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으면서 적당히 정의롭게 사는 법
정민지 지음 / 북라이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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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울컥'하지 않을 때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른 이로 인해서 울컥!

내 자신에게 울컥!

그리고 나에게만 시련을 주는 세상에 대해 울컥!


책 제목에 왠지모를 공감이 갔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먼저 반응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삶에 태클이 들어온 순간 나는 비겁하지 않을 수 있을까."

책을 읽기 전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읽으려합니다.

부디 머리를 쥐어뜯지 않기 위해서......


저자는 스물다섯 살에 기자 생활을 시작하였지만 생각과는 다른 곳이었습니다.

서로 경쟁아닌 경쟁으로 눈치를 보며, 보다 나은 기사를 향해 하이에나처럼 달려드는 '기자'의 모습에서 조금씩 회의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투사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럴 능력도, 의지도 없고. 내게는 단지 참을 수 없는 순간들이었을 뿐이다. 눈물이 날 때도, 화가 날 때도, 욕이 나올 때도 있었다. 무슨 일이 닥쳤을 때 아무리 참고 참아도 끝끝내 입 밖으로 튀어나오고야 마는 감정의 파편들. 이 사회에서 내가 가진 원칙을 훼손하는 태클이 너무나 많았고, 상식 아닌 것을 상식이라고 들이미는 조직의 논리는 나를 자주 힘들게 했다. - page 7 ~ 8


그래서 그녀는 11년동안의 기자 생활을 접고 이렇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에 눈물을 흘리곤 하였습니다.


책의 이야기는 저자의 취업기부터 시작됩니다.

기자가 되기위한 일련의 과정들.

그리고 취업이 되고난 뒤 조직 생활의 모습들은 여느 회사원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녀가 '울컥'할 때면 저 역시도 '울컥'하게 되면서 서로 공감과 위로를 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책 속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대단해 보이는 인생이라도 사실은 사소한 것들이 더 먼저다. 어떤 목표와 꿈을 갖든 일단은 현실적인 것들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 나는 당장의 사소한 것들을 해치우느라 내가 과연 잘 살고 있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도 어떤 시대인지 잘 모르겠다. 사소한 문제들이 밀린 숙제처럼 늘 내 앞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사소한 걸 해결하면서 사는 것이 어쩌면 인생 그 자체인지도 모르겠다. 인생이란 그런 거야, 생각하니 평범한 내 인생이 조금 위안을 받는다. - page 68 ~ 69

정말이지 내 인생도 되돌아보니 꿈보다는 눈 앞의 현실에 급급하였습니다.

그리고 월급은 그저 통장을 스치고 지나는, 한 줄의 흔적만 남기고 사라지는 나쁜 이에게 사로잡혀 지치고 힘들어 더 이상 못 버틸 것 같은 회사생활도 버티고 또 버티며 그렇게 근근히 지내다 결국 만신창이가 되어서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결국 아무것도 아닌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사는 것도 인생이라면 그 나름의 맛이 있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평범함의 위엄'

사실 '평범함'이란 뚜렷한 개성없이, 다른이에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라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위엄'?

저도 처음엔 의아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의미에 대해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이제 우리는 다 알고 있다. 평범하게 사는 것도 꽤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어떻게든 이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했고, 그렇기에 날마다 열심히 살아야 했다. 그래도 이런 평범한 하루를 만들어내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자의든 타의든 완전연소 하면서 끝까지 해낸 기억도 몇 개 있고 말이다. 그렇게 살다 보면 어딜 가서 무슨 일을 해도 살아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붙기다 한다. -  page 167

평범한 하루.

왠지 god의 '보통날'이란 노래가 떠오르곤 하였습니다.

보통 날이네요 어느새 - god <보통날> 중에서


아마 저자는 이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주려고 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의 대사 한 줄 없는 그 장면들이 전성기를 남몰래 예고하듯이, 평범한 나의 인생에도 행복한 날이 올 거라고 알려주던 소중한 추억이란 걸 이제 와서야 알게 된다. - page 239


오늘도 '평범한 하루'를 보내었는지 되돌아봅니다.

딱히 일탈이 없었던, 어제와도 같은 오늘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오늘이 언젠가 뒤돌아 보았을 땐 행복한 하루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한동안 쓰다가 멈추었던 '감사'의 일기장을 꺼내어 봅니다.

그리고 사소하지만 고마웠던 것, 감사했던 것을 기록해 봅니다.

오늘을 계기로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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