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김혜남.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1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그저 제목만으로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정말......

'어른'이 되면 나아질 것만 같았습니다.

아니!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어릴 적엔 미처 몰랐었습니다.

내 엄마에게선 '눈물'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제가 그 나이가 되어서야, 엄마가 되어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겉으로 우는 것이 아니라 속으로 운다는 것을......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그렇다고 누구에게 하소연 할 수도 없었습니다.

괜히 나만 약한 소리를 하는 것 같아서, 남들은 잘 하는데 나만 못나보이는게 싫어서.


이제야 알았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책의 첫 장 첫 문장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살다 보면 아주 사소한 일에도 우울해질 때가 있다. 문득 거울에 비친 내 얼굴에서 주름을 발견했을 때, 친구가 서운한 말을 했을 때, 첫눈 오는 날 만날 사람이 없을 때 우리에게 우울이 찾아온다. 그리고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사랑했던 사람이 떠났을 때, 가스와 수도가 모두 끊긴 집에서 텅 빈 지갑을 바라볼 때와 같이 제법 심각한 일에서도 우리는 우울을 느낀다. - page 5

우리의 삶에서 '우울'은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등장하였던 것을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이로인해 우리는 여러 병으로 아파했었나 봅니다.


첫 주제는 '우울증'이었습니다.

이제는 이를 '병'으로 인식하지만 예전만 하더라도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곤 하였습니다.

병이라고 하면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우리가 무슨 생각과 행동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면 반복되는 생각과 행동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과거는 과거로 돌려주고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어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것이다. 즉 고통스럽던 기억으로 덮여 묻혀 있던 참된 자기를 찾아 그 자기에게 밝은 햇빛과 맑은 공기를 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 page 22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이야기.

쇼펜하우어는 "행복하게 하거나 불행하게 하는 것은 객관적이고 실제적인 사물이 아니라, 거기에 대한 우리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이다." 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울한 사람은 비극을, 다혈질의 사람은 희극을, 침착한 사람은 무의미한 것만을 본다."라고 말했다. 사실 우리는 자신만의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본다. 안경의 색이 어두울 때 세상은 전부 어둡고 칙칙하게 보일 것이며, 안경의 색이 분홍빛이면 세상은 분홍색으로 보일 것이다. 이 안경의 색은 바로 우리의 감정 상태나 사고방식을 나타낸다. - page 22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이, 분홍빛 색의 안경을 쓴 자신이 될 것이라 일깨워주었습니다.


책 속엔 다양한 감정들 속에서, 일상 속에서의 고통과 아픔에 대한 처방전이 쓰여있었습니다.

솔직히 책을 읽기 전엔 나의 고통과 아픔은 몇 가지 안 되는 줄 알았는데 읽다보니 어느새 내 몸이, 내 마음엔 상처가 자리잡혀 있었고 그동안 아픔과 불안을 느끼기도 전에 그 위에 더 상처를 내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왜 그동안 내 마음 하나, 내 몸 하나 바라보지 않았을까......


책을 읽기만 하였는데도 나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찾게 되었고, 그에따른 처방에 마냥 내 마음을 맡기곤 하였습니다.


우리네 엄마들이 겪었을 '화병'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마음이 울지 못하면 몸이 운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이기 때문에 마음에 병이 생기면 신체적 증상을 동반하게 된다. 감정이나 욕구가 억압되고 출구를 찾지 못하면 그것은 신체적 출구를 찾아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 하기 때문이다.

"명치끝이 꽉 막힌 듯이 소화가 안 되고 가슴이 답답해요. 심자아이 너무 빨리 뛰고 숨쉬기가 곤란할 때도 있어요. 추워서 옷을 껴입으면 다시 온몸이 더워지고, 며칠 변비가 이어지다가 갑자기 설사를 하기도 해요." - page 208 ~ 209

병원에서 검사를 해 보아도 별다른 이상은 발견할 수 없는, 그래서 더 답답한......

그런데 좀 더 깊이 면담을 해보면 이들이 신체 증상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내가 이렇게 많이 아프니 나를 좀 돌봐달라는 무언의호소인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이렇게 몸이 약한 내가 이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을까?"하는 자신감이 저하된 모습을 보인다. 또 자신의 신체적 증상을 통해서 피하고 싶은 상황이나 사람들을 꺼리려는 경향도 강하다. "난 몸이 아프니 당분간 내게 그 이야기는 하지 마."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 page 209 ~ 210

화병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더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화병은 가족구조 내에서 많이 발생하므로 가족들 사이에 평소 대화를 자주 해서 서로의 감정이나 마음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힘든 일을 분담하고, 각자의 영역을 존중해주고 인정해준다면 화나는 일이 있어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대부분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는 자식을 중심으로 하루를 보내고, 자식에게 모든 것을 쏟게 된다. 즉 자식을 가장 중요한 위치에 두게 된다. 그러다가 자식들이 다 성장하고 독립해갈 때쯤이면 내 옆에 있던 배우자의 존재가 커지게 된다. 그러나 결국 나중에는 자기 자신이 남는다. 즉 자신이 가장 중요한 존재였음을 새삼 깨닫게 되는 것이다. - page 214


책의 마지막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나를 가장 우울하게 만드는 사람은 누구일까? - page 260

결국 '나', 바로 자신이었습니다.

왜 나는 사랑받지 못할까? 왜 나는 성공하지 못했을까?

더는 이런 의문과 후회가 아닌, 하루가 이틀이 되고, 오늘 좌절해도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켜켜이 쌓은 노력이 가져다줄 기회와 인연에 감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 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건 로또 같은 기적이나 운명 같은 사랑이 아니라, 오분 더 일찍 출근하고 십분 더 운동하는 현재에 대한 충실함이란 것을 우울증이 가르쳐 주었다. - page 262 ~ 263

그의 말처럼 '현재에 대한 충실함' 결국 '나'에 대한 '충실함'이 마음의 상처와 건강하게 이별하는 방법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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