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너와 헤어지는 법을 모른다
오휘명 지음, 김혜리 그림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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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이에 빠지면 온 세상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마냥 '행복'하기만 합니다.

그 사람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 웃고 울 수 있는......

그래도 그저 '좋다'란 말밖에......

아니,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감정.

그렇기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랑'은 왜그리도 잔인할만큼의 '이별'을 데리고 오는지......

나는 아직 너와 헤어지는 법을 모른다』 



헤어지는 법은 영원히 모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내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이보다 내 아픔은 더 슬프고 아린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나 겪고 아파하기에, 그렇게 우리는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하는가 봅니다.


<가장 무서운 병>에선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나는 치매가 가장 무섭다고 말했다. 글을 쓰는 사람이고, 그런 내게 뇌 기능의 저하는 그 어떤 질병보다 치명적일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늘 짜임새 있는 글을 써야 한다는 신념을 지니고 사는 난데, 똑같은 문장만 반복해서 쓴다든지 하는 건 생각하기도 싫다. 그리고 나는 치매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짐을 지게끔 하는 이들을 많이 봐왔다.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아직은 잊기 싫은 사람과 장면들이 있다. 무엇을 잊게 될지는 모른다지만, 그리고 잊었던 것들을 어느 순간에 기억해내는 환자들도 있다지만, 온전하게 기억하고 싶은 사람과 마음들이 있다는 말이다. 내가 '잊음의 병'에 걸리지 않길 바란다. 그러나 세상 모 일이 바라는 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것도 나는 잘 안다. 앞서 말한 불행이 내게도 닥쳐올지 모른다는 말이다. 하지만 정말 우주에 절대적인

존재가 있다면, 그리고 그가 날 조금이라도 사랑한다면, 다른 건 다 지워도 그 기억들만큼은 잊지 않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한가지, 똑같은

문장만 쓰게 된대도 상관없다.

누구야 사랑한단다, 누구야 사랑한단다, 그 문장이면 되겠다. 그거면 그래도 괜찮겠다. - page 79 ~ 80

예전에 티비에서 치매걸린 노부인과 살아가는는 노인을 보았었습니다.

그 부인은 자신이 사랑한 그 남편에 대한 기억이 사라졌지만 그런 부인의 모습을 그래도 사랑의 눈빛으로, 여전히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사랑을 느끼곤 하였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이 '나도 치매만은 걸리지 않았으면...... 내 소중한 기억들이 사라지지 않았으면......'이라며 다짐을 하곤 하였었는데 막상 저자의 글로 만나게되니 다시금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누구야 사랑한단다

이 말이 왜이리도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건지......

입으로 되뇌다보니 어느새 눈가에 눈물이 고이곤 하였습니다.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에선 사랑과 그 후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변한 건 나 하나였다.

반 년 전의 나는 너를 몰랐고 반 년 후의 나는 너를 안다. 그거 하나만 변했다. 언젠간 너를 데리고 이곳에 다시 와보고 싶기도 하다. 저거 봐. 우리는 변해서 멀어졌지만 저렇게 큰 물이 변하지도 않고 그대로 있잖니. 그렇게 간지러운 말도 하면서. - page 173

결국 '사랑'의 흔적은 '나'라는 존재였다는 것을 깨닫기도 하였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노래가 떠올랐었습니다.

노을의 <붙잡고도>와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란 노래를 찾아 들었습니다.


붙잡고도 싶었지만
나도 결국엔 안 될걸 알기에

잡고 있던 손을 놓아주고 말았어
이젠 보낼게 My love good bye  - 노을의 <붙잡고도> 중에서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세상도 끝나고
날 위해 빛나던 모든 것도 그 빛을 잃어버려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번
잊지 못할 사람을 만나고
잊지 못할 이별도 하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한가지 사람을 사랑한다는 그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중에서

 

사랑했었던, 그리고 다가올 사랑을 위해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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