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비주얼 클래식 Visual Classic
헤르만 헤세 지음, 박희정 그림, 서유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평점 :
품절


사실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마냥 어렵게 생각하곤 하였습니다.

10대에 읽었을 땐 그저 '고전', '명작'이라는 이유로 읽었기에 큰 감흥도 없었고 그저 빨리 읽고 친구들과 놀기에 급급하였습니다.


그러다 문뜩 30대가 되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다시금 만나게 된 고전들.

일러스트에 빠져 손이 다가갔는데 알고보니 '헤르만 헤세'의 작품이었습니다.

수레바퀴 아래서

 

어렴풋이 소설의 내용이 떠오르면서 표지의 그림을 보니

'아! 맞다! 저런 느낌이었어!'

라며 반가웠습니다.

시간이 흘러 읽게 된 고전.

그 때의 그 감동일지 궁금하였습니다.


다른 아이들 사이에 있는 모습만 보더라도 의심할 여지 없이 뛰어난 아이, '한스 기벤라트'.

그는 명석한 두뇌를 가졌고 아주 특별한 존재이기에 그의 장래는 확고하게 결정되었었습니다.

바로 주에서 시행하는 시험에 합격해서 신학교를 거친 다음에 튀빙겐 신학대학에 진학하여 '목사'나 '교수'가 되는 길.

역시나 그는 신학교 시험에 합격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에게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하였습니다.

'헤르만 하일너'

경박한 학생과 성실한 학생, 시인과 공부벌레의 조합이었다. 둘 다 가장 똑똑하고 재능이 많다는 평이었찌만 하일너는 천재라는 반쯤은 조롱 섞인 평가를, 한스는 모범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 page 122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하지만 더없이 친밀해져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람이 되어버리면서 한스는 조금씩 학교 생활에 겉돌기 시작합니다.


결국 신학교를 나오게 된 그.

그는 버림받고 소외당한 기분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괴로움과 고독에 싸여 있는 아픈 소년에게 또 다른 유령이 거짓된 위로자로 나타나 점점 친해지더니,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 잡았다. 그것은 바로 죽음에 관한 생각이었다. - page 194


운명은 한스가 암울한 계획을 즐기도록 두었고 죽음의 잔으로부터 매일 쾌감과 생명력을 몇 방울 맛보는 것을 지켜보았다. 물론 이렇게 망가진 젊은 존재 하나쯤은 있으나 마나 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자신의 길을 끝까지 걸어가야 하며 쓴맛과 단맛을 다 보기 전에는 인생의 무대에서 사라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벗어날 수 없는 고통스러운 상념들은 점점 잦아들었고, 그대신 맥없이 자포자기하려는 게으른 감정이 찾아왔다. 한스는 몇 시간이나 며칠을 그냥 멍하니 흘려보냈고 무심하게 파란 하늘을 바라보았다. - page 195 ~ 196


그런 그에게 '엠마'라는 소녀는 활발하고 유쾌한 성격을 지닌, 전체적으로 건강하고 밝은 그녀에게 한스가 지닌 젊은 사랑을 느끼게 되지만 이 역시도 짧은 만남으로, 다시 그는 분노와 고통은 흥분되고 충족되지 않은 사랑의 욕망과 함께 슬픈 고뇌로 변하여 깊은 좌절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면서 기계공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던 그는 결국 어두운 강물을 따라 떠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의 마지막 이야기엔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참으로 가혹한 일입니다, 기벤라트 씨." 플레이크가 애도를 표했다. "저도 이 아이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기벤라트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정말 재능이 많은 아이였어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잘되어 가고 있었어요. 학교생활이나 시험이나 말이죠. 그런데 갑자기 한꺼번에 불운이 몰려왔어요!"

...

"저 사람들도 이 아이가 이 지경이 되도록 부추긴 셈입니다."

"뭐라고요?"

...

"왜요? 뭘 어쨌다는 말입니까?"

"아, 그만합시다. 당신이나 나, 어쩌면 우리 모두가 이 아이에게 소홀했던 점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 page 286 ~ 287


꿈 많고 천부적인 재능이 있던 아이.

그 아이를 어른의 잣대로, 사회의 잣대로 맞추려고만 했던, 그래서 결국은 못다핀 꽃 한 송이로 져버린 아이.

아직도 그 수레바퀴 아래에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 마음이 아팠습니다.


책을 읽고난 뒤 크라잉 넛의 <말 달리자>가 떠올랐습니다.

이 노래를 '한스'에게 바치고 싶었습니다.

이러다가 늙는거지 그땔위해 일해야해
모든 것은 막혀있어 우리에겐 힘이 없지 닥쳐

사랑은 어려운거야 복잡하고 예쁜거지
잊으려면 잊혀질까 상처받기 쉬운거야 닥쳐

닥쳐 닥쳐 닥쳐 닥치고 가만있어
우리는 달려야해 거짓에 싸워야해 말 달리자
말 달리자 말 달리자 말 달리자 말 달리자

이리 띵굴띵굴한 지구상에서 우리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달리는 것 뿐이다 무얼 더 바라랴
어이 이봐 거기 숨어 있는 친구 이리 나오라구
우리는 친구 - 크라잉 넛 <말 달리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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