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곽정은 지음 / 해의시간 / 201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 '곽정은'씨를 알게 된 건 <마녀사냥>이란 프로그램에서였습니다.

남녀의 사연에 대해 거침없는 입담을 펼치던 그녀.

화끈하면서도 때론 친근해서 밉지 않은, 오히려 이웃집 언니같은 느낌을 받곤 하였습니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책으로 다가왔습니다.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책장을 펼치면 제일 먼저 만나게되는 <프롤로그>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야근을 하고 돌아와 밤새 홀로 써내려간 글들이 나를 작가로 살게 했고, 가부장제로부터 홀로 빠져 나온 일이 나를 자유로운 여성의 삶으로 인도했으며, 십수 년간 일했던 거대한 조직으로부터 나온 일이 일하는 사람으로서 큰 확장과 성장을 경험하게 해주었다. 나라는 존재가 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혼자'를 추구하는 일이 인생의 고비마다 또렷한 이정표가 되어 주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 page 11

그렇게 그녀는 주변의 시선, 사회적 편견에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를 위해 애쓴 흔적들......

담담한 이야기가 저에게 따스한 '위로' 한 잔으로 다가왔었습니다.

 

<서른 마흔 그리고 결혼>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한국사회에는 개인의 행복론이 있어야 할 자리에 너무 많은 사회적 당위가 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여성은 더 이른 나이에, 더 강력한 압박을 경험한다. 서른 살의 남자는 이제 시작하는 나이로 여겨지지만, 서른 살의 여자는 그렇지 않다. 같은 일을 해도 남자들보다 낮은 연봉을 받는데, '여자 나이는 크리스마스 케이크 같은 것'이라거나, '여자는 남자만 잘 만나면 장땡'이라는 아무 말 대잔치 앞에서 꿋꿋하기란 쉽지 않다. 자존감이 한참 낮아진 상태에서 누군가를 선택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그렇게 선택한 사람이 자신에게 적절한 상대일 리 만무하고, 그런 이와 보내는 시간이 천국이 될 리 없다. 불편한 사람과 떠나는 여행이, 혼자 떠나는 여행보다 나을 수 없다. - page 35 ~ 36

저 역시도 겪었던 일이었기에 더 공감이 갔습니다.

만약 그때 그녀의 조언을 들었었다면......

정말 두려워해야 하는 건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두려움을 인생의 동력으로 삼는 것이라고, 정말 중요한 건 내 삶을 스스로 어떻게 규정할지 정하는 일이라고. 그리고 불안에 잠식되었던 서른 살의 나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십년 뒤, 너는 어리석던 시절에 한 선택을 되돌려 비로소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홀로 살아가는 마흔 살이 될 거라고. 가끔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새벽을 맞을 것이고, 돌연 아프게 되면 혼자 껑껑대며 운전해 응급실도 가고 입원도 해야 하겠지만, 대단히 힘들거나 서러운 일은 아닐 거라고. 결혼이 아니라, 다만 너의 통장이 너를 구원할 것이라고. - page 36 ~ 37

 

<있는 그대로 존중받는 일>에서 '자존감'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저도 '자존감'이 낮았었습니다.

때론 내가 살아가는 이유조차 그 해답을 못 찾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삶이 비극적으로 흘러가는 건, 인생이 원래 그런 것이라서가 아니다. 그저 잘못된 선택을 하고, 그것을 되돌리는 선택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답은 생각보다 쉬울 수 있다.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인정하고 나의 오류를 받아들이는 순간 그것을 헤쳐나올 힘도 생기는 법이니까. 내가 그랬다. 너무도 낮은 자존감으로 허우적대던 이십 대 후반에 나 역시 누군가의 구원을 기다리다 아주 후회스런 선택을 했던 적이 있다. 삼십 대에 결혼을 하지 않으면 초라할 거라고 생각할 만큼 나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내 인생이 이렇게 흘러갈 순 없다고 굳게 다짐하는 순간, 영혼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리고 깨달았다. 정말로 내 인생을 구원하는 건 남자가 아니라 스스로 존중하는 선택을 하겠다는 나의 깨달음과 다짐이라는 것을.

...

몸을 돌봐야 몸이 건강해지듯, 마음도 계속 돌보지 않으면 나약하고 부정적인 생각들로 휩싸이기 쉽기 때문이다. 여전히 제 안의 일부는, 사랑을 통해 구원받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신도 부디, 오랫동안 방치하고 무시했던 자기 자신을 돌볼 시간을 만들길. 자신을 측은히 여기고 스스로에 대한 자비를 가져보길. 당신을 위해 뭐든 하려고 애쓰다 보면, 자존감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테니까. 그렇게 내리는 작은 선택들이 모여, 우리에게 새로운 역사를 쓰도록 할 테니까. - page 163 ~ 165

저도 저를 위해 '책 읽기'를 시작하였고 책을 통해, 저자들의 이야기로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상처의 흔적으로 고스란히 남았던 마음을 돌볼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전한 <세 가지 삶>에서 저 역시도 삶의 방향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내가 완벽히 매료된 마틴 셀리그만의 이야기는 바로 이 세 번째 방식에 관한 것이다. 그가 말한 세 번째의 삶은 바로 '의미 있는 삶'이다. 즐겁게 사는 것도 중요하고, 몰입의 에너지를 경험하며 자신의 일에서 깊은 성장을 거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인생은 자기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재능을, 자신의 범위 이상으로 사용해 나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어떨까. 삶의 의미란 그저 잘 먹고 즐겁게 놀며, 열심히 일하는 시간 자체에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재능을 바탕으로 타인의 삶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삶으로 향할 때, 비로소 인생의 목적성이 뚜렷해지고 또한 그 결이 풍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page 261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에 더더욱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래야 나로인해 아이들도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기에, 그 전에 내 삶이 더 의미있고 풍부할 수 있기에......

 

그녀의 진심어린 이야기와 조언들을 듣다보면 어느새 우리가 사는 이유에 대해, 그리고 그 방향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런데 왠지모르게 저는 눈물이 나와버렸습니다.

아마도 모른 척 했었던, 아니 모르고 싶었던 내 마음의 상처들이 나와버렸기 때문입니다.

다시 이 책을 읽으려 합니다.

커피 한 잔과 '나만의 시간' 속에서......

그래서 내 마음의 상처를 조금씩 조금씩 치유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나면 진정한 '나'를 만나 내가 사는 이유를 찾아 채워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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