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타협 미식가 - 맛의 달인 로산진의 깐깐한 미식론
기타오지 로산진 지음, 김유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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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이라하면 단순히 '미슐랭'이 떠오르곤 합니다.

미슐랭에서 소개된 집이라고 하면 그저 믿고 먹곤 하지만 막상 그 맛이 제 입맛과 맞지 않을 때가 있곤 합니다.

 

그래서 궁금하였습니다.

과연 미식이란 무엇일까?

이 궁금증에 대해 맛의 달인 '로산진'이 이야기하였습니다.

무타협 미식가

 

인생도 음식도 타협하지 마라!

이 문구가 그에대한 믿음을 주었습니다.

진정한 맛과 음식에 대해 전해줄 그의 이야기가 기대되었습니다.

 

첫 장부터 뼈있는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먹고 싶은지 평소 생각하던 사람도 뭘 먹고 싶은지 물어보면 한심하게도 "아무거나"라며 어물쩍 넘어갈 때가 많기 대문이다. 이건 아마 수없이 많은 맛있는 음식을 제대로 다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언제나 맛있다고 감탄하며 먹는 음식은 대충 생각해봐도 천여 가지 정도는 된다. 좀 더 넉넉하게 생각해본다면 만 가지에 달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평소 가까이하는 음식은 무관심하다. 모든 가정이 대개 편식을 한다. 나는 만약 최근에 인기를 얻고 있는 식품의학 관계자들이 음식을 조금 더 이해하고 요리를 제대로 할 수 있다면 영양 의학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리라 본다. 그렇데 되면 '영양식은 맛없다'는 선입관은 깨끗이 사라지고, 국민도 더 건강해질 것이다. - page 22

저도 마냥 하는 말이었습니다.

"아무거나"

이는 나의 무지로 인해, 음식에 대한 예의가 없었음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그렇게해서 시작된 요리의 본질과 궁극의 진미를 찾아 떠난 이야기 등이 담겨 있었습니다.

 

<오차즈케의 맛>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음식은 몸과 정신을 만드는 근본이다. 그 의의를 생각한다면 몸이 원하는 맛난 음식을 먹어야 한다.

성장 배경도 몸이 원하는 음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다. 평소 값비싼 음식을 먹는 데 익숙하지 않으면 값비싼 음식의 맛을 모르기에 몸이 비싼 음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비싼 음식을 먹으며 자랐다면 몸이 비싼 음식을 그리워하여 비씨고 맛있는 음식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도쿄에서는 참치를 먹는 데 비싼 돈을 쓰지만, 식도락으로 유명한 오사카 사람은 참치를 먹는데 돈을 쓰지 않는다. 예전부터 특급 참치를 접하지 못했던 오사카 사람들은 참치 맛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맛난 음식을 먹고 살아왔는지, 맛없는 것만 먹고 살아왔는지 하는 경험은 그 사람이 자라온 환경과 관련이 있다. 그러므로 사람의 성장 배경과 관련된 음식 기호를 가지고 짓궂게 가타부타해서는 안 된다. 그것 가지고 자꾸 뭐라고 타박하면 몸이 원하지도 않는데 입속으로 비싼 음식을 꾸역꾸역 집어넣고서는 마음에도 없이 "맛있다"는 말을 하게 된다. - page 214 ~ 215

솔직히 내가 먹고 싶은 것이 몸이 원하던 음식이었고 이것이야말로 진정 '영양'있고 '맛있는'음식이라는 것!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앞서 <미식과 인생>에서도 언급하였었습니다.

인간의 일상을 보면 잘못된 점이 많다. 사람들은 남의 눈에 보이는 옷에는 분수를 넘어 필요 이상으로 신경 쓴다. 옷 때문에 기뻐하고 괴로워한다. 그러나 웬걸 음식에는 냉담하여 의식주 중에서 식의 세계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식에 관심이 없어서 돼지처럼 무엇이든 주어지는 것으로 만족하며 살다가는 인생이 끝날 즈음에 후회할지도 모른다. 다행히 일본 요리는 아주 풍부한 식재료의 혜택을 입고 있다. 식재료 중에 산해진미가 풍부하기로는 세계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나라에서 식도락을 하지 않는 사람은 문화인, 자유인으로서 자격을 의심해볼 만하다. 바른 식도락을 하려면 무엇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야 한다. 입으로 맛을 느끼는 찰나의 즐거움만이 식도락이라 단정 짓는 것은 경솔한 생각이다.

...

단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을 아름답고, 건강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삼시 세끼 식사를 하고, 맛있는 음식만 먹고, 좋아하는 음식만 먹어라. 시시한 식기로는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의지를 품고 인생을 의미 있게 살아라. 식도락도 그냐저냥 쉬운 일이 아니다. - page 42 ~ 43

그저 주어진 음식에 타협하는 삶.

단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을 무의미하게 하는 일 중 하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책 속엔 '일본 요리'에 대한 소개였습니다.

그래서 읽으면서 그들이 부러웠습니다.

진정한 음식에 대해, 맛에 대해 이해하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책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역시도 산해진미 가득한, 음식이라면 빠지지 않을만큼 세계 제일이라 자부할 수 있는데 왜 우리는 그처럼 미식의 길을 보여주는 이가 없는 것인지......

 

그동안은 음식에 대해 큰 관심없이, 그저 주어진 음식에 타협을 하며 먹고 남들의 평에 맞추어 내 입맛을 평가했다면 이제라도 제대로 알고 즐기고 느끼며 나만의 미식을 먹어야겠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 한 끼도 누군가에겐 간절히 바라는 한 끼이기에!

 

모든 이들도 맛있는 한 끼 드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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