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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으니까 힘내라고 하지 마
장민주 지음, 박영란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1월
평점 :
제목이 강렬하였습니다.
『괜찮으니까 힘내라고 하지 마』

솔직히 힘들어 보이는 이에게 저도 건넨 말이었습니다.
"힘 내!"
하지만......
이건 제 중심적으로 생각해서 건넨, 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상처를 준 말이었다니......
그럼 이제부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우울증.
아직도 주변에선 곱지 않은 시선으로, 인식으로 갖고 있기에 제대로된 이해가 필요하였습니다.
저자의 경우에도 부모님이 평소 우울증 환자에 대한 심한 편견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종종 "누구누구가 우울증이 있대. 너무 안 됐어. 어쩌다가 그 지경이 됐을까?"라며 우울증을 폄훼하는 이야기도 하시곤 했다. 엄마에게 "우울증이 있는 것 같으니 병원에 같이 가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을 때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그냥 생각이 너무 많은 것뿐이야. 우울증은 무슨 우울증이야." - page 41 ~ 42
우리는 왜 우울증 환자에게 "긍정적으로 생각해. 조금만 힘을 내!"라고 쉽게 말할까? 몸이 아픈 사람에게는 "네 세포들이 건강한 세포를 공하고 있잖아. 가만히 내버려두면 안 돼!"라고 말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 page 42
우린 결국 제대로 '우울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순간일 뿐이라고 착각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보이면서 보다 '나다운 나'의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사회는 사람들에게 '긍정'과 '외향성'을 강요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서 살아가려면 긍정적이고 활발한 모습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 누구든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사람과는 교제하기 싫어할 테니 말이다. 노력하면 빈틈없이 완벽한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엄
청난 심리적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며칠만 지나도 결국 지치게 되고, '본연의 나'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아진다. 아무리 가면을 쓰는 데 능통한 사람일지라도 말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가면을 쓰지 않는다. 남들에게 "나는 우울증을 겪은 이력이 있고 오랫동안 수차례의 치료를 받아왔다. 지금은 괜찮아졌지 언제 또 재발할지도 모른다"고 태연하게 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나를 더 이상 숨기지 않아도 되니, 좀 더 '나다운 나'가 된 기분이 든다. - page 46 ~ 47
특히나 그녀가 자신의 본 모습을 찾기 시작하게 된 일.
며칠간을 수없이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상담 영역에서 활동 중이신 교수님 한 분을 찾아갔다.
"선생님, 한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만약에 어떤 학생이 대학 입학 면접을 보러 왔는데, 알고 보니 학생이 우울증 환자인 거예요. 심리학 공부를 하면서 자신의 우울증을 이겨내고자 심리학과에 지원했다고 솔직하게 말한다면 과연 합격했을까요?"
내 말 속에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우수하지 않다고 판단하거나 입학을 거부하지는 않는 거죠?'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교수님은 호쾌하게 웃으며 대답해주셨다.
"당연히 합격시키지! 그 친구에게는 정말 좋은 동기가 될 테니까. 그리고 심리학과에 다니는 친구들 대부분이 자기만의 어려움이나 문제를 갖고 있어.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그것을 극복하고자 심리학 공부를 하기 시작한 거라고 할 수 있겠지."
교수님은 앞에 놓인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신 뒤 다시 덧붙여 말씀하셨다.
"그리고 우울증 환자면 어때? 그게 뭐 큰 문제라고. 심리학을 공부는 데 아무런 걸림돌도 되지 않아!" - page 96 ~97
교수님의 이 한 마디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우리들에게 가르침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인상깊었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한동안 나는 마치 존재하지 않는 투명인간처럼 살려고 했다. 모든 감각을 닫아버리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에 무감각해지려고 노력했다. 워낙 오지랖 부리는 성격인지라 무슨 일이 생겼다하면 뭐라도 나서서 하려고 했었는데, 더 이상은 자신이 없었다. 뭐만 하면 '내가 잘한 걸까?', '내가 또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건 아닐까?'하며 불안해하고 망설이기 일쑤였다.
언젠가 동아리 선생님께서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신 적이 있다.
"너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면 널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아질 거야. 물론 그만큼 널 싫어하는 사람도 생기겠지. 그렇다고 해서 판단력을 잃거나 미움받을까 봐 두려워하면 안 돼. 자신감을 가지렴."
내가 한 결정에 대한 두려움이 생길 때마다 '그래, 용기를 내자!'하며 선생님이 해주신 이 말을 되뇌곤 한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때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껴선 안 되니까.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드라마 속 대사가 있다. 이 말을 언제까지나 가슴속에 새기고서 살아갈 것이다.
"옳은 길로만 가면 돼. 그럼 언젠가 사람들이 알게 될 거야." - page 123 ~ 124
저도 때론 '투명인간'이 되고싶다고 느끼곤 하였습니다.
특히나 자존감이 낮아질 때면 종종.
그런 저에게도 용기를 전해주는 이야기였습니다.
미움받을까 봐 두려워하면 안 돼. 자신감을 가져!
속으로 되뇌고 또 되뇌어봅니다.
아마 우리 모두는 '우울'함을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감추고자 자꾸만 '가면'을 쓰면서 살아간다면...... 더이상의 '나'의 모습은 없어지고 심리적 에너지 소모로 '번아웃'이 되어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이는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저 당신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과소평가하고 무심코 던진 위로 아닌 위로의 말로 상처를 준 내 탓일 겁니다.
그러니 자꾸만 고개 숙이고 숨지 않았으면 합니다.
자신을 당당히 밝히고, 자신을 믿고, 그대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이것에 제가 전하고 싶은, 그리고 저에게 전하는 말이었습니다.