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날의 미식 여행 - 오로지 먹으러 다니는 요리 여행가의 맛 탐닉기
정연주 지음 / 위즈플래닛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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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달에 한 두번은 맛집을 찾아 다니는 것이 '소확행' 중 하나입니다.

즐겨보는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처럼 길을 가다가 배가 고파지면 배를 채우기 위해 식당을 찾아 음식을 먹으며 행복을 느끼는 그의 모습.

그의 명대사 중 하나인

"갑자기 배가 고파졌다!"

는 보는 이도 허기짐을 느끼게하곤 하였습니다.


이 책의 저자 '정연주'씨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먹지 않아서 후회한 끼니는 있어도 먹어서 후회한 끼니는 없다!"

왠지 여자 '고로'의 느낌이 나는건 기분 탓인지......


그녀를 따라 '먹기'와 '여행하기'를 동시에 하면서 행복한 미식 여행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온갖 날의 미식 여행』 


미식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기억하자, 올바른 음식 여행자의 자세는 밥을 동선에 맞추는 것이 아니다. 먹을 계획에 맞춰서 동선을 짜는 것이다. 그야말로 미처 먹지 못하고 떠나온 음식 때문에 자다가도 다시 돌아가는 꿈을 꾸는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다. - page 10


그렇게 시작된 '혼밥 여행'.

'혼밥'이 필요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아무리 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과 만난다 하더라도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으면 먹는 행위 자체보다 대화나 분위기에 집중하고 음식이 상대방의 입맛에 맞는지, 식사 속도가 너무 다르지 않는지 등 여러 정보를 인지하게 된다. 식사의 목적이 반드시 음식인 것만은 아니니 함께 먹는 밥에도 나름의 재미가 있지만, 결국 음식의 맛이 덜 느껴지고 기억에 흐릿하게 남는다. 그래서 다시 식사 자체에 집중하는 의식을 거쳐야 비로소 '밥을 먹었다'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 page 13

새삼 깨달았습니다.

혼밥을 할 때면 대충 끼니를 때운다는 느낌으로 먹곤 하였는데 오히려 혼밥할 때야 비로소 '미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래서 '혼밥 여행'을 해야하는 이유를.

그러니 당연히 혼밥으로 점철될 수밖에 없는 혼자 떠나는 여행은 정말로 먹고 다니기 좋은 기회다. 코스도 메뉴도 전부 내가 짜기 나름! 맛없다고 나를 탓할 사람도, 그건 싫다고 퇴짜를 놓을 사람도, 대충 먹고 때우자고 줄 서서 기다리기를 거부하는 사람도 없다. 어제 먹은 음식이 맛있었다고 오늘 또 먹어도 눈치 볼 사람이 없다. 무엇보다, 순 먹고만 다니느냐고 투덜거리는 사람이 없다. 사회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 제로. 최고다! - page 13

 


항상 '맛집'을 갈 순 없습니다.

먹다보면 타국의 음식이기에 향신료나 입맛에 안 맞을 수도 있고 이름과 영문 설명만 보고 주문하니 예상한 음식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 SNS의 '사진 찍기용'의 음식일 수도 있습니다.

하! 지! 만!!

이 또한 여행의 묘미이자 미식의 묘미라는 것!

특히나 혼자 오면 자신을 탓할 사람도, 신경 써야 할 사람도 없기에 나름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것!

그렇기에 우리는 새로운 곳에서의 새로운 음식에 대한 '설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미식 여행기엔 '사진'에서 느낄 수 없는, '그림' 속에서 그녀만의 음식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디테일 하나 놓치지 않고 음식을 대할 때의 태도도 그림 속에 묻어 있기에 단순히 보여주기 식의 사진보다는 더 정감이 가고 그 음식에 대한 호기심마저 일게 해 주었습니다.


또한 그녀의 미식 여행은 다른 나라 뿐만아니라 '부엌'이라는 공간에서의 미식 여행도 있었기에 그 속에 담긴 '레시피'를 따라 독자도 만들어 먹다보면 어느새 그녀와 함께 미식 여행을 떠남을 느낄 수 있게도 해 주었습니다.


이 여행에세이를 읽다보니 앞서 그녀가 <프롤로그>에서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돌아서면 먹을 생각밖에 없는 여행이지만, 뭐 어때. 먹는 게 남는 거라고들 하는데. 무엇이 남았을까? 맛있는 기억, 새로 얻은 레시피, 맛집 정보 그리고 무엇보다 만족스러운 얼굴로 씩씩하게 일상에 복귀할 수 있는 내가 남았다. 만세! 이번 여행도 참 맛있었어. 다음 여행도 맛있겠지. 세상은 넓고 아는 만큼 먹고 싶은 것도 많다. - <프롤로그> 중에서

결국 '미식 여행'을 통해서도 '나'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여행과는 사뭇 다른 매력을 느끼곤 하였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다시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가 떠올랐습니다.

저 역시도 외치게 되었습니다.

"배가 고파졌다!"

제 배를 채우기위해 부엌으로의 여행을 떠나야겠습니다.

공복을 채워 작은 행복을 느끼기위해 제 나름의 미식 여행을 떠나려 합니다.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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