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2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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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 1』을 읽고난 뒤 바로 펼쳐들었던 『직지 2』.

과연 범인의 정체를 밝힐 수 있을지, 그리고 사건의 발단은 무엇인지 그 끝을 향해 달려가 보았습니다.



1권의 마지막에 보냈던 '바티칸 수장고 관리신부'로부터의 답장에서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그토록 찾아헤매던 그녀 '카레나'의 흔적을 발견하게 된 '기연'.

카레나는 조선 세종 때 유럽으로 건너간 여성이었고, 그녀는 금속활자를 유럽에 가져갔으며 쿠자누스와 사적 관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종대왕의 애민사상.


이야기는 1400년대로 돌아가 상상의 날개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세종대왕과 그를 돕는 '신미' 스님, 주자를 하는 '양승락'과 그의 딸 '은수'.

한글의 탄생은 쉽지 않았습니다.

소수의 사대부와 그들이 형성한 양반이라는 상위층이 절대 다수의 백성을 억누르고 있는 구조에 세종은 눈을 떴다. 그들이 백성을 억압하고 수탈하는 수단이 글과 학문이라는 사실은 세종으로 하여금 깊은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다. 세종은 밤이나 낮이나 백성을 걱정했고 백성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지만, 그것은 기분과 감정에 따른 시혜일 뿐이지 백성을 강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근원적 방도가 아니었다.

짐승의 서열이 이빨이나 발톱이나 근력에 의해 결정된다면, 사람의 힘은 지식과 지혜에 의해 결정되는 바, 백성이 책을 읽어 지식과 지혜를 얻기에는 한자라는 문자가 너무 어려웠고, 그러다 보니 학문도 지혜도 신분도 벼슬도 다 세습되고 있었다. 글과 학문을 익히는 데 시간이 너무 걸리기에 가난한 백성이 자식에게 글을 가르친다는 건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라 세습은 점점 굳어지게 마련이었다.

"그렇다! 백성에게 글을 만들어주자!" - page 41 ~ 42


이 과정에서 피, 땀, 눈물이 담겨있었습니다.

결국 쫓기는 신세가 된 '은수'는 가까스로 살아남게 됩니다.

"성모님께서 저희에게 인도하신 이 가엾은 여성을 저희가 보살피게 하여 주옵소서. 그녀는 자신의 나라에서도 여기 남의 나라에서도 평화를 얻을 수 없었습니다. 오직 성모께서 인도하시는 곳에서 안식을 얻을 뿐입니다. 부디 은혜를 베푸시어 이 여성을 구원하여 주소서. 아멘!" - page 86


바티칸으로 오게 된 그녀는 잠시나마 교도소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곳에서 뭔가 잘못된 일이 있음을 밝히게 됩니다.

은수는 안젤로스, 안젤루스, 안젤로, 안젤라, 안젤레스 등의 이름을 구분하는 차이는 오직 모음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래서는 필경사들의 작은 실수로도 사형수가 뒤바뀔 수 있고 누구라도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이런 범죄는 수도 없이 거듭될 터였다. - page 103

그렇게 그녀는 조선에서 가져간 활자 만드는 법을 일러주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아는 '구텐베르크'


기나긴 과거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온 '기연'.

교황청에서'엘트빌레 수도원'으로의 우회.

그리고 드러난 사건의 진실.


청주에서 직지 관련 인사들과의 모임에서 기연은 이 한마디를 남깁니다.

"구텐베르크를 인정하고 나면 우리 직지의 진짜 가치가 보일 것입니다. 직지는 인간 지능의 승리입니다. 맹수에게 이빨과 발톱이 무기이듯 인간에게는 지식과 정보가 무기입니다. 그 지식과 정보를 가장 정확하고 깔끔하게 기록하고 전달하는 자아치가 바로 금속활자입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이런 수단을 만들어낸 우리 민족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또한 이 직지의 정신과 맞닿은 것이 바로 훈민정음입니다. 훈민정음은 이제껏 인류가 만들어낸 어떤 글자보다도 우수하다고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언어학자들은 앞으로 지구상에 여섯 개의 언어만 남을 거라 예측합니다. 바로 영어와 중국어, 아랍어와 스페인어, 불어입니다. 이 언어들은 쓰는 사람이 워낙 많아 선정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가 한글인데, 쓰는 사람은 적지만 한글이 꼽히는 건 오로지 글의 우수함 때문입니다. 이처럼 직지와 한글은 우리 민족의 자랑이기 이전에 인간 지능의 금자탑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직지와 한글은 그 존재 자체가 소수의 독점으로부터 지식을 해방시켜 온 인류가 손잡고 동행하자는 지식혁명입니다. 이기심에서 벗어나 이타심의 세계로 나아가자는 위대한 메시지가 그 안에 있는 것입니다.

...

하지만 그 위대함이 '세계 최고' 같은 프레임에 갇혀서는 안됩니다. 직지와 한글에 담긴 인류의 위대한 지성, '나보다 약한 사람과의 동행'이라는 정신을 보아야 합니다. 저의 얘기는 이것으로 끝내겠습니다." - page 262 ~ 263


이 책을 읽고나니 이번에 개봉할 영화가 더욱 보고싶었습니다.

<나랏말싸미>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과 가장 천한 신분 스님 '신미'가 만나 백성을 위해 뜻을 모아 나라의 글자를 만드는 이야기라고 하니 이 책의 연장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아모르 마네트.

이는 은수의 목에 걸린 은십자가 목걸이에 새겨진 문구였습니다.

"템푸스 푸지트, 아모르 마네트(Tenpus Fugit, Amor Manet)"

은수는 라틴어를 깨우치면서 이 글귀가 '세월은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는 뜻인 걸 알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이 목걸이가 모든 악귀를 물리치는 영물이라고 했는데, 결국 지금까지 자신을 지켜준 것도 사랑이었다고 느꼈다. - page 157

이 세상 모든 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행복을 위한 희생.

참으로 가슴 찡한 울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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