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작은 농장 일기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부윤아 옮김 / 지금이책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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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첫 눈에 반한 책표지였습니다.

아기자기한 정원이 그려진, 풋내기 농사꾼이 땀을 닦으며 이렇게 외치고 있었습니다.

"어, 그러니까... 취미로 집에서 채소를 키우고 있어요."


지극히 작은, 하지만 그곳에서 작은 씨앗이 자라나 전해주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크나큰 감동이었습니다.

작가 '오기와라 히로시'가 전하는 첫 에세이.

『지극히 작은 농장 일기』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하였습니다.

취미는 무엇인가요? - page 10

항상 고민이었습니다.

내 취미는 무엇이었지? 어떤 걸 취미라고 해야 하는걸까?

그 역시도 망설이다가 머뭇머뭇하며 이렇게 말한다고 합니다.

"취미로 집에서 채소를 키우고 있어요." - page 10

오히려 자신만의 취미가 있는 그가 부러웠습니다.


그의 채소 키우기는 초등학생 때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어린 그는 어머니의 눈을 피해 감자를 심으며 두근두근 부푼 가슴을 안고 기다림 끝에 '수확'의 순간.

대체로 뿌리에 혹같은 것만 따라 나오며 점점 채소 키우기에 관심을 잃게 됩니다.

(얻는 이득이 없었기에...... 그만 흥미를 잃은 그)


그러다!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 독립한 30대 중반이 되어서 다시금 꿈을 꾸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왜 꽃도 아니고 나무도 아닌 '채소'를 키우는 것일까?

그에 대해 이렇게 답을 하였습니다.

"실속 있으니까요."

채소는 보기에 즐거울 뿐만 아니라 먹을 수 있다. 문자 그대로 결실을 맺는다는 점이 즐겁다 작은 씨앗을 한 알(혹은 모종을 한 포기)만 심어도 그것이 다섯 배, 열 배, 때로는 백 배가 되어 돌아오면 이득 본 느낌이 들어 기쁘다. - page 14


그렇게 작은 농장 키우기는 시작되었습니다.


그의 채소 키우는 이야기는 단순히 농장의 이야기로 그치지 않고 나아가 자신의 이야기가 되었고 사회의 이야기와도 관련이 있었습니다.

마치 작은 씨앗이 싹을 키우고 줄기와 잎을 내밀며 비와 바람, 추위와 더위 속에서도 꿋꿋이 자라나 끝내 수많은 열매를 맺는 것처럼......


그러다 그의 지극히 작은 농장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

 


기존에 있었던 이들도 있지만 새로운 이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 하는 채소가 있었습니다.

'가지'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가지 재배는 손이 많이 갈 일이 없다. 토마토처럼 매일 곁순을 따줘야 하는 성가심도 없고, 내리는 비에 일희일우하는 걱정도 없고, 오이처럼 덩굴을 유도하거나 세심하게 가지 정리를 해야 할 필요도 없다. 심고 나면 거의 방치. 초기 단계에서 자라는 줄기를 서너 개로 정리하여 지지대라고 말하기도 힘든 비스듬한 부목을 세운다. 작업은 그 정도다. - page 310


비가 내려도 햇볕이 쨍쨍 내리쬐어도 구름이 잔뜩 낀 날도,

흔~들

흔~드~을.

뭐, 그래도, 그 점이 가지의 좋은 점이기도 하다.

한여름에는 매일 수확을 잔뜩 하겠다고 콧김마저 거칠게 잔뜩 기합이 들어간 나의 초조함을,

뭐~어, 상 관 없 잖 아~ 가 정 텃 밭 인 거~얼.

이렇게 달래주는 것 같은 기분이다. - page 311


그래도 가지의 마이페이스만은 올해도 건재했다.

흔~들 흔~들하며 어느새 커져 있었다.

가지의 난점은 수확 후반에 접어들면 끝부분이 딱딱해지는 것인데, 그 문제도 올해는 적었다.

가지가 가르쳐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렇게 서두르지 말라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오히려 잘 풀리지 않는다고. - page 313

이렇게나 매력적인 채소였군, 가지!

이제라도 '가지'를 먹으며 좋은 기운도 함께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식탁 위를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쌀과 야채들, 고기, 그리고 과일들.

그동안은 먹기에만 급급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젠 그들이 간직한 삶의 방식에 대해, 그리고 저에게 전해줄 이야기에 조금은 귀를 기울여볼까 합니다.


그의 작은 농장은 지금도 진행중이겠지요?

그렇다면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도 될지......

그의 농장 일기를 읽으며 소소하지만 작은 행복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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