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여행 - 세기의 작가들에게 길을 묻다
이다빈 지음 / 아트로드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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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여행지'라도 '작가'들이 걷게되면, 그리고 그들이 그 곳에 대해 느낀 감정들은 제가 느낀 감정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었을 뻔 했던 것들도, 아주 사소한 일들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었고 그렇게 '여행'을 통해 깨닫게 되는 것은 작가들마다 새로운 정의로 기록되기에 그들의 여행 에세이, 인문학을 종종 찾아 읽곤 하였습니다.

 

작가, 여행』 

 

세기의 작가들이 전하는

삶의 이정표

너무나도 기대되었습니다.

그들이 떠나게 된 그 곳은 어디일지부터 시작해서 그 곳에서 느낀 감정은 어떨지, 그리고난 뒤 그들에게 '여행'의 의미란 무엇일지 궁금하였습니다.

설레는 가슴을 안고 그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하였습니다.

 

첫 시작은 '사마천'으로 시작하여 『열하일기』의 저자 '박지원', 『죄와 벌』의 저자 '도스키옙스키', '셰익스피어', '니체' 등 너무나도 유명한 작가들이 떠난 저마다의 흔적은 고스란히 우리가 접한 '문학'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인상깊었던 <별을 노래하다, 윤동주>.

 

그와 관련된 영화도 보았기에, 그리고 올해가 3.1운동의 100주년이기에 더 의미있게 그의 흔적이 기억에 남고 또 남았습니다.

그가 태어나 14년을 보낸 곳, 룽징(용정) 명동촌 마을.

그 곳엔 윤동주의 시들이 풀밭에 묻혀 있다고 합니다.

「서시」는 특별히 윤동주의 얼굴과 함께 조각된 커다란 비석에 새겨져 있었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김약연 목사가 지은 명동교회 옆에 윤동주의 시 「자화상」의 소재가 된 우물도 보였다. - page 90

그의 일본 유학 초기엔 향수병에 시달리다 사촌지간인 '송몽규'와 민족의 독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돌연 일본 형사에게 송몽규와 함께 체포된 그.

그의 죄명 '요시찰인'.

조선인 유학생을 모아놓고 조선의 독립과 민족문화의 수호를 선동했다는 것.

이로인해 그는 징역살이를 하다 29세의 꽃다운 청춘에, 짧은 생을 마치게 됩니다.

이들의 죽음에 대해 지금까지도 생체실험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우리는 그가 편히 눈을 감지 못하게 붙잡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해방 후 윤동주의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서문에 쓴 정지용 시인의 글은 여전히 인상깊게 남았습니다.

청년 윤동주는 뼈가 강하였던 것이리라. 그렇기에 일적에게 살을 내던지고 뼈를 차지하였던 것이 아니었던가. 무시무시한 고독에서 죽었구나. 29세가 되도록 시도 발푷 본 적도 없이. 분명 윤동주가 부끄럽지 않고 슬프고 아름답기 한이 없는 시를 남기지 않았나. 시와 시인은 원래 이러한 것이다.

- 정지용,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서문

일본 침략에 맞선 우리 민족 시인들의 시를 다시 찾아 곱씹어야겠습니다.

 

그리고 저에겐 조금 낯선 이, <밑바닥에서 일어서다, 고리키>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3세에 아버지를 여의고 5세에 어머니가 재혼하면서 가족을 버리자 외조부모의 손에서 자라게 된 그, '고리키'.

외할아버지의 파산으로 학업을 포기하고 공장 노동자, 접시닦이, 사환 등 온갖 궂은 일을 하게 되고 각지를 방랑하며 살아간 그는 우연히 볼가강의 선박 식당에서 만나 퇴직한 사관 출신의 요리사를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가지게 됩니다.

그의 작품 속엔 암담한 현실 속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러시아 민중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특히나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던진 작품, 『밑바닥에서』.

이 작품은 더럽고 지저분한 작은 지하 여인숙에 다양한 출신의 부랑자들이 뒤엉켜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사람들은 욕을 하고 싸우고 울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데 어느 날 정체를 알 수 없는 노인 루카가 나타난다. 루카는 이들의 암탐한 현실에 희망을 불어넣는다. 죽음 이후 영혼의 휴식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지금의 고통을 인내하라고 일러준다. 그러던 어느 날 루카가 사라져 버리자 사람들은 절망에 빠진다. 그들이 현실을 깨닫자 처음보다 더 큰 고통이 찾아왔고, 벗어날 수 없는 절망의 끝으로 내몰렸다.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내면에 피어난 희망의 싹을 끌어안고 지하 여인숙에 그대로 머물렀다. 반면 새로운 삶을 꿈꾸는 이들은 떠나갔다. - page 132 ~ 133

핍박받고 가난에 시달리는 민중을 위해 그들의 고통을 담은 그의 작품은 읽는 이로 하여금 삶의 진실한 모습에 대해 생각하게끔 해 주었습니다.

더 나은 삶을 외치는 사람들에게 막심 고리키는 여전히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인간은 희망으로 들뜬 불안한 삶을 원치 않습니다. 밤하늘의 별 아래 느릿느릿 흘러가는 조용한 삶이면 족합니다. 잠시 살다 갈 뿐인 사람들에게 실현 불가능한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그들을 뒤죽박죽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공산주의가 뭘 해줄 수 있겠습니까." - page 137

 

작가들에게 삶의 길을 물으니 그 답은 결국 '나'에게 있다는 것을 일러주었습니다.

그리고 <서문>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작가들의 또 하나의 공통점은 이러한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늘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갖고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았다는 점이다. 그들은 사회 속으로 들어가 관계를 깊이 맺어야만 세상을 이해하는 힘이 커지고 자기를 바라보는 힘도 강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다양한 시대와 문화 속에 살면서 작가들은 그들이 살아냈던 세상을 글이라는 그릇에 담아서 우리에게 내놓았다. - page 4 ~ 5

우리가 책을 읽어야하는 이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이해를 위해, 그리고 내가 살아나가야하는 방향에 대해 알기 위해서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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