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치앙마이 한달살기 - 99만원의 자유
조숙 지음 / 문예바다 / 2019년 3월
평점 :
하루를 돌이켜보면 숨만 쉬는 것 같아도 어느새 돈은 줄줄 새어나갑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에선 '그게 가능한걸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사실 한 달에 99만원의 행복은 쉽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곤 합니다.
아끼고 아껴도 결국 3자리 수를 찍으면서 스스로를 자책하는......
치앙마이.
사실 가 보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몇몇 책을 통해 접한 그 곳은 사람들의 '미소'가 인상적이었기에 언젠가는 꼭 가보겠다는, 저에게도 하나의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곳에서 한 달을 살게된 저자 '조숙'.
'혼자' 여행을 하면서 그곳에서의 삶이 어떠했을지 궁금하였습니다.
『99만 원의 자유 치앙마이 한 달 살기』

따뜻한 나라에서 겨울을 지내보고 싶다는 그녀의 첫 발걸음.
시작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깃털보다 더 가볍다. 만져지지도 않는다. - page 15
그렇게 '치앙마이'로 가는 날개에 몸을 싣기로 결심을 합니다.
진정한 '나의 여행'을 위해, 그리고 '나'를 찾기 위해......
여행의 시작은 '낯섬'이었습니다.
무표정, 낯선 얼굴들이다. 자연에서 보는 첫 풍경은 경이롭고 아름답게 보이는데 사람은 낯이 선 얼굴에서 예쁨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제부터 숱하게 다가올 '낯섦'의 시작이다. - page 24
그렇게 한국에서 방콕으로, 방콕에서 치앙마이까지의 여정은 그리 짧지는 않았습니다.
숲 사이로 붉은 기운을 보인 햇살을 맞이하며 비로소 느낀 치앙마이.
"싸왓티카 치앙마이" - page 34
저 역시도 '치앙마이'라고 하면 왠지 문명의 혜택보다는 자신들의 전통을 지키며, 해맑은 미소를 건네며 살아가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치앙마이에 대한 첫인상은 내가 그려봤던 풍경과는 사뭇 달랐다. 서구적인 건물, 전통복장을 입은 사람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티셔츠 차림, 자동차와 오토바이 물결, 현지인보다 더 많은 여행자들, 나무와 숲을 기대했던 자연적인 환경보다 인위적이고 세련된 건물들이 많았다. - page 37
낯선 나라지만 낯설지 않음에, 그래서 이 여행에 간접적으로나마 동참하지만 마치 그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하였습니다.
"혹시? 혼자 왔나요? 치앙마이에는 혼자 떠나 온 여행자들이 많아요. 여행은 혼자 와야 제대로 즐기는데 저는 장애가 있는 아이와 함께 왔기 때문에 이곳에서 꼼짝 할 수가 없어요.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치앙마이살이' 하고 있는데 치앙마이가 정말 살기 편한 곳이에요. 다리 힘 있을 때 열심히 다니세요." 하며 옆에 앉아 있던 아이를 일으켜 부축하며 낮잠 재워야 한다며 일어선다. 덩치는 엄마보다 더 큰 아들이 다섯 살짜리 미소를 띠고 엄마 손에 이끌려 이층으로 올라간다. - page 44 ~ 45
그렇게 저자 역시도 시작된 '치앙마이에서의 삶'.
이곳에서의 삶을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치앙마이 한 달 살기'는 다른 삶의 접촉을 희망하고 떠난 것이다. 사람마다 다른 태어난 환경과 문화적 배경과 쌓은 지식이 그 사람의 경계이다. - page 107
이처럼 '인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고 마음의 빈 곳엔 감동이 매꿔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여행'하기 딱 좋은, 자신의 나약함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드러내놓는 진정을 보일 수 있는 곳, 치앙마이.
그곳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지면 펼쳐질수록 저 역시도 그곳에서의 삶을 꿈꾸게 되곤 하였습니다.
특히나 '진심'이 담긴 커피를 둘러앉은 사람들에게 나누어줄 때!
특정 가격없이 그저 마음가는 대로 넣으면 되는, 진심에 대한 값.
참으로 의미가 있지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이들의 모습이 마냥 부러웠던 이유는 아마도 이 이야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편리하고 빠르고 위생적인 것에 익숙해진 시선을 들이대면 답답하고 어둡게 보일 수 있지만 그 역시 보는 사람의 일방적인 잣대일 뿐 상대적인 것이 아니다. 햇볕 아래 갈색 피부를 드러내 놓고 자유로우며 자신들의 관습과 삶의 방식을 답습하고 향유하며 살아가는 고산족 '도이뿌이 몽족' 사람들의 내세우지 않은 자존심'을 엿볼 수 있는 날이었다. - page 184
문명과 기기에 얽매이지 않기에.
자연의 순리대로, 자신의 관습대로 살아가기에 그들의 미소가 진정으로 '행복'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나 봅니다.
치앙마이가 살기 좋은 이유!
아마도 '물가' 때문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어딜 가더라도 '돈'은 '삶'에 중요한 요인 중 하나임을 또다시 깨닫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치안'.
이것들이 조화를 이루기에 여행자들이 '여행'이 아닌 '거주자'로 다가가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아쉬운 작별.
안녕! 치앙마이에서 보낸 남은 생애 가장 젊은 나의 시간들아!
안녕! 치앙마이! - page 271
알고보니 치앙마이는 '북방의 장미'라 불릴만큼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볼거리를 가진 것은 물론이거니와 크고 작은 사원들의 존재.
직접 가 보아야 비로소 그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그곳만의 정취.
이 모든 것이 '치앙마이'를 형성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책을 읽고나니 '치앙마이'에 대해 잘 몰랐었던 예전이 그리웠습니다.
알고나니 더 가고 싶은, 그래서 저 역시도 한 달은 살아보고 싶을만큼의 매력을 지닌, 그리고 그곳에서의 삶을 통해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음에 제 버킷리스트에도 조심스럽게 적어봅니다.
'치앙마이에 꼭 한 번은 가기!'
(그곳에서의 삶은 옵션으로)
안녕! 치앙마이에서 보낸 남은 생애 가장 젊은 나의 시간들아!
안녕! 치앙마이! - page 271
왠지 이 '안녕'은 다음에 만날 날을 기다리며, 그 때가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것 같기에 쉽사리 책의 마지막 장이면서도 덮질 못하곤 하였습니다.
저자의 앞선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사람도 풍경이 된다. 장터 바닥에 앉아 먹고 마시고 소박한 거래가 일어나는 현장을 물끄러미 지켜보는 것, 나도 음식 한 그릇 앞에 놓고 '사람풍경' 속으로 들어간다. 그러다 슬그머니 끼어들어서 말도 붙여보고 특별히 궁금하지도 않으면서 'Where are you from?' 라고 물어보기도 하고 'good luck!'라고 행운을 빌어주기도 한다. 여행의 좋은 점은 가벼움이다. 갈등을 무겁게 껴안고 있지 않아도 된다. 돌아서면 그뿐이라는 얘기가 아니라 힘을 뺀 '사이'가 되니 편안해 지는 것을 경험했다. - page 11 ~ 12
역시나 그곳에서도 결국엔 '사람'의 냄새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삶'이 가능하지 않았나싶었습니다.
어느새 한 달 살기는 끝이 났었습니다.
짧았기에 아쉬움과 그곳에 대한 기대!
나 또한 '치앙마이'로의 여행을 떠나고자 일찍 잠자리에 들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