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혼자 살면 어때요? 좋으면 그만이지
신소영 지음 / 놀 / 2019년 7월
평점 :
제 나이 서른 살이 되었을 때.
저보다 주위 사람들의 걱정어린 충고들이 잇었습니다.
"이제 시집가야지?"
어릴 적엔 그냥 남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습니다.
막상 그 나이가 되어서 겪어보니 이건 충고가 아닌 당연한 것이었고 오히려 결혼을 하지 않으면 마치 '낙오자'로 전락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결혼을 해 아이와 함께 가정을 꾸리며 나름의 행복을 누리고 있지만 가끔은 비혼으로 당당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그녀들의 모습이 부럽기도 하였습니다.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의 저자 '신소영'씨도 당당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여성이었습니다.
그녀의 비혼일기.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혼자 살면 어때요? 좋으면 그만이지』

첫 시작은 엄마와 딸의 대화였습니다.
티비를 보다 느닷없이 결혼 이야기를 하는 엄마.
그런 엄마에게 외치는 딸의 대답.
공감되었습니다.
"엄마, 여기서 결혼 이야기가 왜 나요? 자기 일 잘하면서 좋은 일도 하고 잘사는 배우한테 결혼 안 해서 큰일이라니. 결혼 안 한 게 왜 큰일이야?"
이에 맞서는 엄마.
"그런 말도 할 수 있지, 그럼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살까? 넌 이런 이야기만 나오면 예민해져서 왜 그래?"
"엄마, 나나 엄마나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한ㅌ체 그런 말 들으면 피곤해했잖아. 내가 들어서 싫은 말은 남한테도 하지 말아야지." - page 16
그리고 이어진 그녀의 이야기는 앞으로 펼쳐질 비혼일기의 시작을 알려주었습니다.
관습과 적극적으로 충돌하면서도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응원이 담긴 책을 읽으며, 나는 한없이 유쾌해졌다. 한편으론 그동안 관습의 잣대로 휘둘린 수많은 펀치 속에서도 살아남은 스스로가 기특하게 여겨지기도 해싿. 사실 처음에는 책 제목을 보고 껄껄 웃었다. 내용도 좋았지만 제목만으로도 바로 이거다 싶었다. '그게 어쨌다구요?' 정신.
사소해 보이지만, 편견에 대해 이렇게 한마디씩 할 때 세상은 느리더라도 조금씩 변한다고 믿는다. 이제는 나도 남들 다 가는 길을 가지 않는 인생을 비정상으로 보거나 결핍된 존재라는 '주홍글씨'를 새기려는 편견에 "그게 어쨌다구요?"라고 되받아칠 수 있는 싸가지를 좀 장착하려 한다. - page 19
"비혼과 기혼, 어떤 게 더 나을까?" - page 40
무엇이 더 낫다고 단정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도 그들의 '자유'에 부럽기만 하였습니다.
그 뒤에 가려진 무게를 모른 채......
그녀의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누가 더 힘들고 어느 쪽이 더 손해인지를 따지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모두가 각자에게 주어지는 무게를 짊어지며 살아가는 생일 텐데. 서로의 입장을 완전하게 다 이해할 순 없어도 내가 겪지 않은 생에 대해 함부로 판단하거나 조언하지 않으며 누군가도 나만큼 불안하고 걱정 많은 존재로 살면서 그 나름대로 용쓰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라는 건 너무 순진한 바람일까. - page 44
이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타인은 때로 나에게 부담을 주기도 하고, 미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혼자가 편하고 혼자 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혼자'는 '함께'와 균형을 이룰 때 더 의미 있는 것이다. '언제 한번 밥이나 먹자' 하는 영혼 없는 인사말이 아닌 진짜 '밥 먹자'는 말을 한 지가 언제였던가. - page 173
'혼자'와 '함께'가 균형을 이루어야한다는 말.
자꾸만 되뇌게 되는 말이었습니다.
마지막엔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우리는 참으로 '행복'을 좇으며 살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행복하세요?"
누구든 이 질문을 받는다면 선뜻 '네'라는 대답은 못할 것입니다.
그녀는 우리에게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자아실현을 하며 아무 부족함이 없는 싱글 여성이 될 필요는 없다. 그렇게 되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그래서 나는 외로움과 두려움을 느낀다고 해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격려한다. 긍정적인 것들로만 가득해야 행복한 것이고 그것이 내 인생의 성공을 의미한다는 생각도 버렸다. 그러자 전보다 평화와 만족감이 더 자주 나를 찾아온다.
물론 지금도 외로움이나 슬픔, 막막함에 무너질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속으로 되뇐다. 그것들은 내가 싱글이어서가 아니라 그저 내가 살아 있기 때문에 느끼는 당연한 감정이라고. - page 284 ~ 285
무엇을 이루기 위한 'doing'보다 여유 있고 배려하는 너그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becoming'의 그녀.
이는 우리에게 삶을 대하는 태도를 일깨워주었습니다.

혼자 살아보지 않았기에 더 궁금했었던 비혼 이야기.
늘 불행한 것도, 늘 행복한 것도 아니지만 혼자 살아도 별일 없이 잘 살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 그녀에게서 비혼이든 기혼이든 결국 내 삶에 스스로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삶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