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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은 끝났다 - 다시 시작한 서울살이
김소망 지음 / 꿈꾸는인생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과 관련된 에세이를 좋아하기에 종종 찾아읽곤 합니다.
어느 저자는 어느 나라를 여행했네~
하며 부러운 시선 가득 품으며 그들의 '여행'을 바라보곤 하였는데......
이번엔 일 년 동안 세계를 이사하듯이 돌아다니다 익숙한 자리, '한국'에서의 여행(?) 아닌 여행기가 있었습니다.
그 전의 책들에서는 '환상'을 품고 이야기가 끝났었다면 이번엔 '환상'이 아닌 '현실'이 된, 상상 그 이상이 펼쳐진 이곳에서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세계 여행은 끝났다』

사실 제목만 본다면 심장이 '쿵' 떨어질만 하였습니다.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 해 본 이에게 '절망'과도 같은 말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 지! 만!!
실망하기엔 아직 금물!
오히려 낯선 곳이 아닌 익숙한 곳이기에 더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을 이야기들이기에 현실에서 보다 '희망'을 찾는 법을 배웠다고나 할까요......
여행이 나를 변화시켜 줄 거란 기대는 애초에 없었다.
내 변화가 꼭 여행 중에 일어나야 한다는 집착도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조금 달라졌고, 더 분명해졌다.
다시 서울에서의 삶을 시작한다.
조금 달라지고, 많은 부분 여전한 모습으로.
세계 여행은 끝났다. - page 28 ~ 29
창연과 소망.
그들은 여행을 마치고 바로 집으로 가지 않고 아주버님 집에 머물게 됩니다.
아무래도 아직은 내 집이 아니기에, 여행을 하고 바로 도착하였기에 아직도 여행이 덜 끝난 듯한 느낌이 들곤 합니다.
저 역시도 짧은 여행을 다녀오더라도 익숙한 내 집, 내 방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었기에, 흔히 말하는 '여독'이 생겨 은근 '이방인' 행세를 하였기에, 나와 동거동락한 캐리어와는 지긋한 인연을 끊고 싶다가도 어느새 창고에 고이 모셔두었기에 그 기분, 충분히 이해되었습니다.
다시 시작된 한국에서의 생활.
이젠 '생존'과도 연관되었습니다.
돈을 벌어야하는 것과 인간관계.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 때문에 매우 행복했다가 때때로 마음이 어려워지기도 한다는 것. 그리고 기피하고 싶은 순간들을 맞이하리라는 걸 뜻하는 것이었다. 안 하다가 하려니 아주 살짝 빡세다. 여행이 끝난 첫 주의 어려움이 이런 것이라니, 의외다. 여행병이 다 무어냐. 순식간에 치고 들어오는 감정들이 많아서 그럴 틈도 없더라. 이제 곧 오겠지만. - page 48 ~ 49
그들의 서울살이를 바라보면 처음엔 낯선 '여행자' 같았지만 점점 본연의 모습이 드러나면서 우리에게도 익숙한 일상이 되면서 '생활자'가 되어 일상에서의 삶도 Not Bad! 임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특히나 이 이야기.
"사람 사는 게 어느 나라나 다 거기서 거기지. 그 사람들도 우리랑 다 똑같이 살어"라는 말도 절반만 맞는 것 같다. 다들 밥 벌어벅고 산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그 밥 벌어먹을 때 생기는 고통은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 일상의 분노를 느끼는 정도도 나라마다 엄청나게 다를 수 있고. 언젠가 외국에서 살게 되는 날이 온다면 여행자로서는 전혀 겪지 않아도 될 고통, 분노를 느끼게 될 것이다. 누구 말마따나 삶이 원래 지옥이고 고통이라면. - page 95
사람들은 종종 우리에게 "이제 좋은 시절 다 지났네, 얼른 현실로 돌아와야지?"라고 얘기하지만 좋은 게 좋지만은 않았던 것처럼 이 또한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
그들이 말하는 현실이라는 게 '언젠가 찾아올 좋은 날을 위해 오늘 하루도 어찌어찌 버텨 본다'는 힘듦을 뜻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 page 184
왜 우리는 현실에서의 생활을 '버팀', '힘듦'으로 비유가 되어야하는지......
조금은 안타까움도 있었습니다.
그녀는 '세계 여행 시즌 2'를 계획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시즌 1은 가기로 결정하는 데만 1년이 걸렸다고 했으니......
음......
왠지 빨리 다음 이야기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도 가져봅니다.
그땐 진정한 '여행자'의 시선으로, 막연한 '환상'만 가진 시선이 아닌 조금의 '현실'도 담긴 시선이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여행에서 부정적인 이야기는...... 독자로써...... 음......)
제목에서의 '끝났다'는 것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에겐
'오늘 하루도 끝났다'
내일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조금은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며 책을 덮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