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한 달을 산다는 것 - 여행 같은 일상, 일상 같은 여행
양영은 외 지음 / 세나북스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한 달 살기'

한때 '제주도'에서의 한 달 살기가 유행처럼 번지곤 하였습니다.

반복된 일상에서의 탈출.

낯선 곳에서의 자신을 마주하기.


저 역시도 하고 싶었습니다.

막상 '떠남'이 두렵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전 책표지에 이런 문구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한 달 살기'라 쓰고 '로망'이라 부른다.

여행 같은 일상, 일상 같은 여행이 펼쳐진다.

일본에서 한 달을 산다는 것!

일상이 여행같고 여행이 일상이 된다면 얼마나 멋진 일일까......

상상만으로도 '행복'하였습니다.


양영은, 김민주, 김일숙, 임지현, 한정규, 조은혜, 전지혜, 이다슬, 박장희, 이채안, 최정은, 우소연, 손경일, 윤수연, 임경원, 김세린, 김연경, 이미진, 김태우, 유승아.

20명의 작가들이 한 달 이상 일본을 여행하고 돌아왔거나 여행 중인 그들의 일상인 듯 여행인 듯한 일본 살이를 엿보기로 하였습니다.

『일본에서 한 달을 산다는 것』 


책을 펼치자마자 그만 넋을 놓고야 말았습니다.

너무나도 화려하고 선명한 일본의 모습.

벌써 '여행'의 시작을 알려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첫 장소는 '도쿄'였습니다.

프리랜서 영한 번역가 3년 차인 그녀는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나는 이제 낯선 곳의 이방인이 된다. 그럼 어디로 갈까. 어디가 좋을까. 그래, 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수천 가지 색채를 지닌 도쿄로 가자!' - page 23

그렇게 떠나 온 도쿄 '하마마츠초;에서의 일본 직장인과 같은 일과를 시작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노트북을 들고 나가 커피숍에서 일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단골 가게를 만들며 한 달 살기의 묘미를 즐긴 그녀의 모습은 마냥 부럽기만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전한 이 이야기.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살아간다고 하죠. 제가 느끼고 들었던 모든 순간들을 고이 접어 두었다가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펼쳐볼 것을 다짐하며, 일본에서 한 달 살기를 계획하는 분들께 제 소중한 추억이 담긴 하마마츠초를 한 달 살기 장소로 추천합니다. - page 31 ~ 32

왠지 그녀가 머문 곳에 가면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무언가를 느낄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곤 여러 곳에서의 저마다 여행인 듯한 일상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가장 인기가 많았던 곳은 단연코 '도쿄'였지만......


단기 어학연수로 온 이의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놀라움의 연속 - 한국에서 겪어보지 못한 지진 체험, 목욕탕 체험 등- 이었지만 한여름 밤의 꿈처럼 이러니저러니 해도 끝이 좋은 그 곳에서의 기억들.

그리고 그에겐 현재도 진행중인 일본에서 산다는 의미.

여행으로 오는 일본과 한 달 생활하는 일본이 다르듯, 돌아갈 날을 정하지 않고 지내는 일본은 또 다른다. 매일 비슷한 시간을 공유하고 거리의 풍경은 크게 변하지 않지만, 하루하루가 새롭고 즐겁다. 일본에서 처음 왔던 한 달이 하룻밤 꿈과 같았다면, 지금은 인생에서 긴 휴가를 받은 것만 같다. 오늘도 추억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일본에서의 하루를 보낸다. - page 108

비록 여행을 갈 수 없는 사람에게도 일상을 여행처럼, 그가 말한대로 오늘도 추억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면 이보다 더 멋진 여행 아닌 일상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서른이라는 나이에 압박을 느껴 떠나게 된 그녀.

도쿄로 갈지 오사카로 갈지 고민하던 끝에 오사카에서의 좋은 추억을 상기시키며 떠나온 오사카에서의 일상.

그 곳에서 느낀 그녀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본에 다녀온 후 내게 생긴 신념 중 하나는, 어떤 일을 할까 말까 고민되면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생활이 내 이력서에 큰 영향을 준 것도 아니고, 인생을 바꿀 엄청난 기회를 만난 것도 아니다. 다만 나는 여행지가 아닌 일상 속 여유로운 일본을 맛볼 수 있었다. 그 여유로움 속에서 오는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가고 싶었던 여행지에서 살아보는 것, 배우고 싶은 언어를 배워보는 것, 낯선 곳에서의 긴장감이 어느 순간 일상처럼 익숙해지는 어떤 순간들, 작지만 확실한 행복들... - page 172 ~ 173

아마도 매일이 반복되는 일상이라 지루할지라도 또다시 시작될 하루가 기대되는 이유.

작지만 확실한 행복들이 존재하기 때문은 아닐까......


마지막 여행지는 '대마도'였습니다.

일본 본토 후쿠오카보다 부산에서 더 가깝다는 그곳, 대마도.

이곳엔 시간이 멈춰진 듯 일본 본토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슬로 시티의 모습이 가득하였습니다.

그곳에서의 캠핑 생활을 하며 보고 듣고 느낀 점에 대해 그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힘들게 정상에 오르면 절로 나오는 감탄사를 막을 방법이 없다. 아소만의 리아스식 해안이 한눈에 보이고 달음질치는 산과 산의 이어짐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대마도의 모든 것이 이 장소에서 다 내려다보이는 것만 같아 강렬한 희열감에 휩싸인다. 서서도 보고 앉아서도 보고, 보고 또 봐도 즐리지 않을 풍경에 감사함이 솟는다.

감동을 자마시 밀어놓고 정상에 앉아 짊어지고 온 커피나 음료를 마신다. 내가 앉은 곳, 내게 보이는 곳, 나에게 주어진 모든 상황을 음미하며 감사함의 두께를 키워본다. - page 316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의 감사함을 느낄 수 있다는 그곳에 한 번 가보고 싶었습니다.


로망을 실현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결국 새롭고 화려한 곳에서가 아닌 소소하고 정감있는 일상 속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복들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지금 이 곳에서의 내 일상도 그 끝은 정해지지 않은, 여행과도 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여행같은 일상을 즐길 수 있는 것 아닐까!

이제라도 제 일상도 여행 같은 일상을 살아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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