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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프랑스
경선 지음 / 문학테라피 / 2019년 4월
평점 :
'프랑스'하면 떠오르는 것.
낭만.
여유.
그리고 한 노래, <오 샹제리제>.
와인 한 잔을 들고 에펠탑을 바라보며 지는 노을을 바라보는 것......
저에게 '프랑스'는 이런 로망을 지닌 나라였습니다.
『데일리 프랑스』

막연히 이 책에서도 그런 로맨틱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 표지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프랑스의 멋진 거리를 걸으며,
노철카페에서 커피와 크루아상을 먹는
그런 상큼한 데일리 프랑스를 상상한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이건 나의 이야기고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며
그건 나의 프랑스가 아니다."
'여행자'일 때와는 사뭇 다른 '생활자' 그녀의 이야기.
그녀에게 프랑스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였습니다.
프랑스인들에게서의 '바게트 빵' 또는 '크루아상'의 모습은 미국인들의 '도넛'과도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과 바게트 빵 한 입,
그들에겐 그저 평범한 일상의 아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녀에게서의 '빵'은 그저 허기를 달래기 위한 것이었을뿐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런 그녀를 보는데 왜이리도 짠한지......
그리고 그녀를 향한 인종차별.
"니하오!"
"쉬노아! (중국인)"
"칭챙총!"
이에 대해 전한 그녀의 메시지는 의미심장하였습니다.
누군가 말했던 것처럼
세상 어딘가엔 아직도 전쟁이 일어나고
수많은 사람들이 버려진다.
그런 일에 비하면
일상의 소소한 불합리는
작은 일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하지만 아주 가벼운 잘못도 고쳐 나가지 못한다면
무거운 잘못은 어떻게 고친단 말인가. - page 35 ~37
이런 환경에서 그녀는 자꾸만 움츠려들고 있었습니다.
힘들다거나,
외롭다거나,
... 더 나은
상황을 바랄 자격이
있을까?
나에겐
꿈이...
...그게
뭐였더라? - page 199
그런 그녀에게 한 줄기 빛처럼 다가온, 많은 힘이 되어준 친구이자 지혜로운 언니, '페이'.
서른도 넘고 다니던 직장도 있었지만 외국에서 더 공부하고 싶었다는 그녀의 한 마디.
"글쎄. 뭔가 대단한 걸 이루고 싶은 건 없는데.
그냥 행복하고 싶을 뿐이야."
"... 그래서 프랑스에 오니까 어때?"
"응, 좋아. 프랑스어도 어렵고, 학교도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좋아.
그러니까 너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 page 202 ~ 203
'행복'하고 싶을 뿐이라는 말이 왜그리도 가슴에 와 닿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인상깊었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
마냥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다는......
그래서 점점 무뎌지는 내 감정이 오히려 슬프게만 느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현재에도 진행중에 있다고 합니다.
서울로 돌아왔지만, 자신의 방으로도 돌아왔지만 결국은 진짜 집처럼 느껴지는 그곳, 프랑스로 다시금 떠날 것을 결심한 그녀.
엉망으로 텅 빈 집으로 돌아간 그녀는 언니가 일러준 것처럼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을지 궁금하였습니다.
정말 그녀의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마치 내 이야기와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가 프랑스로 떠난 이유.
내가 일탈을 꿈꾸는 이유.
그녀가 그곳에서 느끼는 외로움.
행복을 좇는 모습.
이 모든 게 나와도 닮아있었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책을 읽고 잠시 먹먹해진 가슴을 부여잡고 커피 한 잔으로 달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