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린
오테사 모시페그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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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읽기 전 소개글에 이끌렸습니다.

"이것은 내가 어떻게 사라졌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한 여성의 고백.

왜 그녀는 사라졌어야만 했을지......

그 이야기가 궁금하였습니다.

아일린』 


나는 젊고 괜찮은, 평균적인 사람이었다. 아마도. 하지만 당시에는 스스로를 최악이라고, 추하고 혐오스럽고 세상과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 page 11


그녀의 가정은 그리 좋은 가정이 아니었다고 고백합니다.

어머니는 밤새 울부짖고 소리지르고, 그렇게 병으로 돌아가게 되고 아버지는 어머니가 죽고 난 뒤부터 술에 빠져 살아가는, 자신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아니 더 심하게 이야기하자면 아버지와는 같이 사는게 오히려 신기할 정도인 그런 부녀지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 역시 평범한 소녀는 아니었습니다.

겉으론 평범한, 조금은 지루하고 생기 없고 무엇에든 면역된 가식 없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속으론 모든 것을 혐오하고 항상 격분하며 부글부글 끓었으며 살인자 같은 정신으로 살았다는 그녀.

그런 그녀에게 1964년 12월 말의 일주일.

그녀는 집을 나오게 되고 다시 돌아가지 않게 됩니다.

이것은 내가 어떻게 사라졌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 page 25


읽는내내 답답하고 기분이 가라앉았습니다.

왜 그토록 자신을 억압하면서 살아가는지 좀처럼 이해되지는 않았습니다.

내 존재가 줄어들면 내가 겪는 문제도 적어지리라 진심으로 믿었다. 어머니의 옷을 입은 것도 아마 그런 이유였을테다. 별로 크지 않았던 어머니의 몸집만큼도 되지 않겠다는 다짐을 게을리하지 않으려고. 말했듯이 나에겐 어머니의 인생, 여자의 인생이 철저히 혐오스럽게 느껴졌다. 당시에는 누군가의 어머니, 누군가의 아내가 되는 일만큼 싫은 게 없었다. 물론 스물넷이라는 어린 나이에 나는 이미 아버지에게 그 두 가지가 모두 되어 있었다. - page 263 ~ 264


그녀의 일상에 변화를 일으킨 여자, '리베카'.

아름답고 쾌활한 소년원 교육국장인 리베카는 그녀에게 크리스마스 이브에 자신의 집으로 초대를 합니다.

그렇게 도착한 리베카의 집은 엉망이었고 그녀 역시도 극도로 불안해 보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녀의 이야기.

"사람은 원하지 않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난 생각해요." 그런 묘한 말을 하는 리베카의 목소리는 심각하고 차분했다. "총이 머리를 겨누고 있지 않다면 말이에요. 심지어 그런 경우에도 선택의 여지는 있죠. 하지만 나쁜 사람이 되고 싶고 나쁜 짓을 하고 싶다고 인정하길 원하는 사람은 없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그저 망신 주기를 좋아하고요. 이 나라 전체가 거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게 내 생각이에요. 하나 물어볼게요, 아일린." 그녀가 내게로 고개를 돌렸다. 나는 이미 거의 빈 머그컵을 내려놓고 기대감에 빛나는 눈으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우리 교도소 아이들이 나쁜 사람들인가요?" - page 291 ~ 292


그녀의 이야기 중 인상깊었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이 어디에서 잘못되었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끔찍한 사람들이 아니었고, 당신들보다 특별히 더 나쁠 것도 없었다. 우리의 결말, 우리에게 생긴 일은 그저 운의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 page 361


벗어나고파 발버둥을 치며 비로소 벗어나지만 과연 그녀의 행동은 옳은 행동이었을까?

무엇이 그토록 그녀가 바닥까지 가게끔 하였을까?

가족?

사회?

오히려 그녀 자신이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닐까?


정말 읽고나선 이토록 우울하고도 어두운 삶이 있을까라는 의문마저 들었습니다.

그녀의 젊은 시절의 그 곳, X빌.

울부짖는 바람이 얼굴을 때리며 X빌을 이런 식으로 기억하라고 말했다. 빛과 바람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곳, 지구상 한 점에 지나지 않는 곳, 다른 데와 다를 바 없는 소도시, 벽들과 창문들, 그리워하거나 사랑하거나 갈망할 필요 없는 곳으로. 나는 라디오를 켜서 온갖 크리스마스캐럴을 지나며 채널을 맞추다 다시 꺼버렸다. - page 364 ~ 365


그곳을 떠난 그녀에게 조금은 빛이 보여졌을지 궁금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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