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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엄마 ㅣ 디즈니의 악당들 5
세레나 발렌티노 지음, 김지혜 옮김 / 라곰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디즈니 만화 속 악당들.
벌써 5권이 나왔지만 그동안 나온 악당들의 이야기를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궁금하긴 했지만......)
하지만 이번에 이 책이 끌렸던 이유.
아마도 '엄마'라는 단어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라푼젤>
많은 디즈니 만화 중에 저와는 인연이 그다지 없었습니다.
단순히 긴 머리의 라푼젤이 높은 탑에 갇혔다가 왕자를 만나게 되고 왕자가 라푼젤의 친부모를 찾아주고 마녀에겐 천벌을 내리는 동화라는 것.
그래서 더 이 이야기가 궁금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라푼젤에서의 악당, 그녀가 악당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숨은 사연.
"엄마는 다 알아, 세상 밖은 위험해"
『가짜 엄마』

우선 호기심에 책표지를 벗겨보았습니다.
검은 머리의 매혹적인 그녀가 백발의 쭈글한 얼굴을 가진 한 할머니가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런 문구가 적혀있었나봅니다.
아름다움을 향한 광기 어린 집착
그 시작에는 '엄마'가 있었다
책을 펼치니 첫 문장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죽음의 숲에 마녀 가족이 살고 있었다. - page 11
죽음의 숲에 사는 마녀 가족.
헤이즐, 프림로즈, 고델이라 불리는 마녀 세 자매와 무시무시한 죽음의 여왕이자 마녀 중의 마녀인 세 자매의 어머니 마네아가 살고 있었습니다.
빛나는 검은 머리카락, 까무잡잡한 피부, 크고 또렷한 잿빛 눈망울을 지닌, 몇 시간 차이로 막내가 된 '고델'.
그녀는 언니들과는 달리 엄마를 이해하고 그 마법에 관심을 가진 그런 소녀였습니다.
그러던 중......
엄마의 피를 물려받는 과정에서 그만 엄마의 광기, 그로인한 죽음에 다다르는 언니들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 고델은 그만 엄마를 죽이고 자신 역시도 엄마의 힘을 가지고자 '라푼젤'을 납치하고 높은 탑에 가두게 됩니다.
그리고는 우리가 아는 '라푼젤'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가짜 엄마'인 고델의 집착과 광기가 그려집니다.
특히나 '가짜'라 하더라도 '엄마'의 모습이 그려진 부분에선 왠지 모르게 짠한 느낌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때 어둠 속에서 고델의 목소리가 들여왔다.
"라푼젤?"
"엄마?"
"소중한 내 아가!"
"엄마!"
"괜찮니? 다친 데는 없고?"
"엄마, 여긴 어떻게..."
"네가 어찌나 걱정되던지. 그래서 널 쫓아왔단다. 그러고는 저들이 널 공격하는 것을 봤지. 자, 가자꾸나. 저들이 또 들이닥치기 전에 떠나자꾸나."
라푼젤은 유진이 돛단배를 타고 멀리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보아하니 꽃은 꽤나 상처받은 모양이었다. 라푼젤은 유진이 자신을 배신했으며, 세상에서 저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은 엄마뿐이라고 믿게 되었다. 라푼젤은 엄마의 품에서 울부짖었다.
"엄마 말이 맞았어요. 엄마가 다 옳았어요."
"그래, 안다. 엄마는 다 알지." - page 354 ~ 355
결국은 자신의 엄마가 그러했듯이 그녀 역시도 그 마지막에 목격한 것은 '역겨움과 공포'였음에......
앞서 고델의 어린 시절에 엄마 마네아와 이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것이 네가 물려받을 거란다, 고델. 우리 가문의 유산이지."
고델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라푼젤이요?"
"그래. 내가 떠나고 나면 네가 보호해야 해. 가장 중요한 의무야! 나처럼 오래도록 살 계획이라면 이 꽃, 라푼젤을 잘 간수해야 한다. 이건 과거의 치욕으로부터 너와 네 언니들을 보호하기 위한 거야." - page 49
엄마를 미워했지만 결국 엄마의 모습을 닮아간 고델의 모습.
"우리가 당신의 언니들을 되살리려고 했을 때 프림로즈가 했던 말, 기억나요? 베일 속에서 힘겹게 내뱉던 말이요."
"우릴 그냥 죽게 내버려둬."
"맞아요. 그게 유언이었어요. 그럼에도 당신은 지난 수년간 언니들을 되살리겠다고 별짓을 다했죠. 언니들은 당신과 같이 지내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한 거예요. 당신은 사악하고 잔혹한 당신 어머니의 복제품일 뿐이었으니까요. 아이들을 죽이고 눈멀게 하고 명령에 복종시킨 마녀!"
"당신도 마찬가지였잖아요. 내가 안다고요!"
"우리가 당신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으니 당신도 우리의 속을 모를 리가 없죠. 하지만 고델, 당신은 언니라는 잘못된 대상에게 사랑을 쏟은 거예요. 그들은 당신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 page 330 ~ 331
잘못된 집착.
그 시작부터 어긋났기에 결국 내면의 고통으로부터 자신마저 소실된 고델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책을 읽고난 뒤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그저 나쁜 악당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지난 어린 시절의 모습이......
그 시작이......
잘못 채워진 첫 단추로 인해 결국 자신의 모든 것을 잃게 된 고델의 모습으로부터 과연 선함과 악함의 차이는 그 '시작'이었음을 깨닫기도 하였습니다.
악당들이 주인공이 된 이야기는 신선하면서도 더 애잔하게 다가왔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에게 해피엔딩의 선한 주인공들보다 이런 악당들의 이야기도 만나게 해 준다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이 소설이 애니메이션이 된다면......
다른 디즈니의 악당들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독사과를 건넨 『사악한 여왕』부터 차근히 읽어보아야겠습니다.
그들의 속사정.
그리고 그후에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들에게 '악당'이 아닌 '불쌍한 사람'이라 얘기하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