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콜 한국 현대미술
정하윤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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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미술작품'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결혼 전엔 혼자서 미술관을 찾아다니기도 했었고 간간히 예술-특히나 미술-과 관련된 서적을 찾아 읽을만큼 그림을 보고있노라면 그 화가가 나에게 다가와 이야기를 건네며 서로간의 비밀을 공유하는 듯한 느낌을 갖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나니 제 개인의 삶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전업주부, 엄마란 직책은 왜이리도 고달프고 힘든지 티도 나지 않는데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란 쉽지가 않았습니다.


전시회는 포기하더라도 책은 손에서 놓지 않으려 애쓰던 중 반가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


사실 한국의 미술이라하면 저에겐 '신윤복'과 '김흥도'만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곤 '이중섭'을 비롯하여 현재에 이르러 '백남준'과 '천경자', 책으로 만났던 '김환기' 화가.

딱 제가 아는 수준은 부끄럽게도 여기까지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더없이 반가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현대미술가를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놓칠 수 없었습니다.


책 속엔 30인의 화가의 삶과 작품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 권의 책으로 담기엔 그들의 이야기가 더없이 궁금할 따름이라는 것......

그래도 우리의 미술 역사에서 자리를 잡은 이들을 만나게 되니 더할나위없이 기뻤습니다.


첫 장을 펼치면 등장하는 화가 '고희동'.

그는 미술사에 많은 작품을 남기지 않았음에도, 뛰어나게 잘 그린 그림이 아니더라도 미술사적으로 중요함을 갖는 이유.

그것은 바로 '최초'라는 수식어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그래서 그가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가 그린 유화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기에 미술사적으로 가치가 높다고는 했지만......

작품활동을 활발히하지 않은 그가 미술사의 중요함을 가졌다는 점이 의아했습니다.

하지만 책에서 제 의문에 대한 답을 내려주었습니다.

고희동의 자화상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급변하는 사회를 사는 지식인으로서의 갈등, 진로에 대한 개인의 고민, 전통적인 개념과 새로운 개념 사이에서 느끼는 혼란이 녹아 우러나옵니다.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자아 오래된 유화라는 점만으로도 미술사적 의의는 충분하겠지만, 한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을 묘사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더 의미 이쎅 다가오지 않나 싶습니다. - page 17

정말 그의 속사정을 알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었던 이야기.

그렇기에 이 책을 읽어야함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책 속엔 얼핏 들었던 화가들도 소개가 되어 반가웠습니다.

'박수근'.

그의 작품을 보면 옛 마을의 풍경, 우리네 일상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의 작품이 왜 그리도 유명할까?

그런데 저는 특수한 기법보다 더 특별한 것은 박수근의 그림이 품은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화가 스스로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라는 말을 통해 명확히 했던 박수근 예쑬의 목표, 즉 '선함과 진실함'이라는 가치 말입니다.

평생 동안 박수근은 주변의 사람들을 애정 어린 눈으로 보고, 이들을 성실하고 담담하게 화면에 담았습니다. 이웃에 대한 사랑, 그리고 정직한 작업 방식. 이것이 바로 작가가 생각하는 선함과 진실함이었겠지요. - page 79

그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기에 우리는 그의 작품을 바라볼때면 머리보다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감탄사가 나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와, 좋다!"


조금 독특한 그림이어서 인상깊었던 이도 있었습니다.

'오윤'.

화풍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얼핏보면 '광고'같기도 하고 '만화'처럼도 느껴졌던 이 작품엔 화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엔 뼈가 담겨있었습니다.

화면 중앙을 보면, 전생에 자신이 지은 죄를 거울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거울 안에 누가 있는지 보시겠어요? 이젤 앞에 서서 팔레트를 들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베레모도 쓰고 있어요. 영락없는 화가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그가 그리고 있는 그림이 무엇인가요? 알아볼 수 있는 형상이 없는 추상화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단색화의 리더 역할을 하던 박서보의 작품 <묘법>입니다. 우리가 앞서 보았던 작품이지요. 오윤은 이 장면을 통해 단색화와 같은 추상을 그리는 것은 '죄'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page 198


가만 생각해보면 사회에 대한 비판은 정부에 대한 비판을 향합니다. 사회에 대한 불만족은 결국 사회의 지도층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곤 하니까요. 이 그림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오윤이 당시 정권을 잡았던 전두환 정부를 직접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지만, 소비사회에 대한 풍자를 통해 미국의 자본에 기대어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추진한 군사정권에 대한 비판을 간접적으로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 page 199 ~ 200

이렇듯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메시지를 담아 그린 작품으로도 예술을 통해서도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하나의 발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아는만큼 보인다'

이 말을 실감할 수 있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책 속에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예술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그래서 더 귀한 측면이 있지요. - page 77

그렇기에 우리는 더 많은 관심과 가려진 면을 알고자하는 욕구를 간직한채 끊임없이 느껴야하지 않을까......


왠지 이 책에서 소개된 화가의 작품을 실제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무지했던 저를 반성하며 보다 한걸음 그들에게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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