아는, 전직 대통령인 그가 마지막 일곱번째 배심원으로 나타나면서 사건의 흐름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이 소설은 이미 출간 전 영화화 확정이 되었다고 하였는데 읽는내내 머릿 속에서도 한 편의 영화마냥 이미지화가 되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실 속 우리의 사법계의 모습이 닮아있었기에, 더없이 속도감있게 읽어내려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큰 성공을 위해 판을 짜고 여론을 움직이는 이.
진실을 향해 달려가는 자.
이들의 쫓고 쫓기는 과정, 과연 살아남는 자는 누구인지 긴장의 끈을 놓지않고 읽었습니다.
특히나 '윤진하' 검사의 모습은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조금은 속물적이지만 보통의 우리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밉지 않고 매력적이었던 건 아마 이런 이유였을 겁니다.
이향숙은 오늘 윤진하가 찾아오기 전까지만 해도 그만큼 권력욕이 강한 사람도 드물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렇기에 검사라는 직업이 참 잘 어울린다고 믿었다. 그러나 오늘 보니 전혀 아니었다. 앞으로도 윤진하는 그토록 원하는 권력자가 결코 될 수 없을 것이다. 권력자가 되기 위해서 가장 먼저 버려야 함에도 끝내 버리지 못하는 한 가지가 결정적인 순간마다 그의 발목을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끄러움.
그것이 바로 권력자들에겐 없지만, 윤진하에게는 있는 한 가지였다. - page 364 ~ 365

결국 진실은 밝혀지는 법!
그 진실을 향해 가는 과정 역시 유쾌, 상쾌, 통쾌하게 그려져 읽고 난 뒤 짜릿한 사이다를 마신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이 소설을 읽고나니 우리의 권력자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과연 그들에게 '부끄러움'이란 것이 존재할까?
그들은 왜 가면을 쓴, 괴물이 될 수 밖에 없었을까?
만감이 교차되기도 하였습니다.
이 소설이 영화화된다고 했으니 얼른 만나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고구마같은 검찰체계에 짜릿한 사이다를 맛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